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사직 D-1... 보건의료단체 등 "정부도, 의사들도 명분이 없다"
전공의 집단사직 D-1... 보건의료단체 등 "정부도, 의사들도 명분이 없다"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4.02.19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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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의협의회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 중단... 빅5 병원 의료공백 불가피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사실상 '전공의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공의 비중이 높은 서울 주요 병원 5곳의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나면 의료 공백은 사실상 불가피하다. 서울 주요 병원 5곳, 이른바 '빅5'병원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을 말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19일부터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공개적으로 사직을 표하며 "19일 1~3년차 사직서 일괄 전달하고,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0일 오전 6시 이후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의협신문' 사진. 사진 제목은 '현장을 떠나는 전공의들'. ⓒ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가 발행하는 '의협신문' 사진. 사진 제목은 '현장을 떠나는 전공의들'. ⓒ대한의사협회, 의협신문

◇ 복지부 "의사 파업 환자 피해 상담센터" 개설, 교육부 "동맹휴학 저지"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19일 국무총리 주재 '의사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의료계 집단행동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정부는 전공의 파업에 맞서 비상진료대책을 차질없이 운영하고,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지원센터'를 19일부터 본격 운영해 중증 응급치료 거부 등 피해를 입은 환자들에 대한 상담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공의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 법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같은 날 오전 8시 30분 회의를 개최해 전체 221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를 대상으로 의료법 제59조 1항에 근거해 진료유지를 명령하기로 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16일에는 전공의 집단 사직서가 제출되거나 제출이 의심되는 12개 수련병원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업무개시명령 이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게는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했다.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의료법」 제66조에 따른 면허 자격정지 처분, 제88조에 따른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교육부는 같은 날 전국 40개 의과대학 운영학교의 교무처장이 참석하는 온라인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학생들의 휴학 신청 등에 대해 요건과 처리 절차를 정당히 지켜 '동맹 휴학'이 승인되지 않도록 학사관리를 엄정히 하기로 했다. 또한 "학생들이 잘못된 선택으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과 학부모에게 적극적 설명과 지도를 실시해달라"고도 당부했다. 

◇ "전공의들이 파업으로 요구해야 할 것은 인력충원과 노동환경 개선"

같은 보건의료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우선 간호사, 의료기사 등 보건의료노동자 10만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된 보건의료노조는 18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의대 증원 무산위한 집단 진료중단은 국민생명 내팽개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은 그어떤 경우가 있어도 (의사들은) 환자 곁을 떠나선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의대 증원은 정부의 야욕이 아닌 국가 과제이자 국민의 요구"임을 강조하며 "지금도 의료현장은 폭발직전이고, 환자피해를 조사해 국민앞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 '보건의료단체연합'또한 19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도 명분이 없지만 의사들의 투쟁도 마찬가지"라며 "의사를 공공적으로 늘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의대증원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의사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의협은 이조차 부정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저 수가만 높게 인상하면 해결될 문제라는 말만 반복하는데, 한국 의사 평균 연봉이 OECD 최상위 수준으로 노동자 평균 임금 6배 이상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공감능력 부족과 탐욕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공의들의 파업에도 "고강도 장시간 노동하는 전공의들이 더욱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요구해야 할 것은 노동조건 개선과 의사와 간호인력 충원"이라며 "지금 자신들의 고통이 후배들에게 이어지지 않게 하려면 지금 노동조건 개선과 의사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이런 요구로 병원 경영진과 정부를 상대로 싸운다면 지지받을 것이다. 그러나 장차 자신들이 개원할 때를 대비해 경쟁자를 줄여 더 많은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것은 지지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보당도 16일 박태훈 부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공개하고 "지금의 집단 행동은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지켜야 할 책임을 내버린 행동"이라며 "지금이라도 본분을 되찾고 무너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체계 복원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필수 의료 전공 의사들이 정년으로 현직을 떠나는 시기와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인구로 편입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되는 시기가 맞물려 의대 정원 확충은 더 미룰 수 없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확충은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의 인력 수급과 공공성 확대라는 과제와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증가된 정원을 필수 의료와 지방으로 유도할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 종사자들이 불확실한 전망에 시달려야 한다면 정원을 얼마나 증가시키든 인력 부족과 근무 환경 악화의 악순환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편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9일 오전 10시 30분 브리핑에서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에게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하고, "전공의들은 예정된 집단 사직과 휴진을 철회하고 환자를 등지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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