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엄마…. 엄마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다. 결혼을 준비할 때도 친정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고 힘이 들었다. 하나에서 열까지 나 혼자 준비하고, 결혼식을 치르기까지 힘든 내색도 못하고 악바리처럼 견뎠다. 엄마가 안계시기에 더 열심히 꼼꼼하게 준비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달콤한 신혼을 즐기면서 힘든 시간들은 점점 잊혀져갔다.
인간은 간사한 존재라고 했던가? 첫째를 임신하고 기쁨은 잠시, 우울증 비슷한 증세가 찾아왔다. 입덧을 하면서 엄마가 어릴 때 만들어준 음식이 어찌나 먹고 싶던지. 집안일도 하나 하기 싫고 꼼짝하기 싫을 때, 내게도 친정엄마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부터, 아기 낳을 때 엄마가 옆에 없을 거라는 사실이 어찌나 서럽고 눈물이 났던지 모르겠다. 집에 혼자 있을 때 엄마가 보고 싶어서 엉엉 울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임신을 했다고 친정엄마가 집에 와서 이것저것 해주고, 함께 아기용품을 사러 다니며 산후조리원을 나와서 한 달 동안 친정에 가서 산후조리를 친정엄마에게 받는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엄마를 향한 그리움은 아기를 낳고 더 심해졌다. 육아에 대한 조언을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그리고 힘들다고 투정 부릴 수 있는 엄마가 내게는 없었다. 오로지 육아는 나의 몫이었고 남편과 단둘이 영화를 보거나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점점 지쳐갔다.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아기가 잠투정을 하고 나를 힘들게 할 때는 아기를 안고 나도 함께 울었다. 그럴 때는 엄마가 더욱 그리웠고. 일찍 돌아가신 엄마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아기가 예쁜 짓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그 모습을 엄마가 보실 수 없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려왔다. 이렇게 예쁜데,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지금은 둘째를 임신 중이고 첫째보다 더한 입덧에 두 달 동안 거의 시체처럼 변기와 친구를 삼고 지냈다. 여전히 나는 엄마가 그립고 보고 싶다. 둘째를 출산하면 두 배 더 힘든 게 아니라 100배 더 힘들다는데. 두렵다. 하지만 잘해내고 싶다. 나의 아기들에게 나는 든든한 친정엄마이고 싶다.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지? 학창시절 부모님 속 한번 안 썩이고 자랐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을 생각하지 못했다. 나 때문에 우리 엄마는 잠을 자지 못하셨을 거고, 나 때문에 우리 엄마는 밥 한술 편하게 드시지 못하셨을 거고, 나 때문에 우리 엄마는 예쁘게 화장도 못 하셨을 텐데, 그 시간들을….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알지도 못했고 엄마에게 고맙다고 한마디 하지 못했다. 이제는 아는데, 엄마가 나를 얼마나 힘들게 애지중지 키워주셨을지 이제는 아는데,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할 엄마가 없다.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나중에 나중에 효도를 하려고 생각하고 미루면, 그때는 이미 부모님은 우리 곁에 안 계신다는 말이 떠오른다. 오늘은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한번 꼭 안아드리고 손 한번 꼭 잡아드리면 어떨까?
지안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정말 그래요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맘을 알게되네요~
엄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