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오진영 기자】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도 단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을 경우, 아이들이 가정 내에서 방치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2013 청소년백서’ 및 ‘청소년 가치관 국제비교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환경이 좋지 못한 청소년의 약 16%가 가족과 대화를 전혀 하지 않거나, 거의 하지 않는 ‘가족과의 소통 단절’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가족 중 ‘주로 아빠와 대화한다는 청소년 비율’이 8.0%(여자청소년은 5.2%)에 불과했고, 대화 주제 역시 ‘학업 및 진로문제’에 편중되어 청소년과 가족 간의 다양한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정의 경제적 수준별로 ‘평소 가족과의 대화 정도’가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환경이 좋은 청소년(경제적 수준‘상층’)은 단 3.7%만이 가족과의 소통이 단절(거의 대화가 없거나, 전혀 하지 않는 수준)된 것으로 응답했다. 반면 경제 환경이 좋지 못한 청소년(경제적 수준‘하층’)의 경우, 가족과의 소통이 단절(거의 대화가 없거나, 전혀 하지 않는 수준)된 응답 비율이 무려 15.8%에 달해 상층에 비해 약 4배가 넘는 차이가 났다.
또 평소 가족과 대화를 ‘자주 한다’는 응답 비율 역시, 경제적 수준이 낮아질수록 점점 줄어들어, 상층 82.8%, 중상층 77.5%, 중층 70.2%, 중하층 59.6%, 하층은 49.5%로 상층과 하층 간에 약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여줬다.
주로 대화하는 가족이 ‘어머니’라는 청소년은 71.5%에 달한 반면, ‘아버지’와 주로 소통한다는 청소년은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아, 가족 내 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대화가 거의 단절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2010년도 조사에서 ‘주로 아버지와 소통한다는 비율’은 여자가 5.8%, 남자가 10.8%로 전체 8.4%였으며, 2012년도 조사에서는 더욱 심각해져, 여자는 5.2%, 남자는 10.5%로 전체 8.0%에 불과했다.
반면 주변 국가인 중국의 경우, 주로 아버지와 대화한다는 남자 청소년 비율이 한국에 비해 18.3%p 높은 29.1%에 달했으며, 여자 청소년의 경우도 13.6%p 높은 19.2%였다.
또 일본의 경우도, 남자 청소년은 11.3%가 주로 아버지와 대화한다고 나타나, 중국과 일본에서 아버지와 주로 대화한다는 청소년의 비율이 한국의 청소년(남자 10.6%, 여자 5.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가족과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주제 역시 ‘공부 및 성적, 진로’를 선택한 청소년이 44.6%에 달해, 가족 간의 대화주제가 ‘학업 및 진로’ 문제에 편중돼 있었다.
김현숙 의원은 “경제형편이 좋은 않은 가정의 16%에 달하는 청소년이 가정 내에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가족 간의 부족한 대화는 건전한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저해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청소년 시기에 대한 가족 공동체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정부는‘대화의 통로’가 유지되도록 하는 부모 교육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교육부가 제출한 ‘전국 시·도별 초·중·고등학생 자살 현황’에 따르면, 자살 사유의 40.3%가 ‘가정불화·가정문제’로, 가정문제가 자살 원인 1위다. 학업 문제에 편중돼 있는 가족 간의 대화 주제를 대인 관계, 가족 관계 등 실질적인 청소년의 고민으로 확대시키고, 인성교육의 출발점인 가정 내 교육을 원상회복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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