유엔 자유권위원회 "한국의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성평등 악영향 우려"
유엔 자유권위원회 "한국의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성평등 악영향 우려"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3.11.06 15: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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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5차 자유권규약' 국가보고서 심의 결과 최종견해 발표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한국의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가 성평등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5일 유엔 자유권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지난 3일 대한민국의 제5차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규약') 국가보고서 심의 결과에 대한 최종견해를 발표하고, 이같이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연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 위한 독립적 조사기구 설립 권고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폐지 및 자유권 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 등 다양한 분야의 권고사항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유엔 자유권위원회 심의결과 보고서 원문 일부. ⓒ참여연대
유엔 자유권위원회 심의결과 보고서 원문 일부. ⓒ참여연대

참여연대에 따르면 위원회는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다중 인파 운집 참사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원인 규명을 위한 전면적이고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에게 효과적인 구제책이 제공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위원회는 이태원 참사 진실 규명을 위한 독립기구 설립, 책임자 처벌,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적절한 배상 및 추모의 보장,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은 점, 이주민·난민 등 특정집단에 대한 차별 및 혐오표현이 보고되는 점 등에 우려를 표하고, 한국에서 논의되는 차별금지사유를 모두 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다시 권고했다. 또한 고정관념적 편견을 근절하기 위한 인식 제고와 편견에 기반한 증오범죄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요구했다.

다음은 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권고한 인권 현안이다.

▲개인진정 결정의 국내이행=위원회는 국내법원의 판결이 위원회의 결정으로 무효화될 수 없다는 정부의 주장과 사법부가 국제인권조약의 적용 및 해석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고 이를 감시할 국가적 체계를 설립할 것과 판사, 검사 등 공무원에게 자유권규약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을 제공할 것.

▲국가인권기구=독립적인 후보자추천위원회 설치를 포함해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정 및 임명을 위한 투명하고 참여적인 절차 보장과 인권위의 재정적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

▲기업과 인권=국내외에서 계속되는 한국 기업들의 인권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의 부재를 우려하며, 기업의 인권실사를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하고 피해자에 대한 사법적, 비사법적 구제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

▲성소수자 인권=최근 헌법재판소가 4번째 합헌 결정을 한 군형법 추행죄의 폐지와 청소년기 포괄적 성교육을 재권고하고,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절차를 외과적 수술이나 정신과 진단 없이 ‘비병리화’할 것, 민법 개정 혹은 생활동반자법 입법으로 동성부부와 자녀에 대한 차별 없는 보호 등을 권고.

▲여성 인권=성평등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를 우려하며, 강간죄를 ‘동의 부재’로 규정하는 등 여성 폭력에 대한 체계적 대응 개선 권고. 안전한 임신 중지의 권리를 위해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비범죄화 결정 이후 지연되고 있는 유산유도제 도입할 것.

▲사형제=법원이 계속해서 사형을 선고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사형 선고를 받은 상태로 있다는 것에 우려하고, 사형제 폐지를 위한 조치가 부족한 것에 유감. 위원회는 법률상 사형제를 폐지하고 사형수들을 징역형으로 감형 할 것과 자유권 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 등을 권고.

▲자살 예방=노인, 청소년, 군인 등 취약계층의 높은 자살률과 지역자살예방센터의 자원 부족 문제에 우려를 표하며, 자살의 사회적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 마련과 지방 정부에 적절한 예산을 배정할 것.

▲고문 방지=국내법상 고문의 정의가 없는 점과 국가인권위원회의 고문 사건에 대한 조사가 제한적이라는 점에 우려. 국제규범에 따라 고문을 범죄화하고 모든 고문 사건의 조사 및 처벌을 위한 독립적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시효의 적용을 배제할 것과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권고.

▲군대 내 인권침해=군대 내 부당한 대우, 가혹행위, 성폭력 등 인권침해가 계속 발생하는 것에 우려. 군대 내 인권 침해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수행하기 위한 제도와 절차강화, 가해자의 적절한 처벌 및 피해자가 적절한 보상과 법률, 의료, 재정, 심리적 지원을 포함한 완전한 배상 보장과 군대 내 인권보호 체계 강화 등을 권고.

