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기저귀 말고, 천기저귀 써야하는 이유
일회용기저귀 말고, 천기저귀 써야하는 이유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5.03.30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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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아기 건강, 환경, 경제 생각한다면 천기저귀 사용해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육아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일회용기저귀. 일회용기저귀는 요즘 엄마들이 매우 당연하게 사용되는 육아용품이다. 대한민국의 일회용기저귀 연간 사용량은 20억 개, 시장규모는 60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일회용기저귀 사용을 자제하고, 천기저귀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키기 위해서 천기저귀를 쓰는 게 최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서울환경연합, 한명희 서울시의원 공동주최로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천기저귀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서울환경연합, 한명희 서울시의원 공동주최로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천기저귀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한명희 서울시의원과 서울환경연합은 30일 오후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쓰레기문제해결을 위한 천기저귀 활성화 방안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발제를 맡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기저귀 오줌은 암모니아로 분해된 후 유해박테리아를 배양한다”며 아기의 건강을 위해 일회용기저귀를 지양하고 천기저귀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홍 소장은 “일회용기저귀의 흡수제에 의해 오줌을 싸도 젖은 느낌이 안 든다. 이건 그저 느낌상일 뿐, 오줌을 싸면 바로 박테리아가 분해되기 시작한다”며 “부모들은 기저귀가 젖지 않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기저귀를 갈아주는 시간이 늦어지게 되고 결국 오줌을 오래 접촉한 아기들의 건강은 안 좋아진다”고 말했다.

 

애초 일회용기저귀 회사가 광고하는 ‘뽀송뽀송’이라는 이미지는 부모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일 뿐, 아기 건강에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홍 소장은 “특히 일회용기저귀를 오래 차면 아이들이 더워지게 되는데, 남자 아이의 경우 (성기 부분을) 덥게 하면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쟁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들의 배변 훈련이 늦어지는 이유를 일회용기저귀에서 찾기도 했다. 홍 소장은 “1999년 뉴욕타임즈 기사에 의하면 1957년 92%의 아기가 18개월 이전에 배변 훈련을 끝냈지만, 지금은 2살이 넘어도 일회용기저귀를 못 떼게 된다. 일회용기저귀를 쓰면 축축하지 않으니까 계속 차게 되기 때문”이라며 “영국의 조사보고서는 천기저귀를 사용할 경우 일회용기저귀 사용 아기에 비해 배변훈련을 1년 이상 앞당길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기저귀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부각되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천기저귀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홍 소장은 “일회용기저귀가 천기저귀보다 환경성이 좋다는 주장들이 있는데, 세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기저귀가 더욱 좋다”며 “천기저귀 사용 자체가 CO2 배출량을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홍 소장이 제시한 영국의 한 연구결과를 봐도 천기저귀가 일회용기저귀보다 환경성이 더욱 뛰어나다는 것이 증명된다. ‘The Women's Environmental Network’는 ‘일회용기저귀는 천기저귀에 비해 3.5배의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8배의 재생불가능한 원료를 사용하며, 재생가능원료의 경우 90배나 많이 사용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이 천기저귀의 장점들을 잘 부각시키고 사회 전체가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문화로 발돋움하려면 천기저귀에 대한 사회적인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 당장 천기저귀에 대한 국민 인식부터 변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일회용기저귀는 종이기저귀가 아니라 화학물질 흡수제가 있는 플라스틱 기저귀”라며 “천기저귀를 사용하면서 가장 힘든 건  ‘유난떤다’, ’미개인이다‘는 주변 인식의 문제가 있다. 화학물질의 위험으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게 왜 유난떠는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강 사무처장은 “천기저귀에 대한 인식문제, 세탁문제 등의 여러 오해들이 있는데 어린이집이나 육아포털을 통해 환경, 건강, 경제적인 부분들을 수치화해 천기저귀의 중요성을 홍보해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천기저귀를 장려하기 위해 기네스북에 도전하는 행사도 있는데, 서울시 등에서도 이런 것들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아들을 돌보는 어린이집에서 천기저귀 사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부와 지자체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들도 있다. 특히 현재 서울시가 진행하는 ‘어린이집 천기저귀 지원사업’을 보다 확대해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서울시는 2012년부터 천기저귀 사용을 신청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천기저귀 월 사용료(5만4000원)의 70%를 보육예산으로 지원하는 ‘어린이집 천기저귀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천기저귀 지원사업은 2012년 참여영유아 500명에서 2013년 800명, 2014년 1500명으로 늘어났으나, 올해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동결된 상황이다.

 

한명희 서울시의원은 “서울시가 현재 진행하는 어린이집 천기저귀 지원사업 예산을 10배, 20배 키워서 천기저귀를 대중화시켜야 한다. 서울시가 앞장서서 하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런던의 바넷 구의 경우 영아를 둔 부모가 면기저귀를 구입하면 1명당 월 54.15파운드(약 9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카판토리시에서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 나라처럼 천기저귀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천기저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쓰레기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 서울시가 2017년까지 생활쓰레기 직매립 제로화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면서 일회용기저귀 또한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태홍 서울시 자원순환과 재활용기획팀장은 “쓰레기 감량이 절실한 시점에서 천기저귀 방안을 듣게 됐다. 천기저귀 문제는 보육정책적인 차원과 쓰레기 구조적인 문제로 함께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천기저귀 사용이 늘어나고 일회용기저귀 사용이 감소하면 양쪽 모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라며 “기회가 되면 보육담당 부서와 미팅을 통해 천기저귀 활성방안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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