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숲유치원 첫날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숲유치원 첫날
  • 칼럼니스트 박수영
  • 승인 2013.04.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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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유치원에서 엄마랑 자연과 만나며 놀이도 하고 공부도 해요!

[연재] A부터 Z까지 오감자극 엄마표 홈스쿨이야기

 

숲유치원에 아이를 보고 싶었지만 지역에서 숲유치원을 하는 곳이 없어서 엄마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에 용기를 내어서 함께 할 사람들을 모았다. 필자를 포함해서 일곱 명이 모였고 두 명의 대기자가 있었다. 사실 숲유치원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새로운 교육의 아이템이다. 자연과 생태를 대상으로 아이들에 다양한 영역에 대해서 가르쳐줄 수 있고 이야기 하면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줘 아이가 오감이 발달하는데 무궁무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수업을 처음 마치고 엄마들과 아이들이 함께한 숲유치원 단체사진. ⓒ박수영
수업을 처음 마치고 엄마들과 아이들이 함께한 숲유치원 단체사진. ⓒ박수영

 

숲유치원에 가려면 아직은 정부의 지원이 안 되는 곳이 많아서 부모가 직접 데려다주고, 도시락도 싸야하고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감안해야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숲유치원을 맛보기 형태로 어린이대공원과 같은 나라에서 동물과 자연을 대상으로 관리하는 시설에서 주말이나 주중에 주 1회씩 맛보기 형태로 커리큘럼을 짜서 수업을 진행하는 곳이 많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자연과 벗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시작한 엄마의 용기가 같은 생각과 뜻을 하는 엄마들을 모이게 했고 이것이 새로운 시작이 됐다.

 

숲유치원 주제인 '봄'에 맞게 들꽃을 압화로 만들어 붙이고 책도 만드는 학습을 했다. ⓒ박수영
숲유치원 주제인 '봄'에 맞게 들꽃을 압화로 만들어 붙이고 책도 만드는 학습을 했다. ⓒ박수영

 

숲유치원을 3월 말에 시작하려 했는데 꽃샘추위가 너무나 길었고 4월 첫 주에는 비가 왔다. 그리고 4월 둘째 주가 돼서 드디어 숲유치원을 시작하게 됐다. 지역 인근에 산이 있는 공원을 장소로 잡고 카페를 개설해서 엄마들에게 준비물이나 필수적인 사항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온라인 카페에 공지를 올렸다. 그리고 항시 전날에는 리더인 필자가 문자메시지로 엄마들에게 중요 공지를 다시 한 번 전달했다. 첫날 출석률은 일곱 명이 모두 참석했다. 규칙은 엄마들이 주마다 돌아가면서 재능기부처럼 품앗이 수업을 하는 것이다. 짜여진 커리큘럼에 정답은 없다. 주제와 방법 그리고 준비물이 정해지면 이것을 엄마의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즐겁게 진행하고 놀다 가면 그것으로 큰 수업이 된다.

 

엄마들이 제비뽑기를 해서 날짜를 정하고 수업순서를 정했다. 엄마들의 수업 날짜를 정리한 메모 내용. ⓒ박수영
엄마들이 제비뽑기를 해서 날짜를 정하고 수업순서를 정했다. 엄마들의 수업 날짜를 정리한 메모 내용. ⓒ박수영


아이들은 엄마랑 함께 수업을 하는 것에 익숙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실내가 아닌 나무와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숲에서 돗자리를 깔고 수업을 하기에 무척이나 흥분이 된 듯했다. 실내에서처럼 주의집중을 하면서 조용히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랑 대화도 하고 새소리도 듣고 소나무 숲 냄새도 맡고 조금은 산만한 듯하지만 그래도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는 열정만큼은 누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이날 수업은 지난주에 날씨문제로 인해서 못했던 수업을 두 가지를 합쳐서 진행했다. 첫 번째로 나비 만들기를 했다. 비닐봉투와 나무젓가락, 낙엽, 테이프, 색지를 이용해서 나비를 만들었다. 비닐봉투에 공기를 넣어 그 안에 낙엽을 넣고 묶어주면 흔들릴 때마다 소리가 난다. 이렇게 만든 두 개의 비닐봉투를 나무젓가락에 나란히 붙이고 색지로 나무젓가락 위에 나비 더듬이를 붙여주면 멋진 나비가 완성이 된다.

