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하이멘토 이야기
당신에게 영어는 친숙할 수도, 어려운 언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부모의 사전지식은 자녀 영어 학습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교육 일선에서 겪어온 수많은 아이들 가운데는 영어를 원어민처럼 잘하는 아이부터, 또래보다 훨씬 뒤처지는 학생까지 실력 편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그들의 부모의 영어 수준과는 별개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학생들의 영어실력에 따라 그룹을 나눠보면 그들의 부모님이 가지는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영어 잘 못하는 자녀를 둔 부모의 오류
1. ABC 배우는 아이에게 ‘CNN 들려주세요’하는 경우
극단적인 예를 들었습니다만, 강사생활을 하면서 볼 때 이런 마인드를 가진 부모님이 심심치 않게 계십니다. "내 아이가 중학생인데 토익을 해야 한다. 선행학습을 위해 고등 문제집으로 수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상담 중 열에 서넛은 나옵니다. 정작 아이의 시험성적을 보면 기본 틀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인데 말입니다. 부모의 이 같은 오류는 자녀의 영어수준을 객관화하지 못하는 데서 옵니다. 자녀의 현재 상황을 외면한 채 '나 홀로 진도빼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학생은 부담감만 가중되고 뼈대를 다지는 기초학습은 멀어져만 가게 되는 경우입니다.
2. 너는 글씨를 써라, 나는 떡을 '먹을 테니'
다시 말해 자녀의 영어공부를 주변에 전적으로 위임한 유형입니다. 자녀를 이 학원, 저 학원에 보낸 뒤에 자신은 여가를 즐깁니다. 방과 후 집에 돌아오면 영어 공부하라 얘기한 뒤 자신은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스마트폰을 봅니다. 영어 공부하라고 항상 말하지만 정작 자녀의 교과서나 참고서는 자세하게 본 적이 없습니다. 한석봉의 어머니는 아들이 글씨를 쓸 때 떡을 썰고 있었습니다. 석봉의 어머니는 목적을 가진 동적 행동을 자녀와 함께한 것입니다. 자녀에게 영어 공부 열심히 하게 하려면 함께 앉아 무언가를 학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3. 한국에서 영어를 잘 못하니 유학을…
자녀가 국내에만 머물러 있어서 영어를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은 대부분 유학을 고민합니다.
명확히 말씀드리자면, 유학과 국내 학습의 효용도를 떠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공부의지입니다. ‘해외에 나가 원어민 국가에 있으면 그나마 영어를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자녀가 의욕이 없다면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유학을 생각한다면, 유학을 위해 국내에서 해야 할 영어공부가 훨씬 늘어난다는 사실입니다. 평상시 공부량도 소화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유학준비는 더 많은 양의 공부를 요구하는데, 제대로 준비해가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과 금전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혜진은 초중고 영어 교육 전문가로서,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영어교육 방법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항공대학교를 졸업하고 멘토 영어 전문 학원 강사를 지냈다. 현재 온가족 교육 포털사이트 하이멘토 플래티넘(vip.himentor.co.kr)에서 교육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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