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분들 교육은 안녕하십니까?
자녀분들 교육은 안녕하십니까?
  • 칼럼니스트 소인환
  • 승인 2013.12.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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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시작한 아이 둔 아빠는 맘이 너무 안좋습니다

[연재] 두 아이 아빠 소인환의 육아토크

 

자녀분들 교육은 안녕하십니까? 요즘 여기저기서 안부를 묻기에 저도 안부를 여쭈며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 그런데 좀 어두운 이야기를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아주 유명한 사립학교가 하나 있습니다. 재벌가 손자가 다닌다는 학교인데, 저는 그런 좋은 학교가 근처에 있다는 것이 신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 학교가 입시비리 사건으로 전례없이 유명해져 버렸습니다. 입학성적까지 조작하다니 돈이면 다인 학교였더군요.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시험기간이 다가오니 올해도 어김없이 시험지 문제 유출뉴스가 나옵니다. 몇 년 전 처음 시험지유출사건은 기말고사 문제지 수준이었습니다. 지금은 SAT같은 해외시험까지 조직적으로 유출되고 있더군요. 대단합니다. 이 정도면 ‘막장교육’이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막장교육이 매년 반복되니 이젠 무감해진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토익시험은 아예 스캐너가 달린 첨단 펜으로 문제를 복사한다고 하더군요.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거꾸로 보는 세상은 어떻니? ⓒ소인환
거꾸로 보는 세상은 어떻니? ⓒ소인환

 

한달 전 어린 딸아이를 영어학원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여전히 저는 아직 어린 딸아이를 사교육의 소용돌이 속에 밀어 넣은 것 같아서 안쓰럽습니다. 딸아이는 선행학습이 어떤 것인지 모릅니다. 그저 친구들이 다들 학원을 다니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 딸아이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학원을 다니는 것 같아서 침묵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과연 안녕한 것인지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돌이켜보니 아이 엄마는 그동안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되도록 저와 상의하지 않고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학습지를 시키거나 방문교육을 하거나 저는 그냥 듣기만 했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제가 잘 모르니 말이 안 통하고 가끔 제 의견은 주로 아내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이니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얼마 후 아이엄마에게 학원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카톡을 보여주더군요. 살펴보니 친구엄마들과 이미 주변학원에 대해 엄청난 정보를 교류하고 있었습니다. 알 것 같았습니다. 영어학원을 보낸 것은 수많은 정보를 찾고 묻고 검색한 후 다각도로 검토하고 내린 합리적인 결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결심의 강도 또한 매우 단단했던 것인데, 그런 사실을 알리 없는 제가 한마디 했으니 아이 엄마가 보기에는 아무런 노력도 안하면서 이러쿵저러쿵 간섭했던 것입니다. 어쩐지 학원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너무 과한 정보를 접한다는 것입니다. 대화창의 엄마들은 경쟁적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정보는 교류되면서 왜곡되고 또 눈덩이처럼 과장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엄마들은 내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모성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가열되는 것이 아닐까 추리 해봅니다. 결국 내 아이도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를 만든 것 같습니다.

 

제가 두려운 건 이 현상이 앞으로도 더욱 가속될 것 같고, 제 딸아이는 앞으로도 소위 학원뺑뺑이를 돌게 될 것이 현실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현실에 눈이 멀어 도를 넘어서서는 안되겠습니다. 아찔합니다. 귀찮고 갈등을 피한다는 핑계에 침묵했습니다만 점점 뭔가 균형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자꾸 듭니다. 그리고 아이교육은 부모가 제각각 역할을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전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던 겁니다. 반성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침묵하지 않으려 합니다.

 

여러가지를 다짐해봅니다. 먼저 정보는 넘치고 혼란스럽지만 아이의 적성, 소질, 호기심, 꿈 같은 것들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내를 통해 단편적인 의견을 말하기 보다는 직접 아이들과 소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할 수 있는의 방법을 찾도록 할 것입니다. 학교공부도 좋지만 아이의 꿈과 호기심, 인성에 더욱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아이 엄마께는 저도 알고 동참할 수 있게끔 이야기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도 적극적으로 먼저 묻고, 말투도 고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아가 남의 아이 교육에도 관심 가져볼까 합니다. 원래 자녀교육은 아빠들도 함께 해야 하는 임무였습니다. 우선, 이번 겨울방학엔 발레를 좋아하는 딸과 발레공연을 보러 가는 것을 방학계획표에 넣었습니다. 같이 가주기만 할 게 아니라 발레에 대해 먼저 공부도 좀 하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칼럼니스트 소인환은 미생물공학과 교육학을 공부했으며, 두 딸과 주말에 북한산에 가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교육 전문지 기자, 교육기업 홍보, 채용 및 교육 담당자를 거쳐 현재는 유아교육기업에서 건강한 유아교육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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