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를 배우자
‘배우자’를 배우자
  • 칼럼니스트 이수경
  • 승인 2014.02.22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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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싶다면 배우자를 배우는데 시간 투자하라

[연재] 가정행복코치의 한 마디

 

결혼을 앞둔 커플들은 결혼식 준비에 여념이 없다. 몇 달 전부터 예식장을 계약하고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준말) 선정을 위해 몇 날 며칠 발품을 팔고, 평생 한 번 밖에 없는, 두 사람만의 추억이 될 허니문 여행을 계획한다. 단 30분의 결혼식을 위해 지나치다 싶을 만큼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인다. 

 

그러나 정작 50년 이상 같이 살 배우자에 대해서는 어떤가? ‘결혼은 도박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결혼 상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말이다. 결혼식 준비에 쏟는 시간의 반의 반 만큼이라도 배우자를 아는데 투자해야 한다.

 

배우자를 배우자? 그냥 말장난이 아니다. 아내(남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같이 살고 있으니 당연히 알고 있으려니 하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우리는 배우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라고 했다. 클래식 음악을 즐기려면 그 음악에 대해 뭘 좀 알아야 한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들으면 지루하기가 이를 데 없다. 미술도 마찬가지다. 척 봐서 좋은 작품도 있지만 그림을 그린 화가, 작품, 화풍에 대한 지식을 갖고 그림을 대하면 더 깊이 즐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배우자에 대해서도 깊은 지식이 없으면 결혼생활이 형식적이거나 무미건조하게 된다. 그래서 배우자에 대해서도 배워야 한다.

 

배우자에 대해서 뭘 배워야 할까. 첫째, 배우자의 과거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배우자의 과거라니까 ‘나랑 결혼하지 전에 어떤 xx랑 사귀었어?’ 이걸 캐물으라는 게 아니다. 커플이 조용한 시간을 택해 서로의 성장 과정에 대해서 얘기하라. 각자의 원가정과 원가족 (조부모, 부모, 형제)에 대해서 서로 대화를 나눠라. 사건보다는 정서에 대해서 대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말로만 하지 말고 종이에 기록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역사이고 앞으로 내가 평생 기억해야 할 사건과 감정들이기 때문이다.

 

훗날 배우자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사건이 생길 때 그 자료를 꺼내 읽어보라. 이때 배우자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과거 어떤 환경이 그 사람에게 그런 행동을 하게 했는가에 초점을 맞춰라. 현재의 나(배우자)는 나(배우자)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과거에 나(배우자)에게 영향을 미쳤던 외부인, 환경(부모, 형제, 교사, 친구 등)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나(배우자)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 책임이 나(배우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배우자)는 일종의 피해자다. 가해자에게 뭐라 할 일이지 피해자에게 뭐라 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피해자인 배우자를 위로하고 격려해줘야 할 책임이 각 부부에게 있다.

 

둘째, 배우자의 성격과 기질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MBTI나 애니어그램 등의 성격, 기질검사를 통해 나(배우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이 있어야 한다. 성격, 기질검사의 목적은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기 위함이 아니다. “당신은 도대체 왜 그래?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라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음, 당신은 그런 사람이구나. 그래서 당신이 그런 행동을 했었구나”라고 공감하기 위함이다.

 

외향형의 남편에게 아내가 “당신은 왜 그렇게 설쳐?”라고 하는 대신 다양한 외부 활동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 줘야 하며, 내향형의 아내에게는 남편이 “당신은 왜 만날 집구석에 쳐 박혀 있어?”라고 하는 대신 장시간 깊은 집중력을 요하는 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편안하게 해 줘야 한다.

 

셋째, 남녀의 차이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남녀는 전혀 다른 성향의 종(種)이다. 가슴과 성기의 돌출의 차이보다 더 큰 것이 남녀의 차이다. 그 차이로 인한 갈등의 역사가 한 부부의 인생 전 과정이라고 할 만큼 남녀는 다를 뿐더러 그 차이를 극복하기도 쉽지 않다. 그게 우리 커플의 차이다. 나와 배우자의 차이만 제대로 알아도 부부 갈등의 90퍼센트는 극복할 수 있다.

 

넷째, 결혼생활에 관한 도서 10권(적어도)을 읽어라. 커플이 같이 읽고 대화를 나누어라. 그 책에 나오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 사례들이 앞으로의 나의 결혼생활과 똑 같음을 보고 놀랄 것이다. 미리 배우는 거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준비된 결혼만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장한다.

 

*칼럼니스트 이수경은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의 저자로, (주)짚라인 코리아의 부회장과 행복한 아버지학교 회장, 가정행복코칭센터 대표코치를 맡고 있다. '모든 가정은 행복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다수 강연을 뛰고 있다. 기업인으로 불리기보다 가정행복코치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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