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볼록하게 예쁜 걸 보니 딸이로군요”
“배가 볼록하게 예쁜 걸 보니 딸이로군요”
  • 칼럼니스트 장치선
  • 승인 2014.10.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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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딸 구별하는 임신 속설 알아보니...

[연재] 의사 아빠, 의학기자 엄마가 쓰는 ‘아내는 임신 중’

 

평소 입던 옷으로 만삭까지 버텨 보겠다던 아내는 결국 임부복을 구입하러 백화점에 갔습니다. 급격히 살이 찐 탓입니다. 그런데 매장 아주머니가 아내의 배를 보더니 어머, 배가 앞으로 볼록하게 나온 게 딸이네, . 아들이면 배 모양이 옆으로 퍼져서 안 예뻐라고 말했습니다.

 

배 모양이 옆으로 퍼지면 아들, 볼록하면 딸?

 

사실 병원에서 엄마를 닮았네요라는 힌트(?!)를 들었던 터라 아내는 매장 점원의 말에 흠칫 놀라는 눈빛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돌아오는 길에 역시 아이를 낳아 본 아줌마들은 배 모양만 보고도 아들딸을 구별한다더니 진짜네라며 믿는 눈치였습니다.

 

임신출산과 관련된 인터넷 까페에는 배 모양만으로도 아들딸을 구별하는 법이 나옵니다. 배가 옆으로 둥글면 아들이고, 앞으로 볼록하면 딸이라는 겁니다. 앞으로 볼록 튀어 나온 아내의 배 모양을 보면 속설이 맞는 것도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임신부의 배가 팽창하는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단순히 복부 모양을 보고 아들딸을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배 모양의 차이는 보통 태아가 어떻게 누워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배가 옆으로 퍼져 있는 경우는 태아가 옆으로 누워 있는 겁니다.

 

아내는 의학기자로 일하면서도 이런 잘못된 속설을 접하면 바로 믿어 버리곤 합니다. 아내뿐 아니라 대부분의 임신부가 잘못된 임신 속설을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늘은 몇 가지 잘못된 임신 속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0달 동안의 임신 기간을 현명하게 보내려면 잘못된 임신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모델 이미선. ⓒ장치선
10달 동안의 임신 기간을 현명하게 보내려면 잘못된 임신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모델 이미선. ⓒ장치선

 

엉덩이가 커야 애를 잘 낳는다?

 

엉덩이가 큰 여성을 보면 애 잘 낳겠다라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골반의 크기가 크고 넓습니다. 골반은 아이를 낳을 때 태아가 지나는 통로인 산도로, 넓고 원형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하지만 엉덩이가 커 보여도 반대로 골반은 작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엉덩이가 큰 사람이 순산하는 게 아니라 골반이 큰 여성이 순산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골반이 작으면 태아가 나오기 어려워 난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뚱뚱하면 난산한다?

 

임신 중에도 체중 관리는 필수입니다. 임신부가 비만인 경우에는 태아가 거대아나 오히려 미숙아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분만하는 시간도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산모가 힘들어 난산 확률이 높아집니다.

 

* 키가 작은 여자가 난산한다?

 

키는 골반의 크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보통 키가 작으면 골반의 발달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키가 145cm 이하의 여성은 난산할 확률이 더 높긴 합니다. 하지만 키가 작더라도 비만이지 않고 정상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한다면 골반이 작은 만큼 태아도 작기 때문에 출산을 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습니다.

 

* 딸이면 피부가 좋아지고 아들이면 여드름이 난다?

 

임신을 하고 피부가 고와지면 딸,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면 아들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아들을 임신하면 모체 내 호르몬과 태아의 호르몬이 달라 충돌작용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발생한다는 논리입니다. 반대로 딸이면 여성호르몬 농도가 높아져 피부가 더 좋아진다는 주장입니다. 보통 임신을 하면 태반에서 여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피부가 매끈해지고 고와집니다. 하지만 여성호르몬이 너무 많이 분비돼 여성호르몬이 남성화되면서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들이면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는 말이 나온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임신 중 피부 상태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생기는 현상일 뿐 태아의 성별과는 무관합니다.

 

* 임신을 하면 머리숱이 줄어든다?

 

임신을 하면 미용실을 자주 가지 못해 헤어스타일이 엉망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임신 중에는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임신 중일 때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머리카락이 잘 빠지지 않습니다. 저녁마다 머리를 감는 아내가 수챗구멍에 쌓이는 머리카락이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고 기뻐하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출산 뒤 4~7개월이 되면 임신을 유지하던 호르몬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많이 빠집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 1년 이내에 원 상태로 돌아오게 됩니다.

 

* 임신 중에 유제품을 많이 먹으면 아이에게 아토피가 생긴다?

 

임신 기간 도중 우유를 많은 먹은 산모가 아토피가 있는 태아를 낳았다며 자책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임신 중 먹는 음식과 아이의 알레르기, 아토피와의 연관성은 입증된 바가 없습니다. 식품 첨가물이 들어간 과자나 아이스크림, 패스트푸드 등을 많이 섭취하면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긴 하지만, 확실히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 산모용 복대가 조산을 예방한다?

 

임신 중후반에 이르게 되면 배가 처지는데, 이때 복대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산모용 복대가 배 처짐과 허리 통증을 막아줄 뿐 아니라, 조산을 예방해준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산모용 복대와 조산과의 연관성은 전혀 없습니다.

 

* 찬물을 마시면 태아에게 좋지 않다?

 

입덧이 심할 때는 찬물을 찾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찬물을 마시면 태아가 깜짝 놀라 겁이 많은 아이로 자랄 수 있다며 찬물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찬물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칼럼니스트 장치선은 중앙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건강팀에서 의학건강기자로 일했습니다. 펴낸 책으로는 <데이트인 서울>, <서울, 여자가 걷기 좋은 길>,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까불래용 알겠지용_화장실편> 등이 있습니다. 결혼 5년 만에 늦은 임신으로 입덧기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윤완은 명덕외고,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 생활을 거쳐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텍스트로만 배웠습니다. 텍스트와 현실은 다릅니다. 그래서 의사 아빠도 헤맵니다. 아내의 임신 기간 10달은 공부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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