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님, 하늘이 노랗게 보이면 그때 오세요"
"산모님, 하늘이 노랗게 보이면 그때 오세요"
  • 칼럼니스트 장치선
  • 승인 2014.12.1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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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임박 임산부, 이 정도는 알아두세요

[연재] 의사 아빠, 의학기자 엄마가 쓰는 ‘아내는 임신 중’

 

임신부 아내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출산 시 통증’입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소리를 꽥꽥 지를 정도로 통증이 심한 건지 걱정 반 궁금증 반인가 봅니다. 그래서 아내의 카톡은 바쁩니다. 이미 출산을 한 친구들에게 출산 시 통증에 대해 물어보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 초산 산모, 가진통과 진진통 구별 어려워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다양합니다. 한 친구는 머리를 쥐어뜯을 정도로 아팠는데 알고 보니 남편의 머리채를 붙잡고 있어 남편이 탈모가 됐다고 잔뜩 겁을 줬습니다. 다른 한 친구는 대변을 본다 생각하고 힘 한 번 팍 주면 아이를 낳는다고 쿨하게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여자들의 출산 이야기는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듯합니다.


출산 시 고통에 대해 정보를 얻은 아내는 다시 ‘출산이 임박했을 때 언제 병원에 가느냐’를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초산인 산모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가진통이 있을 때 병원을 찾아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산모들에게 의료진은 “집에 돌아갔다가 다시 병원으로 오세요”라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진진통을 병원 입원실에서 기다리느니 집에서 출산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게 더 낫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차라리 입원을 하겠다는 산모도 있지만 병원에서 집이 그리 멀지 않은 경우에는 집에서 천천히 집안일을 하거나 순산운동을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출산 전 미리 가진통과 진진통을 구별하는 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장치선
출산 전 미리 가진통과 진진통을 구별하는 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장치선


◇ 임신 막달 하루에도 몇 번 불규칙한 진통


임신 막달이 되면 하루에도 여러 번 불규칙한 진통이 생깁니다. 출산에 대비해 자궁이 수축을 연습하는 과정입니다. 배가 돌처럼 단단해지고 생리통처럼 아랫배를 묵직하게 죄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진통은 생리통처럼 시작됩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심해집니다. 보통 초산은 출산까지 14시간, 경산은 8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가진통은 조금 아프다가 금세 증상이 사라지고 진진통에 비해 증상이 심하지 않습니다. 가진통은 브렉스톤 힉스 수축이라고도 부릅니다. 막달이 되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진통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가진통과 진진통을 구별하는 법은 없는 걸까요. 몇 가지 구별법이 있습니다. 일단 진진통은 규칙적입니다. 진통 간격은 진통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다른 진통이 시작될 때까지의 시간을 말합니다. 가진통은 진통의 간격이 불규칙하고 강도가 그대로이거나 약해지지만 진진통은 진통 간격이 일정하면서 서서히 짧아지고 지속 시간이 길어지고 통증은 점차 심해집니다.

 

누워서 휴식을 취해보면 가진통과 진진통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휴식을 취한 뒤 통증이 완화된다면 가진통일 확률이 높습니다. 진진통은 누워서 휴식을 취해도 진통이 멈추지 않고 배 전체가 아픕니다. 초산인 경우 진통이 5분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진통 간격이 점차 짧아진다면 병원에 가는 게 좋습니다. 진통 간격을 잴 때는 진통 간격을 체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 다갈색의 이슬 비치면 출산이 시작된다는 뜻

 

보통 진통에 앞서 이슬이 먼저 비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아를 밀어내는 힘이 작용하면 자궁 경관이 서서히 열리고 태아를 감싸고 있는 양막과 자궁벽이 벗겨지면서 약간의 출혈이 생깁니다. 바로 이슬입니다.

 

이슬은 다갈색이나 젤리 같은 색깔을 띱니다. 이슬이 비치는 건 분만이 곧 임박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슬이 보인다고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하는 건 아닙니다. 바로 진통이 오는 경우도 있지만, 2~3일이 지난 뒤 진통이 시작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통이 시작되면 병원에 갈 마지막 준비를 천천히 하는 게 좋습니다. 출산을 하고 나서는 한국식 산후조리로 인해 며칠 간 목욕을 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습니다. 출산 시 세균 감염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화장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외출이란 생각 때문에 화장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산을 할 때는 땀과 눈물 등으로 얼굴이 지저분해지기 쉽습니다. 말끔하게 세수한 얼굴에 가볍게 로션 정도만 바르는 게 좋습니다. 평소 외출할 때 착용하던 액세서리나 시계 등도 착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머리카락은 고무줄로 가볍게 묶어줍니다.

 

미리 싸둔 출산가방을 준비해 병원으로 향합니다. 병원에서 입고 있던 옷과 신발, 소지품 등을 넣을 수 있는 천가방을 준비해 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TIP 이럴 땐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해요

 

* 양수가 터졌다

-> 질을 통해 세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생리대를 대고 병원에 간다. 물로 씻지 않는다.

 

* 하혈을 한다

-> 태반이 자궁 경부를 막아 출혈이 생기는 전치태반이나 태반조기박리일 수 있다.

 

* 얼굴이 창백해지고 격렬한 복통이 있다

-> 뱃속 아기가 나오기 전에 태반이 먼저 떨어져 버리는 태반조기박리일 수 있다. 태반이 조기 박리되면 아기가 사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예정일이 2주를 넘겼다

-> 태반 기능이 저하돼 태아가 제대로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유도 분만을 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장치선은 중앙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건강팀에서 의학건강기자로 일했습니다. 펴낸 책으로는 <데이트인 서울>, <이번엔 울릉도·독도>, <서울, 여자가 걷기 좋은 길>, <하이힐을 신은 자전거>, <까불래용 알겠지용_화장실편> 등이 있습니다. 결혼 5년 만에 늦은 임신으로 입덧기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윤완은 명덕외고, 성균관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 생활을 거쳐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텍스트로만 배웠습니다. 텍스트와 현실은 다릅니다. 그래서 의사 아빠도 헤맵니다. 아내의 임신 기간 10달은 공부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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