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기업 옥시, 사과 받으러 간다"
"살인기업 옥시, 사과 받으러 간다"
  • 윤지아 기자
  • 승인 2015.05.18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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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킷벤키저 런던본사 항의방문단, 영국으로 출국

 【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VICTIMS OF HUMIDIFIER DISINFECTANTS(가습기살균제 희생자).' 이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사진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유독 아이들의 사진이 가장 많았다.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플래카드에 접하는 영국 사람들은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이 플래카드를 들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18일 영국행 비행기를 탔다. 지난 2011년부터 이슈화됐던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 유족들은 아직도 보상은 물론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이 마지막 호소처로 삼은 곳은 영국 런던. 가장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옥시 제품을 만든 레킷벤키저 본사를 직접 나섰다. 레킷벤키저가 만든 가습기살균제 제품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 그리고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사과하라고 유족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아시아산재및환경피해자네트워크 소속 회원 5명으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 살인기업 레킷벤키저 런던본사 항의 방문단은 18일 인천공항에서 영국 출국 전 기자회견을 갖고 최악의 환경참사를 일으킨 '살인기업' 레킷벤키저를 규탄하고 책임을 촉구했다.

 

백도명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공동대표 강찬호 씨 등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18일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에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항의 방문 차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백도명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공동대표 강찬호 씨 등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18일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에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항의 방문 차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피해자 유족보다 한 시간 빠른 비행기로 출국하는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 대표 백도명 교수는 "피해자는 있지만 책임지는 이 하나 없는 이상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영국으로 떠난다"며 "반드시 기업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나라 세정제품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책임을 피하는 옥시를 피해자들이 직접 찾아간다"고 말한 후 출국 길에 올랐다.


9살 난 딸아이, 강나래 양과 함께 영국행을 결정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살인기업 옥시는 피해자들을 제대로 만나준 적이 없다. 공개사과는커녕 공식적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가습기살균제 기업을 강하게 규탄했다.


"국내에서 아무리 항의해봤자 옥시 한국 법인은 영국 본사 움직임에 따라 움직인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직접 피해자 대책요구와 사과를 받으러 떠난다. 오는 19일부터 22일 나흘간 조금 벅찬 일정이지만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옥시 항의 방문을 할 예정이다. 국회의사당이나 영국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 촛불집회도 불사할 생각이다. 영국을 떠나 국제사회에 알리고 사과와 대책을 요구할 것이다. 영국방문이 헛되지 않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강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어린나이에 원인미상 간질성 폐질환을 앓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나래를 위해서라도 직접 사과를 받고 대책을 요구 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옥시 항의 방문에 함께하는 또 다른 피해자 대표 김덕종 씨는 가습기살균제로 첫째 아이를 잃었다.


"자비로 영국을 방문한다.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이슈가 됐지만 지금은 시간이 지나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간다. 이번 영국방문을 시발점으로 피해보상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


가습기살균제로 아내를 잃은 맹창수 씨는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을 위해 나선다"며 "작은 불매운동부터 시작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맞설 생각"이라고 카메라 앞에 섰다.


맹 씨는 "살아보겠다고 갖은 노력을 하고 발버둥을 쳤지만 결국 생을 마감한 아내를 위해 떠나는 길이다. 영국본사를 방문하는 피해자들을 잊지 말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공동대표 강찬호 씨와 가습기살균제 피해 생존자인 딸 나래(9) 양,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 자녀를 잃은 김덕종(모자 쓴 이) 씨, 옥시싹싹을 사용하다 임신한 아내를 잃은 맹창수 씨 등 피해자 가족들이 18일 인천 영동도 인천공항에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항의 방문 차 출국하기 위해 출국장으로 나서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공동대표 강찬호 씨와 가습기살균제 피해 생존자인 딸 나래(9) 양, 옥시싹싹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 자녀를 잃은 김덕종(모자 쓴 이) 씨, 옥시싹싹을 사용하다 임신한 아내를 잃은 맹창수 씨 등 피해자 가족들이 18일 인천 영동도 인천공항에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항의 방문 차 출국하기 위해 출국장으로 나서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영국 항의방문단이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사이, 국내에서도 끊임없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될 예정이다.


또한 환경보건시민센터 임흥규 팀장은 국내에 남아 사망자 추모 및 기업 책임을 촉구하는 1인시위 등 국내캠페인을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사망자 142명을 기리기 위한 1인시위는 항의 방문단 출국일부터 142일 동안 광화문과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앞에서 매일 평일 오후 12시마다 진행된다.


임흥규 팀장은 "국민들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사건은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고 지금까지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오늘까지 총 142명의 피해자가 나왔지만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임 팀장은 "피해자 가족들이 영국을 방문하는 1차적 목적은 사과"라며 "국내에서는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직접 호소하러 나선다. 살인 기업에 사과를 듣는 것이 제일 큰 목적이다. 피해자 4주년을 앞두고 있다. 영국 옥시 본사는 반드시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백승목 대변인은 "큰 아이가 옥시 가습기살균제 제품으로 인해 사망했다"며 굳게 다문 입을 어렵게 뗐다.


"옥시는 다국적기업이자 우리나라에서 세정제품 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아마 가정집에 옥시제품 없는 집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옥시는 우리나라 국민 140명을 죽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해결은 물론 가해자 사과도 없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계속해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백 대변인은 "피해자들이 있는데 정부는 왜 가만히 있고, 가해자인 옥시는 왜 사과하지 않는지 비상식적"이라며 "비상식적 사회를 상식적 사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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