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동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줘야 할 서울대공원이 불법 포획한 멸종위기 돌고래로 쇼를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기가 높은 돌고래 쇼가 불법이었다는 사실에 아이들과 부모들은 충격에 빠졌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소속 회원들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공원 측에 “불법으로 포획한 멸종위기 남방큰돌고래를 이용한 쇼를 중단하고 방생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날 돌고래 모자를 쓰고 광화문 광장을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어 이날 오후 돌고래 쇼가 예정돼 있는 서울대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돌고래 쇼를 보러 온 가족단위 관람객들 앞에서도 서울대공원의 부당함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달 14일 해양 경찰청은 서울대공원이 보유한 돌고래가 불법 포획된 사실을 적발하고, 서울대공원 측에 불법 포획된 돌고래를 팔아넘긴 제주 퍼시픽랜드 대표 허아무개 씨 등 2명을 수산업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서울대공원은 여전히 멸종위기 돌고래로 쇼를 자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운동연합 최예용 부위원장은 “각종 동물들이 자연생태에 가깝게 보호·관리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서울대공원이 20여 년간이나 불법 포획한 멸종위기 동물로 돈벌이를 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수산업법 74조에 따르면 불법으로 잡은 고래는 방류해야 함에도 서울대공원이 돌고래 쇼를 지속하고 있다. 형법규정 등에 따르면 공범이 아니더라도 불법 포획한 어획물인 것을 알면서 매수했음으로 불법 포획된 돌고래를 즉각 풀어주고 서울대공원 관리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만남을 갖고 “돌고래의 불법 포획 사실을 몰랐고, 그 사실을 체크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하지만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억울하다. 제주 퍼시픽랜드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믿어 동물 교환으로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양 경찰청의 발표 이후 돌고래가 불법 포획됐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쇼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얼버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