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우리나라 미혼여성 10명 중 8명은 자녀가 부모의 자유를 제약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면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결혼하지 않은 커플의 동거, 동성커플, 비혼모 등 새로운 가족형태에 대한 수용도가 높았다.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이삼식)는 한국사회의 저출산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파악하는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를 실시하고 26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23일부터 11월 13일까지 전국의 20~44세 청년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평균 희망 자녀수는 기혼남성 1.79명, 기혼여성 1.71명, 미혼남성 1.63명, 미혼여성 1.43명 순으로 나타났다. 무자녀를 희망하는 미혼여성의 비율은 21.3%, 미혼남성 13.7%, 기혼여성 6.5%, 기혼남성 5.1%순이었다.
2자녀를 희망하는 비율은 미혼남성 55.9%, 기혼남성 51.5%, 기혼여성 51.5%, 미혼여성 48.2%로 나타났으며, 3자녀 이상 희망은 기혼남성 13.1%, 기혼여성 10.2%, 미혼남성 7.7%, 미혼여성 6.6%순이었다. 미혼남녀 무자녀 희망비율이 3자녀 이상 희망비율보다 높고 기혼남녀 3자녀 희망비율이 무자녀 희망비율보다 높았다.
미혼여성 80.6%는 '자녀는 부모의 자유에 제약을 준다'고 응답했고, 기혼여성(72.2%), 미혼남성(70.0%), 기혼남성(66.7%)순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이 겪을 미래가 걱정된다'에 대해 기혼여성 95.2%, 미혼여성 92.8%, 기혼남성 89.0%, 미혼남성 81.3% 순으로 나타났는데 조사팀은 "자녀들과 밀착도가 더 높은 여성들(특히 기혼여성)이 자녀 출산 시 성장환경이 열악함을 우려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 큼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자녀의 가치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며, 여성들 중에서는 기혼여성에 비해 미혼여성이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는 일‧가정 양립 곤란과 같은 한국사회의 제반 저출산의 원인들과도 맥락을 같이 하는데, 현재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2040 인구(특히 여성)가 자녀 출산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기가 어려움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엄마와 아빠 모두가 있는 가정에서 자라야 자녀가 행복하다(양부모 양육)’ 68.0%, ‘결혼은 결코 끝나서는 안 될 평생의 관계이다(결혼관계 영구)’ 43.2% 순으로 나타났다. ‘결혼생활이 불행하다면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유자녀 이혼)’는 83.8%인 반면, ‘결혼은 구시대적인 제도이다(결혼제도비관)’는 28.8%로 다소 낮았다.
‘결혼에 관심이 없는 미혼커플이 동거하는 것은 괜찮다(동거)’ 76.7%, ‘결혼을 원하지 않는 여성도 자녀를 낳아 키울 수 있다(비혼모)’ 74.3%, ‘동성커플은 이성커플과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한다(동성커플)’ 56.2% 순이었는데 유자녀이혼 수용, 결혼제도비관은 남성보다 특히 미혼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결혼은 영원한 것, 양부모 양육 인식은 여성보다 특히 기혼남성이 높았다. 동거 수용도는 미혼여성79.9%가 동의했고 미혼남성 77.6%, 기혼남성 75.4%, 기혼여성 72.4% 순이었으며, 비혼모 수용도는 미혼여성 80.3%, 기혼여성 74.3%, 기혼남성 71.7%, 미혼남성 71.1% 순이었으며, 동성커플 수용도는 미혼여성 72.4%, 미혼남성 52.7%, 기혼여성 51.8%, 기혼남성 44.9%순으로 나타났다.
조사팀은 "결혼을 구시대적인 제도로 간주하는 경향이 미혼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가족형태의 수용성은 출산율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유자녀 이혼, 동거, 비혼모 등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가족형태의 다양화에 따라 제도들도 합리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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