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맑은 한약 이야기
진료를 후에 부모님들과 이런 저런 일상 얘기를 하다 보면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는 주변 환경이 점점 더 각박해 지고 무서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여러가지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또래끼리의 어울림도 적어져 힘겨워 하는 것들을 보면 한편으론 아이들이 너무 가엽다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이렇게 아이들의 일상 생활 환경도 바뀌었지만 요즘은 주위 환경이 바뀐 것도 새삼 더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엔 봄 하면 추위를 이겨내고 돋는 새싹과 봄꽃 내음, 한 겨울을 지난 후의 따뜻한 포근함과 기지개를 켜고 다시 활동하는 동물들이 떠올랐지만 이런 것들이 서서히 사라지는 듯 보입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식재료나 잘 갖춰진 난방시설로 겨울에도 따뜻하게 잘 갖춰졌지만 오히려 예전엔 꽃내음으로 기억되던 봄나들이가 꽃가루 알레르기나 미세먼지, 황사로 탁해진 공기 등으로 외출을 걱정하며 피하게 되고 일교차 큰 봄 날씨가 환절기라는 이름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이전에 비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환경도 적어지고 공기도 탁해지고 나빠진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예전이 먹거리나 위생상태, 각종 시설들을 따져보자면 아이들이 자라기에 열악한 환경이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들에서 볼 때 매년 봄마다 비염, 감기, 알레르기 등의 호흡기 질환과 면역력 질환으로 고생하다 한의원에 진료를 받으러 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바뀌어진 황사나 미세먼지와 같은 주변 환경의 변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이들의 몸에 면역기능도 달라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은 어쩌면 단순합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며, 잘 뛰노는 것입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 입장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잘 먹는 것이 아무거나 많이 먹는 것이 아니고, 잘 자는 것이 오래 자는 것은 아니며, 잘 싸는 것이 매일 화장실에 가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잘 뛰논다는 것도 단지 공부 안하고 놀러 다니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겠죠.
반대로 얘기하면 잘 먹지 않거나, 잘 자지 않거나, 잘 싸지 않거나, 잘 뛰놀지 않으면 병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럴 땐 중요한 것부터 하나하나 챙겨가면 되지 않을까요?
네가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잘 먹는 것입니다. 잘 먹고 잘 소화시킨 아이는 그 힘으로 잘 자고 잘 싸며, 잘 뛰놀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아이가 먹은 음식이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아이의 몸을 만들기 때문에 아이 건강의 시작은 식습관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때론 잘 먹이려고 각종 음식을 줘도 안 먹는다면 단지 편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가 안먹는 혹은 먹기 힘든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 먹을 수 있게 치료해주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치료를 위해서는 아이의 전체적인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건강하면 봄마다 호흡기 때문에, 면역력 때문에 질병 걱정하며 실내에 꽁꽁 숨지 않고 봄을 맞을 때마다 즐겁게 한뼘한뼘 튼튼히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이권세는 경희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1997년부터 소아청소년 임상치료를 하고 있는 아이엔여기한의원(www.inyogi.com)의 강남본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아이와 엄마 치료에 탁월한 맑은한약 처방을 하는 한방증류제형학회의 부회장이기도 하며 소아 난치질환 치료에도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버팀목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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