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아이들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친부모가 아이들을 기를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신언항 중앙입양원 원장은 10일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서울시공무원수련원에서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주최로 진행된 ‘따뜻한 입양·가정위탁 문화’ 전파 워크숍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원장은 이날 모인 서울시아동양육시설 시설장 및 종사자 60여명에게 ‘헤이그협약 및 입양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하며, 우리나라의 입양 문화가 헤이그협약의 근본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이하 헤이그협약)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헤이그협약은 국제입양되는 아동의 안전과 권리보호를 위해 국제입양의 절차와 요건을 규정한 국제조약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헤이그협약에 서명한 바 있다.
신 원장은 “헤이그협약이 마련된 지 21년이 넘었지만 우리가 비준을 못하는 이유는 원가정 보호를 위한 육성책이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요보호아동은 2002년 1만 명, 2012년 6000명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가정에서 자라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신 원장은 “네덜란드의 경우 입양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아이는 2~3명뿐이다. 1970년 1200명에서 많이 줄어든 것”이라며 “이는 네덜란드가 원가정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뒤늦게나마 원가정 보호에 앞장서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2년 8월부터 입양숙려제, 입양허가제, 국내입양 우선추진 등을 골자로 한 입양특례법을 시행하면서 아이의 이익보장이 최우선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중앙입양원은 아동의 권익을 보장하고 입양에 대한 사후관리 등을 위해 설립됐으며, ▲입양인 뿌리찾기 지원 ▲입양종합상담 ▲입양사후서비스 지원 ▲헤이그협약 비준 준비 등을 맡고 있다.
신 원장은 “입양특례법은 헤이그협약의 기본 정신인 ‘원가정보호’와 똑같다. 원가정보호가 가장 우선 추진되며 그 다음이 국내입양, 마지막으로 국외입양이 추진돼야 한다”며 “지금까지 17만 명이 해외 입양됐는데, 입양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도 많았다. 국제입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입양으로 막내 아들을 얻은 신 원장은 “입양은 아이의 인생을 영적인 부분까지 책임져 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입양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함을 전했다.
신 원장은 무엇보다 사회 소외계층이 아이를 키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미혼모는 미혼모대로 자기 자녀를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편견이 있어서 고3 학생이 아이를 낳으면 학교를 못다니는 등 차별이 존재한다”며 “어떻게 낳았든 아이는 소중한 생명이다. 차별하지 않는 사회 조성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원장은 “일시적으로 가정 경제가 안 좋아 아이 기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도록, 경제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며 “아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많이 유기되고 있는데 이 아이들까지도 정부가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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