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마라톤 참가한 다둥이가족 "다둥이라 행복해"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애국자’ 칭호를 얻을 정도로 출산율이 낮은 시대다.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아장아장 다둥이 마라톤 대회’(이하 다둥이 마라톤)에 참여한 가족들은 그런 의미에서 모두 애국자다.
다둥이 마라톤은 서울시가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하고, 우리카드와 베이비뉴스가 주관한 행사다. 자녀가 2명 이상이며 다둥이행복카드를 소지한 가족을 대상으로 마라톤과 공연 등을 준비했다. 서울시는 신청자들 중 500가족을 추첨해 초대했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10시부터 아이의 손을 잡거나 유모차를 끄는 가족들이 삼삼오오 서울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다둥이 축제답게 자녀가 둘 이상인 가정도 눈에 많이 띄었다.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시절에 셋을 낳아 좋은 점이 뭘까. 직접 물어봤다.
◇ 다둥이들 때문에 많은 경험 쌓아요
황미희·박준호 씨(동대문구)는 박시우(6)·시연(4)·시은(3) 자매를 데리고 마라톤 대회에 왔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날씨도 좋고 아이들과 나오고 싶어서 왔어요. 오니까 볼 것도 많고 체험해볼 것도 많아 보이네요. 아이들도 기대가 커요.”
마라톤 참가 번호표를 붙이는 부모와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결혼 초부터 셋을 낳으려 했어요. 아이가 많으면 힘들지만 기쁨도 커요. 시간과 여유가 되면 한두 명씩은 더 낳으면 좋을 것 같아요. 얻는 게 많거든요. 아이들이 다양한 만큼 부모로서 얻는 경험도 풍부해요.”
어떻게 셋을 낳아 키우게 됐냐는 질문에 황 씨는 초승달 같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이현준(10)·현수(8)·지효(5) 남매는 다둥이 마라톤에 참여할 생각에 아침 일찍 일어났다. 아이 셋을 데리고 온 심미영 씨(성북구)도 아이들마냥 표정이 밝다.
“하나랑 둘은 차이가 있지만, 둘이랑 셋은 비슷하더라고요. 형제가 생기면 아무래도 아이들이서로 배려해요. 둘째도 동생이 생기니까 달라졌어요.”
심 씨의 말대로 이날 현수와 지효는 두 손을 꼭 잡고 마라톤을 끝까지 완주했다.
최두정 씨(서초구) 가정은 볕이 가장 뜨거웠던 오후 3시에 마라톤에 참여했다. 그는 뙤약볕 아래서 빨간 티셔츠를 입고 막내가 타는 유모차를 끌며 자녀들을 응원했다.
아버지의 응원에 힘입어 최희상(8)·미르(6) 형제는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미향 씨는 막내딸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둘째까지 낳을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예쁜 딸이 생겨서 낳았지요. 아이들이 많아도 아이들이 서로 돕기 때문에 어렵지 않아요. 큰 아들은 엄마 커피를 타줄 정도예요.”
◇ 쌍둥이는 유대감이 남달라요
쌍둥이 자매 허인서·진서(5세)는 연두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달리기를 완주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온 허철호·김민경 부부(서초구)는 달리는 내내 두 손을 잡고 달린 딸들이 기특하다. 김 씨 부부 역시 쌍둥이 위로 아들 하나가 더 있어 삼남매를 키우고 있다.
“쌍둥이라 그런지 자매의 유대감이 남달라요. 어린이집에서 한 명이 곤란한 상황이 생기면 어느 샌가 다른 아이가 나타나 도와줘요.”
신선우·재우(6) 형제도 쌍둥이다. 첫째 희윤(10)을 낳고 둘째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중에 쌍둥이를 갖게 됐다. 최민화 씨(금천구)는 자연적으로 쌍둥이가 생겼다는 소식이 기쁘고 신기했다.
최 씨는 아이가 많으면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이가 셋으로 늘면서 시어머니가 육아에 손을 보탰다. 이날도 남편 신원섭 씨와 시어머니가 함께였다.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 그래도 형제가 많은 게 좋단다.
“저도 삼남매로 자랐어요. 둘보다는 셋이 좋더라고요. 형제가 많으면 서로 뭉쳐서 지내고 형재간에 우애가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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