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이웃에서 고기 먹는 친구로
미운 이웃에서 고기 먹는 친구로
  • 기고 = 이은진
  • 승인 2015.07.03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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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고 진솔하게 대화하니 갈등이 눈 녹 듯

[연재] 층간소음 갈등해결 노하우 공모전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문제는 대부분의 층간소음이 아이들이 뛰거나 걷는 데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아이들과 이웃이 함께 행복하려면 부모가 층간소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 베이비뉴스는 국토교통부와 알집매트 후원으로 '층간소음 down 이웃행복 Up' 층간소음 줄이기 연중캠페인을 진행한다.


층간소음 때문에 아랫집이랑 많이 다투고 힘들었어요. 진솔하게 다가섰더니 이제는 함께 고기를 먹는 친구가 되었답니다. ⓒ이은진
층간소음 때문에 아랫집이랑 많이 다투고 힘들었어요. 진솔하게 다가섰더니 이제는 함께 고기를 먹는 친구가 되었답니다. ⓒ이은진


신혼 초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던 층간 소음. 하지만 바로 아이가 들어섰고, 아이가 점점 커가며 걷고 뛰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랫집과의 갈등은 시작되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저희는 피의자가 되었죠.


아들 녀석이 육중한 몸으로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장난감 던지기에 맛 들려서 비행기며, 장난감 트럭이며 장난감을 들어서는 냅다 바닥에 내동댕이를 치니~ 아랫집에서 경비실에 항의를 하고, 또 경비실은 인터폰으로 조용히 해 달라 계속 연락이 왔습니다.


정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저희 아이가 시끄럽게 해서 일어난 일이니 저는 정말 죄송하다고 연신 굽실굽실했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해서 아이를 데리고 친정집에 가 있기도 하고 놀이터에 나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그랬어요.


하필이면 아랫집 주인장이 직장 생활을 안 하는 전업주부인지라 참 힘들더라고요. 자기도 아이들 키우면서 너무한다는 생각도 들고 야속하기도 했답니다.


아이는 점점 더 자라면서 활동량이 많아지고 하니 소파에서 뛰어내리기도 하고 공놀이를 한다고 쿵쿵대고, 저도 혼이 쏙 나갈 지경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 연락이 왔습니다.


매번 반복되는 일인지라 아이를 달래면서도 맘껏 뛰놀지도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이제 화내는 것도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구요. 저는 조심한다고 거실 바닥에 온통 매트를 겹겹이 깔고 하는데도 아랫집이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 같고 속이 상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제 몸이 이상이 생겼습니다. 복통이 심하고 아래로 뭔가 쏟아지는 느낌이 들더니 흰색 덩어리 같은 게 팬티에 쏟아졌습니다. 너무 놀라서 다니던 산부인과에 전화해 보니 내원하라고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제가 임신이 됐었는데 계류유산이 된 거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그 후 10일 후쯤 자연 배출로 2cm의 작고 여린 우리 아가도 나왔습니다. 그때의 충격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워낙 생리가 불규칙하고 두세 달 건너뛰기도 하는지라 임신했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아기 천사가 찾아왔는데 무심한 엄마는 그것도 모르고 스트레스만 가득 받다 아이를 놓쳐버렸네요. 그때 얼마나 울고 또 울었는지 몰라요.


첫아이 돌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층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내 집에 다리 쭉 펴고 누워 쉬지도 못하는 형편인지라……. 정말 도저히 이대로는 못살겠더라구요. 아랫집과 대판 싸우든 아님 내편을 만들든 무슨 수를 내야 겠더라구요. 아직 이사 갈 형편도 안 되었기에 어떻게든 돈을 모아 큰집으로 이사 갈 때까지는 버텨야 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사과 한 상자를 사가지고 아랫집에 아이를 데리고 찾아갔습니다. 왜 왔냐는 식의 눈짓을 하기에 제가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 좀 하자고 하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서로 아이 키우는 입장인데 조금만 이해해 달라고 하며 사실 몇 달 전 유산한 가슴 아픈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제가 그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쏟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자기 입장만 내세우고 계속 항의 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도 낮에는 취미생활도 하고 운동도 하겠다고! 집을 자주 비울 테니 낮에는 아이가 좀 뛰어 놀아도 좋다고요. 마음 편히 하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그 후로 아랫집과는 정말 친하게 지내게 되었어요.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아랫집에서 맛있는 것도 해먹고, 서로 좋은 게 있으면 나누고 하는 좋은 이웃이 되었답니다.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해보는 게 정말 좋은 시도였음을 뒤늦게야 깨달았어요. 이웃을 원수로 삼지 말고 내 벗

으로 삼으면 되는 것을 왜 늦게 깨달았을까요. 그렇다고 친하다고 함부로 하는 건 절대 안 되는 일이겠죠.


아이가 너무 뛰거나 그러면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맘껏 뛰게 하고 집에서는 책과 유아용 동영상이나 영어 동영상등을 보여주고, 그림 그리기, 종이 오리기, 그리고 종이접기 등 최대한 앉아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하게끔 유도했습니다.


공놀이나, 쿵쿵 뛰는 놀이는 최대한 바깥에서 해주며 에너지를 맘껏 발산하게 해주고 엄마 아빠가 꼭 붙어서 함께 해주니 아이도 천방지축 날뛰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6년을 꼬박 살고 저희는 단독 주택을 지어 이사했습니다. 저희 이사 나올 때 아랫집 언니가 그러더라구요. "이사 가서는 이제 눈치 볼일 없이 맘껏 뛰어도 되겠다. 나 너무 미워하지마"라구요. 우리는 이제 너무 친해져서 제가 이사하고도 함께 고기 구워먹고 노는 사이가 되었어요. ^^ 저희 집에 초대해서 고기파티 하는 모습 인증합니다.


*베이비뉴스가 진행하는 층간소음 갈등해결 노하우 공모전에 당선되신 분들에게는 층간소음을 줄여주는 알집매트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공모전 참여 안내는 베이비뉴스 카카오스토리채널(http://kakao.ibabynews.com)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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