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이 소비자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흰우유 1리터(대형마트 기준) 가격을 종전 2350원에서 2600원으로 250원(10.6%) 인상을 강행했다.
하나로마트는 흰우유 소매가격을 리터 당 250원 대신 150원만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매일유업 측이 반발하면서 가격 인상폭 결정을 잠정 보류했다. 이마트도 매일유업 제품 가운데 대표적인 5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상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8일 오전 10시 인상된 가격을 반영해 흰우유를 2600원으로 판매하다 1시간 만인 11시에 슬그머니 가격을 내렸다. 이마트 등에서 똑같이 가격을 인상하지 않자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윳값 인상에 나섰던 매일유업은 8일 오전 일부 대형마트들이 소비자 판매 가격 인상을 보류한 데 대해 기존 입장과 달라진 점이 없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대형마트들이 가격 동결을 고집하자 공급가를 이전가로 환원하겠다는 일부보도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원유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출고가에 반영하지 못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회사 측이 하루에 1억 원씩 손해를 보게 된다. 그 부분 때문에 우윳값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대형마트의 우윳값 인상 보류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대형마트들과 논의를 거쳐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윳값 인상에 대한 매일유업의 의지가 강경한 가운데 타 우유업체들도 줄줄이 우윳값 인상을 앞두고 있다. 당장 9일에는 서울우유가 우윳값을 인상할 예정이다. 당초 서울우유는 흰우유 1L 가격을 2300원에서 2550원으로 250원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격인상을 잠정 연기했던 동원F&B 역시 9일부터 우유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고칼슘우유(1.8L)를 4350원에서 4650원으로 6.9% 올리고, 소와나무우유(900ml)는 2450원에서 2650원으로 8.2% 각각 인상할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9월 초 우윳값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고 빙그레와 푸르밀도 조만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우유업계의 우윳값 인상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네이버카페 맘스홀릭베이비에서는 우윳값이 오름에 따라 분윳값도 오르진 않을까 걱정하는 엄마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닉네임 tjs***는 "이번달부터 오르나요? 정말 안 오르는 게 없네요. 신랑 월급 빼고. 애 하나 키우는데 등골이 휘네요"라고 성토했다. 닉네임 ijny***는 "전 우유로만 알고 있었는데, 분유도 오른다고 하는데 확실한가요? 맙소사 오른다 하면 미리 사두려구요. 둥이들이라 분윳값마저 벅차네요"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편, 우윳값 인상폭이 과도하다며 반발해 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대형마트 앞에서 소비자 불매운동 캠페인을 벌이는 등 우유업계의 가격 인상에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