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산하에게 친구가 필요해요
13개월 산하에게 친구가 필요해요
  • 칼럼니스트 김광백
  • 승인 2013.03.20 09: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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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며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산하가 부모와 함께 보낸 시간이 이제 13개월이다. 산하에게 있어서는 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필요하고, 자기가 편하게 놀 수 있는 유일한 친구가 아닐까 싶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에 있어서 다층적이다. 때로는 교육자이기도 해야하고, 때로는 선행자이기도 하고, 때로는 재미난 장난감이 돼야 하고, 때로는 편안한 잠자리이기도 해야한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무엇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먹는지,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등 모든 것들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기초이지, 기술은 아니다. 산하가 커가면서 부쩍 호기심도 늘었다. 그러나 집에만 있으니 이런 호기심 혹은 자극을 충족시켜주는데 많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산하에게 친구가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적은 시간이라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나 생각도 해봤다. 이런 생각을 하게된 몇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

 

아이만 보면 안으려는 산하. 산하가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것을 보면서 산하에게 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광백
아이만 보면 안으려는 산하. 산하가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것을 보면서 산하에게 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광백

 

첫 번째. 두 아들을 키우는 친구가 놀러왔다. 큰 애는 산하보다 약 2살이 많다. 작은 애는 산하보다 10일 빨리 태어났다. 이 녀석들이 집에 놀러와서 노는데 산하가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놀았다. 엄마, 아빠가 노는 것보다 더 열심히 논다. 큰 아이가 산하랑 놀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의 존재, 행동이 산하에게 있어서 큰 자극이 된 듯 싶다. 이렇게 3시간 정도 산하가 노는데 보기가 좋았다.

 

두 번째. 산하보다 한 달 정도 늦게 태어난 남자아이가 집에 놀러왔다. 그 아이가 산하의 장난감을 만지고 놀려고 하니, 산하가 무척이나 싫어하면서 뺏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다가 자기의 장난감을 나눠주기도 하고, 뺏기도 하고. 이렇게 티격태격 노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세 번째. 지하철을 탈 때이다. 지하철을 타면 가끔 산하 또래의 아이들이 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사나는 무척 관심을 갖는다. 아이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고 만져보고 싶어한다.

 

네 번째. 지난주 아는 선배의 한의원 개업식에서다. 여기에 6살의 남자아이가 놀러왔는데, 산하가 이 아이를 열심히 쫓아다녔다. 물론 6살 남자 아이는 산하에게 관심이 없다. 그런데 산하가 그 아이를 안아보려고 열심히 기어 다닌다.

 

네 가지 에피소드를 보면서 내린 결론은 어떤 장난감보다 필요한 것은 산하랑 이런저런 자극을 줄 수 있는 아이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산하는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하고 싶은 욕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내가 너무 단조롭고, 무미건조한 인간인지라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장난감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제는 산하에게 또래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남자가 아이를 키우면서 드는 어려움 중 하나는 주변 비슷한 또래는 키우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게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 아이의 양육자는 여성이다. 양육자의 성의 불일치는 적극적인 관계를 만드는데 약간의 방해가 된다. (내 개인적인 특성인가?) 그래서 산하에게 보다 많은 동네 친구를 못 만들어 주는 것이 못내 아쉽다.

 

그래서 이번 달부터 문화센터에 다니기로 했다. 나는 문화센터의 프로그램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형마트라는 곳이 싫다는 개인적인 취향이 우선 크다. 그리고 시간을 정해놓고 다니는 것이 아이에게 적절할까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산하야. 아빠랑 같이 잘해보자. 화이팅.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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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h**** 2013-03-20 09:59:00

엄마랑 있는 것 보다
친구랑 있으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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