 

두 번째는 아이와 함께 만드는 압화를 하기로 했다. 날이 추워서 주변에서 들꽃을 많이 찾을 수가 없어서 미리 준비해간 들꽃을 조심스럽게 꺼내었다. 들꽃의 뿌리에 흙을 털어주고 화장지에 살포시 덮어서 책으로 눌러주면 멋진 압화가 탄생한다.

 

미리 준비해간 책모양의 색지에 꽃을 테이프로 붙여주고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려주는 나만의 멋진 꽃 책이 완성이 됐다.

 

아이와 함께 그림 꽃그림. 꽃그림을 그린 스케치북을 연결해서 기차도 만들고 '나비야' 동요도 부르며 봄을 맞이하는 수업을 했다. ⓒ박수영
아이와 함께 그림 꽃그림. 꽃그림을 그린 스케치북을 연결해서 기차도 만들고 '나비야' 동요도 부르며 봄을 맞이하는 수업을 했다. ⓒ박수영

 

마지막은 아이와 함께 그리는 꽃그림이다. 꽃을 많이 볼 수 없어서 미리 준비해간 책을 보고 세밀화를 따라 그렸다.

 

"어머니들 아이가 알아볼 수 없는 추상화를 그린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꽃을 닮은 그림이 아니라고 해도 많이 격려해주시고 칭찬해주세요."

 

꽃그림을 그린 친구도 있고 지그재그 선을 그린 친구도 있다.

 

"우리 다 같이 스케치북을 연결해서 기차를 만들어 보아요."

 

꽃이 가득한 스케치북 그림이 연결되니 멋진 한 폭의 협동화가 탄생이 됐다. 아이들과 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엄마들은 다 같이 동요 '나비야'를 부르면서 이날의 수업은 종료가 됐다.

 

수업을 끝내고 나서 인근 공원 정자나무로 이동을 해서 돗자리를 깔고 간단하게 간식을 나누어먹었다. 이날은 일곱 명 중에서 두 명의 가정은 아빠가 함께 나와서 수업이 끝나는 내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에는 아빠도 같이 동참을 해서 수업에 참여 하도록 유도해 볼 생각이다.

 

수업이 끝나고 간단하게 간식도 먹고 비눗방울도 불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수업이 끝나고 단체사진을 찍으며 다음 주 수업을 기약했다. ⓒ박수영
수업이 끝나고 간단하게 간식도 먹고 비눗방울도 불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수업이 끝나고 단체사진을 찍으며 다음 주 수업을 기약했다. ⓒ박수영

 

"우리 오늘 숲유치원 입학 기념으로 함께 단체사진을 찍지요."

 

단체사진도 찍고 아이들과 숲유치원 첫 수업을 기념했다. 이사진은 인화를 해서 수료하는 날 수료증과 함께 나누어줄 계획이다.

 

숲유치원에 참여한 엄마들이 필자에게 물어본 건은 한결같이 "숲유치원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전 숲유치원을 해보신분 인줄 알았어요. 커리큘럼도 다 짜여 있고 해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의 반응이었다. 숲유치원을 해 본 경험은 없지만 자연 속에서 숲을 벗하면서 수업을 받아본적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대안교육을 받으면서 자연과 함께했던 3년간의 교육의 경험은 세상을 살아갈 때 조금은 다른 가치관 올바른 가치관으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게 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는 더 가치관이 혼란한 세상이 될 텐데 그 때마다 생각하는 힘, 그리고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것이 바로 숲유치원의 시작이었다.

