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불임)은 왜 생기는 걸까요?
난임(불임)은 왜 생기는 걸까요?
  • 칼럼니스트 이희준
  • 승인 2015.07.11 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0대 이후 임신성공률 10% 넘지 못해요

[연재] 이희준 교수의 난임클리닉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이희준 교수. ⓒ이희준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이희준 교수. ⓒ이희준
2013년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서울인구의 평균초혼연령은 남자 32.6세, 여자 30.4세이고, 평균초산연령은 31.5세, 평균출산연령은 32.4세로 나타나고 있으며, 더욱 큰 문제는 그 추세가 점점 더 고령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초혼연령 상승의 원인은 남녀 모두 학력이 높아져 경제활동 참가 진입 시점이 늦어짐과 동시에, 청년층의 경제력 및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그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하겠다.

 

임신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 (factors) 두 가지 뽑으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의 나이'이며 그 다음은 '난임의 기간'이다. 난임의 원인은 남녀가 각각 절반씩 차지하고 있으나 원인과 상관없이 임신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나이가 젊을수록, 그리고 난임의 기간이 짧을수록 임신의 확률은 높다. 이렇듯, 우리나라 인구의 초혼연령이 점점 고령화되는 추세는 난임 부부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난임(불임, infertility)의 정의는,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연령의 건강한 남녀가 결혼하여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년 동안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을 때를 말하며, 이전에 한 번도 임신을 경험하지 못한 경우를 원발성 난임, 이전에 임신의 경험이 있지만 그 이후 기간에 위 난임의 정의에 해당하는 경우를 이차성 난임이라고 한다. 정상 부부에서 일회 생리주기에 임신이 될 확률을 수정능(fecundability)이라 하는데 그 확률은 약 20-25% 내외이며, 결국 피임을 하지 않으면 1년 내에 자연 임신할 확률이 약 85~90% 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난임 부부의 빈도는 얼마나 될까? 200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난임 발생률은 13.5% 정도라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난임 발생률은 그 빈도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현재는 2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난임의 원인은 남성측 요인이 40%, 여성측 요인 40%, 양측 원인 10%, 원인 불명 10% 정도를 차지한다. 남성측 요인이 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보조생식술과 같은 적극적인 난임 치료 (인공수정,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 난자내 정자주입술)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난임 부부의 원인을 조사할 때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함께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의 정자가 필요한데,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남성 요인의 난임이 증가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정자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 보고도 있다.

 

여성 요인의 난임에서 가장 흔한 경우는 난소의 이상으로 그 중 첫 번째는 배란 장애인데, 이는 전체 여성 난임의 30~40%를 차지한다. 전체 여성에서 무배란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알려져 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 역시 그 발생 빈도가 증가 추세에 있는 매우 흔한 여성 질환군으로 2-3개월 동안 생리가 없거나 생리주기가 매우 불규칙한 경우에는 이를 의심하고 가까운 산부인과 또는 불임전문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있겠다. 난소의 이상으로 두 번째는 난소 기능의 저하를 꼽을 수 있는데 이는 고령 등의 이유로 난소 예비능이 감소하여 난임을 유발하는 경우이다. 그 다음으로 흔한 여성 난임의 원인은 난관 또는 복막 요인의 난임이며 약 30~35%를 차지한다. 자궁내막증이 있거나, 골반내 염증 또는 골반 및 난관 수술의 과거력이 있는 여성에서 난관 손상이 발생해 난관폐쇄가 초래되어 난임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난관손상의 절반 정도에서는 위험인자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무증상의 클라미디아(Chlamydia)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세 번째로 흔한 원인은 자궁 또는 자궁 내막의 원인으로, 전체 난임 부부의 15% 정도를 차지한다. 자궁 내막은 배아가 착상된 후 임신이 지속되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가임기 여성에서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 용종 같은 질환과, 이전 자궁내막소파술 같은 수술에 의한 자궁내막 유착 등이 수정 또는 착상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

 

임신의 과정은 매우 복잡하여 아직도 그 기전 중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정자와 난자가 난관에서 만나 수정된 후 자궁내막에 착상하고 이후 임신 조직들이 발생과 태아의 성장을 통하여 결국 분만의 과정에 도달하기까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게 조절되는 기전들이 관여한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통한 성공적인 임신과 출산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인 두 가지는 앞서 말하였듯이 여성의 나이와 난임의 기간이다. 결혼 후 1년간 정상적 부부관계 후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지체하지 말고 조기에 가까운 난임(불임) 전문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요즘 난임(불임)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분들 중에는 고학력과 늦은 나이의 사회진출 및 직장생활로 인해 30대 후반의 늦은 결혼과 이후 40대가 거의 다 되어, 혹은 40대가 넘어서 임신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하지만 40대 이후에는 보조생식술을 이용하여도 평균 임신율은 10%를 넘기기가 힘들다. 점점 증가하는 만혼의 사회적 여건을 고려한다면, 30대 후반이후의 늦은 결혼의 경우에는 결혼 후 꼭 1년이 아니어도 그 이전에 임신을 위해 난임(불임) 전문 병원을 방문하여 임신을 위한 검사들을 미리 시행하고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난임의 극복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칼럼니스트 이희준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산부인과 전공의, 생식내분비(불임) 임상강사 수료 후 현재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여성의학연구소(불임센터)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들의 즐겨찾기 베이비뉴스, 카카오스토리(바로가기)와  페이스북(바로가기)으로도 만나보세요.

【Copyrights ⓒ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 보도자료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