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는데 결혼을 어떻게 합니까”
“돈이 없는데 결혼을 어떻게 합니까”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4.07.0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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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청년들이 말하는 결혼과 출산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네 집 건너 한 집이 1인 가구인 시대다. 특히 청년층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청년층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결혼과 출산을 물론 연애까지 포기한다는 삼포 세대 현상과 맞닿아 있다. 청년층 1인 가구 문제는 만혼, 저출산 등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책적 해결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토론장 아고라를 통해 지난달 9일부터 지난 6일까지 ‘나는 왜 청년 1인 가구가 되었나’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청년층 1인 가구의 증가 원인, 해법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자발적이든 아니든 1인 가구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많은 누리꾼들이 저마다의 이유를 털어놨다. 그 중 ‘경제적 이유’로 1인 가구를 선택했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 돈 벌려다 선택한 1인 가구, 어느덧 멀어진 결혼

 

다음 아고라를 통해 지난달 9일부터 진행된 '나는 왜 청년 1인 가구가 되었나' 토론에서 누리꾼들은 주로 '직장 생활로 인한 부모와의 가구 분리'를 1인 가구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베이비뉴스
다음 아고라를 통해 지난달 9일부터 진행된 '나는 왜 청년 1인 가구가 되었나' 토론에서 누리꾼들은 주로 '직장 생활로 인한 부모와의 가구 분리'를 1인 가구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베이비뉴스


“남자 월급 300만 원으로 처자식 먹여 살리기도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결혼을 하나. 생각 있는 사람이면 우리나라는 부모 능력에 의해서 아이의 미래가 결정되는 사회라는 걸 안다. 그렇다고 맞벌이가 답이 아니다. 돌쟁이 아기 어린이집에 갖다 놓고 애가 아프던 울던 회사에 충성하고 하루에 겨우 몇 시간 아이 얼굴 보면서 행복 느끼고 살 수 없는 것 아닌가.” ‘유이’라고 밝힌 누리꾼의 말이다.


‘marbin’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먹고 살려고 서울에 있다 보니 1인 가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논이나 밭이 있다고 부자가 아니니 장래를 위해 청년들이 시골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돈벌이가 많은 곳을 따라가야 취업이 되는 것 아닌가. 도심지 인구밀도가 높은 이유가 이것이다. 그래서 부모와 생이별하고 서울에 왔는데 나 한 몸 먹고 사는 것도 버겁다. 먼 훗날 누구 옆에서 눈을 감을지 막막하다”며 고충을 밝혔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일자리가 가까운 곳에 이주하며 선택한 1인 가구의 삶인데 어느덧 돌아보니 결혼에 멀어진 나이가 됐다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쟈도르’라고 밝힌 누리꾼은 “원하는 지역에 취직해서 살고 싶었지만 선택의 폭이 극히 적었고 그렇다고 실업자로 살 수도 없어 할 수 없이 직장을 따라 오면서 1인가구가 됐다. 멋모를 때 결혼하는 게 좋다는데 이제 나이가 들었고,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졌다. 나이 들어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데 남편에 자식 돌보는 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 1인 가구의 행복과 불안

 

일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이 발표한 보고서 ‘경제적 행복 추이와 시사점’을 살펴보면 미혼자는 기혼자에 비해 전반적 행복감이 높은 반면 경제적 불안 부분에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일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이 발표한 보고서 ‘경제적 행복 추이와 시사점’을 살펴보면 미혼자는 기혼자에 비해 전반적 행복감이 높은 반면 경제적 불안 부분에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렇듯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을 하지 않고 1인 가구를 선택했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당장 자신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1인 가구로 살고는 있지만 속내에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큰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현상은 1인 가구를 포함한 미혼 계층에 전반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전반적 행복감은 높지만 불안감 역시 높은 불균형한 모습을 보인다.  


7일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이 발표한 보고서 ‘경제적 행복 추이와 시사점’을 살펴보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알 수 있다. 혼인상태별 경제적 행복지수를 따져보니 경제적 안정, 경제적 발전, 경제적 평등, 경제적 행복지수, 전반적 행복감 등 긍정적인 부분에서 기혼자보다 미혼자가 다소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경제적 불안 부분에서도 미혼자가 높은 수치를 기록해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인 것.


김동열 실장은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있는 기혼자는 그에 대한 부담으로 전반적 행복감은 낮지만 경제적 우위 등에서 안정이 있기 때문에 경제적 불만이 낮다. 전반적 행복감도 지난해에 비해 많이 늘어난 편"이라며 "부양자 부담이 없는 미혼자는 전반적 행복감은 다소 높지만 실업,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사회 환경 조성되면 자연히 결혼, 출산할 것”


결국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혼인율 급감,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리꾼들은 ‘결혼하고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을 ‘레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세월호, 임 병장 같은 사건이 일어나는데 아이를 안심하고 낳을 수 없다. 교육, 우리 아이가 자라서 일할 곳의 환경과 복지 급여 모두 불안정하다. 우리나라 소비하면서 살기에 좋지만 돈 벌면서 살기에 힘든 나라”라며 출산에 관한 사회 전반적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했다.


‘박본좌’라고 밝힌 누리꾼은 “1인 가구와 미혼 증가, 출산율 저하는 결국 다 돈 문제이다. 적정임금제도와 적절한 근무시간이 해결책이지만 이는 자본가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 이상 해결되지 않는 유토피아 같은 해결책”이라며 비꼬았고, ‘유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집값과 물가만 내려가면 아이 한 명 이상 낳을 때 벌금 내야 한다고 해도 열심히 낳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청년 1인 가구의 증가를 억누르거나 혼인 가구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이 아닌 현실적 사회 현상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공동 거주마을 등 1인 가구 네트워크 정책이나 청년빈곤층 1인 가구에 특화된 복지를 만들자는 말들로 요약됐다. ‘시크릿’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연령대별로 1인 가구 공동거주 마을을 만들거나 취약 1인 가구에 취업지원을 포함한 복지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1인 가구를 위한 적극적 주택 지원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gagyung’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저소득 1인 가구들이 부담 가능한 다양한 평형의 임대주택 공급과 임대료 보조 제도를 통한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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