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만 5세 아이는 똑같은 과정으로 배우게 된다. 바로 만 5세 누리과정(만 5세 공통과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 5세 누리과정의 주요 내용은 무엇일까?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 1층 강당에서 공청회를 열어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만 5세 누리과정’의 시안을 발표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400석 규모의 강당에 800여 명의 어린이집 및 유치원 관계자들이 참여해 만 5세 누리과정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만 5세 누리과정’은 만 5세 아이에게 필요한 기본 능력과 바른 인성을 기르고 민주 시민의 기초 형성을 목적으로 신체운동,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 등 5개 영역, 170여개의 세부내용으로 구성됐다.
이날 토론에 나선 숙명여자대학교 서영숙(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이미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만 5세 아이에 대해 공통과정을 제공하는 것은 초등학교 의무교육이 시작되기 1년 전부터 출발점의 평등을 국가가 보장하는 것”이라며 “통합과정은 관련 당사자들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벗어나 유능한 국가인적자원의 미래에 대한 기성세대의 고민과 사회적 합의의 결과”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 “만 5세 누리과정의 성공적인 실행은 유아의 행복하고 유능한 성장발달을 최우선에 두고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과 현장 및 학계, 학부모의 의견을 수용해 파트너로서 수용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대학교 김영옥(유아교육과) 교수도 “어렵게 도출한 누리과정(안)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애정으로 잘 다듬어가야 한다. 우선 만 5세 만이라도 유아교육·보육선진화를 실현하려는 대의를 향해 구성원 모두의 동참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5세 누리과정의 영역 구성에 대해서는 비판 의견이 적지 않았다. 김영옥 교수는 “현재의 안은 5개 영역, 20개 내용범주, 63개 내용, 147개의 세부내용으로 그 양이 다소 많다. 또한 5개 영역의 명칭에 대해 종합적으로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육 현장의 목소리도 전문가와 다르지 않았다. 신경은 한송이유치원 원장은 “영역 명칭이 적절하지 않고 세부 내용의 양이 너무 많을뿐더러 내용과 세부 내용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세부 내용들이 중복된 것과 불필요한 것들은 조정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상임대표는 “유치원의 5개영역, 보육의 6개 영역이 통합되다 보니 부처 간 이해관계 때문인지 보육과정 명칭을 적당한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또 영역별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취학 전 아동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에게도 부담과 혼란을 줄 수 있고 학부모가 이해하기도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만 5세 누리과정’의 5개 영역에서 ‘기본생활’이 빠진 것을 두고도 비판 의견이 나왔다. 이인혜 현대열린어린이집 원장은 “기본생활을 5개영역에서 누락하고 대신 누리과정 전반에 녹여들게 교육을 한다 해도 한계가 있다. 영아기에 절대적으로 분리 강조할 수밖에 없는 기본생활 영역을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유일하게 학부모 대표로 토론에 나선 장미라 씨도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공보육의 수준 높은 질을 기대한다. 다만 만 5세 공통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부분이라 생각하는 기본 생활 측면의 요소가 축소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5세 누리과정 제정(안)을 8월 말에 고시하고 2012년 3월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공동 적용토록 할 예정이다.
정책이 왔다갔다 하지 않고 잘 시행이 되어서 우리 아이들이 모두 혜택을 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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