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통해 아이의 마음 이해해요
그림을 통해 아이의 마음 이해해요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06.23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명보험재단, 지역주민 위한 무료 미술심리치료 진행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시형)이 21일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 고인돌공원에서 차의과학대학교와 오산생명숲어린이집과 함께 진행한 '지역주민을 위한 미술심리치료 무료검사 및 상담'에서 한 가족이 그림에 나타난 자신들의 숨은 심리 등에 대해 상담을 받으며 흥미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시형)이 21일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 고인돌공원에서 차의과학대학교와 오산생명숲어린이집과 함께 진행한 '지역주민을 위한 미술심리치료 무료검사 및 상담'에서 한 가족이 그림에 나타난 자신들의 숨은 심리 등에 대해 상담을 받으며 흥미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이 물고기는 아빠에요. 엄마는 이거, 나는 이거.”

 

“여기 밑에 있는 물고기는 어떤 물고기에요?”

 

“이건 아가(동생) 물고기요”

 

채은(7·여)이가 흰 종이 위에 그린 물고기는 총 네 마리. 물고기 지느러미, 꼬리 등 모양이 모두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 가족이다. 그중 아빠, 엄마와 본인은 거의 같은 크기로 모두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데, 유독 작게 그려진 아기 물고기는 아래쪽에서 아빠 물고기의 뒤를 졸졸 따라가고 있었다.

 

그림을 들여다본 임상미술치료사는 물고기 표현을 참 잘했다고 칭찬한 후 “아가 물고기는 어때요? 헤엄을 잘 치고 있어요?”라고 묻자 “천천히 가고 있어요. 그런데 아빠는 너무 느려요. 제가 더 빠르니까 아가 물고기는 제가 도와줄 거에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임상미술치료사는 옆에 앉은 채은이의 엄마(37)에게 채은이가 그린 그림을 보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채은이가 생각할 때 엄마와 아빠의 비중이 굉장히 높아요. 두 사람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고 또 믿음도 튼튼한 편이에요. 집 분위기도 자유롭다고 느끼고요.”

 

또한 임상미술치료사는 “자신에게 아직 동생이 아기로 보이기 때문에 빨리 가서 챙겨준다는 말을 하는데 여기에선 언니로서 배려심도 엿보인다”며 “지금처럼 아이와 시간을 잘 보내면 나중에 친구이자 의지가 되는 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말에 살짝 눈물을 보인 채은이의 엄마는 “아이가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속마음을 알게 된 것 같아서 기쁘다”며 대견스러운 듯 딸의 엉덩이를 살짝 두들겼다.

 

지난 21일 오전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 오산생명숲어린이집 옆 고인돌공원에서 500여 명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임상미술치료 상담이 한창이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시형)이 주최하고 차의과학대학교, 오산생명숲어린이집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생과 전문가 20명이 모여 아이를 동반한 부모 등에게 임상미술치료를 진행했다.

 

임상미술치료란 무심코 그린 그림에서 무의식을 읽어내고 갈등관계에 있는 심리적·정서적 요소를 파악해 조화롭게 해결하도록 돕는 치료방법이다. 무의식을 언어가 아닌 예술로 표현하기 때문에 비교적 거부감이 덜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날 연령별로 성인과 청소년에게는 KHTP검사가 진행됐다. 종이 위에 집, 나무, 사람을 그리되 각각 별개가 아닌 하나의 그림이 되도록 내용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을 그릴 때는 전체 모습을 그리고 막대기와 같은 모양으로는 그리지 않아야 한다.

 

그림이 완성되면 누구의 집인지, 이 사람은 어떤지, 그린 나무는 마음에 드는지, 전체적인 느낌은 어떠한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고 소심한 성격인지, 충동성을 자제할 능력이 있는지 등을 판별한다.

 

추가로 원하는 사람에 한해 빗속의 사람그리기(PITR)도 진행한다. ‘빗속에 사람이 있다’는 가정 하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자유롭게 그리는 것이다. 비의 양이 많거나 비와 관련된 다른 것(먹구름, 빗물이 고인 웅덩이)을 그렸다면 현재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비를 막을 수 있는 보호장비, 즉 우산이나 장화나 우비 등을 그렸다면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이나 의지가 있는 사람이다. 또한 빗속에 있는 사람의 표정이 웃고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아도 쉽게 좌절하지 않고 반대로 찡그리거나 무표정은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높다.

 

유아의 경우 어항 속에 사는 물고기 가족을 그려보도록 한다. 이 검사는 물고기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족의 모습을 투사하는 기법이다. 아이가 물고기를 너무 크거나 작게 그리는지, 물고기들의 위치는 어떤지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가족 속에서 자신의 삶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론 그대로를 대입할 순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전미정 임상미술치료사는 “그림 한 장을 갖고 인성·감성·상황을 전부 알 수 없으니 독단은 금물”이라며 “그림을 통해 말로 표현하지 않았던 감정이 베어져 나올 수 있기에 그간 몰랐던 감정과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시형)이 21일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 고인돌공원에서 차의과학대학교와 오산생명숲어린이집과 함께 '지역주민을 위한 미술심리치료 무료검사 및 상담'을 열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시형)이 21일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 고인돌공원에서 차의과학대학교와 오산생명숲어린이집과 함께 '지역주민을 위한 미술심리치료 무료검사 및 상담'을 열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지난해 구로생명숲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료 임상미술치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18개 생명보험사로부터 조성한 사회공헌 기금을 통해 생명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공익사업을 전개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만의 노력인 셈이다.

 

올해는 오산을 시작으로 서울 구로(8월 30일) 및 종로(9월 27일), 인천 연수(9월 20일), 경기도 성남(10월 18일) 등 생명숲어린이집이 있는 5개 지역에서 임상미술치료행사가 진행된다.

 

아이와 부모를 위한 임상미술치료도 진행한다. 구립 생명숲어린이집 원아를 대상으로 미술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부모와의 상담과 검사 등으로 선별, 주1회 정기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부모는 프로그램 전후 면담을 통해 잘못된 양육습관도 교정받을 수 있다.

 

김선현 차의과학대학교 차병원 미술치료클리닉 교수는 “부모 또한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면서 양육스트레스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저출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며 “이 프로그램은 아이의 치료뿐 아니라 자신의 양육방식을 돌아보고 점검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석쟁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행사는 지역주민과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심신의 안정을 돕기 위한 방안”이라며 “앞으로도 더불어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기관이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s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pr@ibabynew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