 

숲유치원에 온 엄마들의 다수는 아이들 3세까지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다가 4살이 돼서 어린이집에 보낸 엄마, 그리고 아직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5세에 유치원에 보낼 계획을 갖고 있는 엄마들이었다. 모두 교육에 대한 열정과 고민이 가득한 엄마들이었고 이런 엄마들이 소수가 모였지만 훗날 되돌아봤을 때 이렇게 함께 품앗이를 한 기억이 아이를 양육하고 성인으로 키울 때까지의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유치원을 처음 수업을 진행하면서 재능기부도 했지만 이날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나눠줬다. 수업할 때 아이들에게 독려하라고 나누어진 사탕팔찌와 그리고 물티슈, 아이들이 간식시간에 먹을 소시지를 미리 준비해서 나눠줬다. 나눔의 즐거움이란 아는 사람만 아는 즐거움이다. 전날 밤 아이와 함께 시연 수업을 하면서도 즐거웠지만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 자그만 선물을 준비하면서 행복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여러 가지의 교육환경이 주어진다. 최고가 되라고 하는 환경이 있다면 아이가 원하는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원하는 대로 나아가게 하는 자율적인 환경이 있다. 아이들은 최고가 되고 싶지만 최고가 되지 못함에 좌절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이럴 때 어떤 부모는 계속 최고가 되라고 채찍질 하고 다그치지만 어떠한 부모는 최고가 되지 못함을 인정하고 다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한다. 하나는 강압적이고 매우 규칙에 의거한 딱딱한 교육이라고 본다면 다른 하나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인정하는 자율적인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다만 아이와 함께 자주 대화를 하고 아이의 생각을 이해하고 아이의 입장에 서서 아이가 가장 올바른 길을 그리고 행복한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참다운 교육이다.

 

어린시절 나는 최고가 될 수 없었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나는 항상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에는 들을 수 없었던 '칭찬'이라는 두 단어를 대안학교를 다닌 고등학교시절 3년 내내 먹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주눅감에서 나는 자신감과 수용, 포용, 긍정적이라는 단어를 배웠고 자연스럽게 가치관에 흡수할 수 있게 됐다.

 

사실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칭찬'을 많이 하려고 한다. 설사 그림을 그리게 했는데 그 그림이 정말 예쁜 그림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정성을 들여서 그린 그림이라면 칭찬을 정말 많이 해준다. 그러면 아이의 얼굴표정이 틀려진다. 칭찬을 너무 많이 하면 독이라고 하지만 적정한 상황에서 칭찬을 해주면 아이는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에서 다른 사람을 수용하고 포용하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면서 가치관은 긍정적으로 변하고 삶을 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아이가 삶을 좀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는 도시 보다는 농촌을 더 좋아한다는 판단이다. 도시는 우리집보다도 농촌인 할아버지 집에 가면 농부들이 쓰는 볏짚모자도 쓰고 아빠가 쓰레기를 태우면 옆에서 의젓하게 도와주곤 한다. 그리고 겨울이 돼서 수북히 눈이 쌓이면 눈을 치운다. 길가를 거닐다 개집 앞에 서 있는 강아지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먹을 거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자연과 농촌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을 좀 더 자주 만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숲유치원도 시작하게 됐다.

 

아이가 앞으로도 좀 더 행복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는 교육환경을 찾아서 분주히 노력하고 움직일 계획이다. 틀에 짜인 정형화된 교육이 좋을 수도 있지만 때론 내 아이의 성향이나 개성에 맞는 그런 교육이 아이의 삶 속에서 더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이의 성향이나 개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교육환경을 제공해주고 격려해주는 것 역시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의 교육에 있어서 아이를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마음을 항시 잃어버리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럼에 있어서 아이가 원하는 교육환경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부모는 자기 자신의 바람이나 욕심에 의해서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그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숲유치원은 이제 7번의 수업이 남았다. 4월부터 5월말까지 진행하는 숲유치원에서 7명의 엄마들은 계속해서 자기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도전하면서 숲속에서 아이들과의 즐거운 수업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숲유치원이 종료되고 난 뒤에도 엄마들과의 간담회를 통해서 숲유치원을 계속해서 운영해 나갈지도 고민해볼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것은 행복, 편안함, 휴식 이상으로 가르쳐주는 학습적인 요소들도 많다. 이러한 요소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부하고 노력하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통해서 우리 삶 속에서 영양분으로 자라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박수영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 기획일을 하는 평생교육사로 근무했습니다. 아이 출산 후 육아맘으로 아이와 함께 놀이,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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