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아늑한 집에 다섯 엄마와 아기가 모였다.
“어린이 집 언제부터 보내야 하지? 둘째 낳기 전에 보내야 될 텐데….”
“종일반으로 보낼 거야?”
“적응기간도 필요하지 않나?”
“맞아, 어린이집 안 맞으면 바꿔야 한다더라.”
임신 7개월인 김지영(38) 씨가 첫째 예준이를 둘째 출산 전에 어린이집에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고민을 털어놓자 동료 엄마들의 조언이 쏟아진다.
주연이 엄마 남수정(38) 씨는 “근데 둘째 낳으면 흰머리도 나는 거 알아?”라고 은근히 겁을 주기도 하고, 직장맘인 윤나 엄마 오보경(38) 씨는 “그래도 아기 많으면 나중에 얼마나 예쁠까 싶어. 키우기 힘들어서 그렇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엄마들의 눈은 항상 아기에게 집중돼 있지만, 이야기는 끝이 없이 이어진다.
이들은 모두 16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로 같은 산후조리원 출신이다. 같은 또래 아기를 키우다보니 서로 공감대가 형성돼 산후조리원을 나오고서도 1년이 넘도록 ‘산후조리원 동기 모임’을 갖고 있다. 동후 엄마 권오영(38) 씨 집은 일찍부터 이 모임의 아지트 역할을 하고 있다. 권 씨는 “한두 달에 한 번씩은 꼭 모이고, 주말에 모일 때면 아빠들도 같이 모여요”라고 이야기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12월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있는 라렌느 산후조리원에서 만났다. 12월 3일에서 9일 사이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이들은 아이가 백일이 되면 꼭 만나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정말 2010년 7월 3일에 ‘100일 기념 파티’를 했다. 백일동안 별 탈 없이 아이가 잘 자란 것을 자축하면서 산후조리원에 떡도 돌렸다.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랐다. 예준(남, 16개월)이는 이미 ‘엄마’, ‘아빠’라고 말을 뗐고, 성장이 유독 빠른 윤나(여, 16개월)는 뛰어다녀 다른 엄마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산후조리원 동기들은 비슷한 시기에 출산하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아이들 성장 과정이 비슷하고 사는 지역이 가까운 경우가 많아 모이기도 수월하다. 최근에는 출산 후 산후조리원 요양이 보편화된 측면도 있지만 출산연령이 다양화돼 친구나 자매의 도움을 주고받기 어렵기도 한 점이 산후조리원 모임이 특화된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조리원 인맥’이 형성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
하지만 모임이 자연스럽게 성사되기란 어려운 법. 이 모임의 선동자(?)는 바로 민찬이 엄마 김인애(32) 씨다. 김 씨는 “조리원에서 만난 엄마들과 약속한 대로 꼭 만나고 싶어서 인터넷 카페도 개설해 엄마들을 초대하고 모임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알고 봤더니 김 씨가 모임에서 막내였다. 김 씨를 뺀 나머지 엄마들이 모두 올해 서른여덟 동갑내기인 것. 동갑내기 엄마들은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닌데 동갑내기가 많은 산후조리원 모임을 하게 된 점이 너무 신기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산후조리원 모임이 엄마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마침 민방위 훈련 날과 겹쳐 잠시 들렀다는 유나 아빠 조규왕 씨는 “산후조리원에서는 다른 아빠들과 눈인사만 했지만 모임을 하면서 같이 아기 키우는 아빠여서 그런지 많은 부분이 통한다”며 “남편들은 아내를 돕고 싶지만 방법을 모를 때가 잦은데 그 부분을 서로 얘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리원 동기도 만드시고 좋겠는데요 ^^
저도 조리원에 큰애때 가긴했는데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