▲인신매매=2021년 4월 제정된 인신매매방지법에도 불구하고 인신매매의 정의가 국제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가해자 처벌조항 마련 및 피해자 식별과 지원, 보호체계 강화를 권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위원회는 어떠한 경우에도 피구금자의 심문 중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제한되지 않도록 형사소송법 및 관련 법규를 개정할 것.

▲북한이탈주민=북한이탈주민에게 강제송환금지원칙을 보장하고 심문 및 구금과 관련 변호인의 조력 받을 권리, 행정 구금의 기간, 사법 심사, 강제퇴거, 보호거부결정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권리 등을 법률에 명문화하고 이를 보장 할 것.

▲비자발적 정신병원 입원=정신병원 입원은 사법적 심사를 포함한 법률에서 정한 적절한 절차적, 실체적 안전장치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 이를 위해 당사자의 견해가 온전히 존중될 수 있는 의사결정지원제도를 도입하고 대부분 의료전문가인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의 구조 및 환자와 대면없이 서면 심사로 진행되는 절차로 개선할 것.

▲이주난민 인권=이주 구금에 대하여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엄격한 기간 상한을 도입하고 정기적인 사법심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출입국항에서의 난민신청 권리 보장 및 난민신청자 인도적체류자에 대한 처우 개선.

▲사법부의 독립성 및 공정성=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임명된 판사들에게 사법권이 집중되어 있고, 사법농단의 가해자들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사법부와 검사의 독립에 관한 국제기준을 준수하고 사법권 남용에 대해 효과적인 조사와 기소 및 처벌을 권고.

▲개인 통신의 모니터링, 감시 및 감청=당사국의 법률에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자의적인 간섭에 대한 충분한 보호 장치가 없다는 점에 우려하고, 온라인  감시와 감청에 대한 사전적인 사법적 통제와 효과적이고 독립적 감독 메커니즘의 적용 등을 권고.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지나치게 긴 대체복무 기간을 단축하고 교정시설 이외의 장소로 대체복무를 확대함으로써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없앨 것과 헌법재판소 결정에 의해 범죄 기록이 삭제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정 할 것.

▲표현의 자유=명예훼손의 비범죄화, 국가보안법 제7조 폐지를 재차 권고. 또한, 정부나 기업에 비판적인 견해에 대한 형사 기소, 고위 공직자와 선출직 공직자들이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인을 상대로 한 형사 고소에 우려를 표하고, 형사법이 언론인이나 반대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

▲아동 인권 : 학생들에게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한 포괄적 성교육을 제공하고, 이주아동의 구금을 금지할 것, 그리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에 관한 법률안」을 신속히 제정할 것을 권고.

참여연대는 "자유권위원회가 이번 최종견해에 담지 않았지만 기후위기와 인권, 코로나와 인권, 시민사회 탄압, 이주노동자 및 아동의 인권 등은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이슈"라며 "매년 폭염과 호우와 같은 기후 재난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의결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으로는 시민들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강제검사와 강제격리 등의 행정조치와 처벌이 남발되고, 정보인권 및 집회의 자유가 침해된 것에 대한 대응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라며 "‘시민단체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시민단체들을 악의적으로 공격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도 중단돼야 한다.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제한하여 사실상 강제 노동을 하게 하는 고용허가제에 대한 대책과 익명으로 아동을 유기할 수 있는 베이비박스를 폐지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며, 아동 역시 자유권의 주체라는 인식과 함께 아동 탈시설 및 원가정 보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한편, 이번 제5차 자유권 심의 과정에서 119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위원회에 NGO 공동보고서를 제출하고, 공식/비공식 브리핑, 자유권 위원 면담 등 제네바 현지 활동을 통해 한국의 자유권 현황을 위원회에 전달했으나 정부는 위원회의 최종견해가 발표되자마자 주요 권고를 반박하고, 이를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고 알리며 "주요 권고에 대한 정부의 반박 내용은 심의과정에서 정부가 했던 발언의 반복에 불과하며, 심의 과정에서 위원회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힌 정부의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참여연대는 "정부는 위원회의 권고를 충실히 검토해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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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 2023-11-07 09:01:00
베이비뉴스가 참 신기하긴 합니다.
베이비박스는 유기될 아기의 생명을 살리자는 건데 베이비박스를 없애고자 하는 세력들은 낙태 옹호론자들인데 애기들 다 죽고 안태어나고 하면 베이비뉴스는 어덜트뉴스로 바뀌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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