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대디가 생각하는 남성의 일·가족 양립이 어려운 이유
워킹대디가 생각하는 남성의 일·가족 양립이 어려운 이유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9.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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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양립? 노동시간 줄이고, 제도사용 높여라"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서울시 30~40대 워킹대디(Working Daddy, 일하는 아빠)들은 남성의 일·가족 양립이 잘 안 되는 이유로 ‘노동시간이 길고 업무량이 많으며, 제도는 있어도 직장에서 사용이 어려움’을 꼽았다.

 

서울시는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서울시 30~40대 만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개별면접 조사를 통해 실시한 ‘서울시 3040워킹대디 일·가족 양립 실태 및 정책 수요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 맞벌이 아빠, ‘평균 9시간 이상 근로, 주 평균 약 2회 야근, 1회 회식’

 

서울시의 30~40대 워킹대디 중 맞벌이 남편은 평균 아침 7시 32분경 집을 나서 약 53분 걸려 출근해 회사에 8시 25분쯤 도착한다.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시간 14분이고, 1주에 평균 약 2회 야근(1.8회), 1회 회식·모임이 있어 1주일에 3일은 정시퇴근을 하지 못한다. 휴일근무는 월 평균 약 2회(1.7회) 하고 있다.
 
맞벌이 남편의 하루 평균 생활시간은 ▲자녀돌봄 1시간 19분 ▲가사참여 47분 ▲개인 여가 1시간 7분 등으로 아내에 비해 근로시간은 약 1시간 많지만 자녀돌봄과 가사참여는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맞벌이 아내의 하루 생활시간은 ▲근로시간 8시간 5분 ▲자녀돌봄 2시간 11분 ▲가사참여 1시간 33분 ▲개인 여가시간 1시간 4분이다.

 

또 남편이 집에서 많이 하는 일은 ▲분리수거(42.3%) ▲자녀와 놀아주기(41%) ▲청소(39.6%)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복수응답)

 

3040 워킹대디가 주로 하는 집안 일은 분리수거, 자녀와 놀아주기, 청소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3040 워킹대디가 주로 하는 집안 일은 분리수거, 자녀와 놀아주기, 청소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 일·가족 양립 장애 요인 1위 “노동시간 길고 업무량 많아”

 

남성의 일·가족 양립이 잘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노동시간이 길고 업무량이 많아서’가 48.5%로 가장 높았고 ▲제도가 있어도 직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분위기(24.5%) ▲직장내 지원제도가 부족(10%) ▲육아휴직할 경우 소득감소(8.3%) ▲제도를 잘 몰라서(4.9%) 등의 순으로 답했다.

 

실제 ▲배우자 출산휴가제 ▲육아휴직 ▲시차출퇴근제 등  일·가족 양립을 위한 여러 제도가 직장에 도입돼 있지만 워킹대디들의 사용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 워킹대디 92.5%, “불필요한 야근 등 노동시간 감소 원해”

 

일·가족 양립을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는 10명 중 9명 이상(92.5%)이 ‘단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초과·잔업·야근 감소(37.9%) ▲직장 상사 및 관리자의 인식 개선(26.5%) ▲유연근무제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20.9%) ▲업무량의 감소(14.7%)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500인 이상의 업체 종사자(95.2%), 9인 미만 업체 종사자(93.0%)에서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답이 높게 나타나 이들 업체 근로자의 노동시간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 “배우자 출산휴가 유급 7일, 육아휴직급여액은 통상임금 70% 원해”

 

배우자 출산휴가의 경우 조사대상 1000명 중 약 절반(48.3%)이 사용한 경험이 있고, 평균 사용일수는 연차휴가 등을 포함해 6.1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로 ▲휴가 사용으로 인한 업무 공백 발생(32.3%) ▲출산휴가 사용에 대한 부정적 시선(21.5%) ▲동료들의 업무 부담(19.4%)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현행 배우자 출산휴가제도는 배우자가 출산하면 최소 3일~최대 5일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3일은 유급, 2일은 무급이다.

 

현재 최대 5일인 배우자 출산휴가기간의 경우 10명 중 3명 이상(34.3%)이 7일을 가장 선호했고, 뒤를 이어▲30일(23.6%) ▲14일(22.1%) ▲5일(20.0%) 순으로 희망했다. 유급기간은 현재의 3일에서 7일(32.2%) 및 5일(31.9%)로 늘리기를 원했다. 

 

육아휴직의 경우 조사대상자 중 약 15%(15.3%)가 사용 경험이 있고, 휴직기간은 10명 중 약 6명(60.8%)이 1~3개월 미만인 것으로 응답했다.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소득 감소가 28.8%로 가장 높고 ▲동료의 업무 부담(25.4%) ▲근무평정 불이익(17.8%) ▲부정적 시선(1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제도는 만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자녀양육을 위해 신청하는 제도로, 부모가 각각 1년씩 총 2년 사용가능하고, 휴직기간동안 급여는 통상임금의 40%(상한 100만 원)를 지급받을 수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 이용 활성화를 위해 의무적으로 휴가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10명 중 약 6명(60.7%)이 ‘매우 효과가 클 것’이라고 답했다. 또 10명 중 5명(52.2%)은 ‘현재 총 2년(부부 합산)인 육아휴직기간을 유지한 채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선호했고, ‘휴직 기간을 줄이는 대신 휴직 급여액(통상입금의 40%, 상한 100만원)을 높이는 방안’도 47.8%나 나왔다. 

 

기간을 줄이는 대신 휴직급여액을 높일 경우 희망휴직기간은 평균 13.2개월(자녀 1인당 부부합산)로 나타났고, 휴직급여액은 10명 중 7명 이상(71.3%)이 ‘통상임금의 70%’를 선호했다.

 

3040 워킹대디가 바라는 지원은 노동시간은 줄이고, 배우자출산휴가는 높이고, 육아휴직급여는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3040 워킹대디가 바라는 지원은 노동시간은 줄이고, 배우자출산휴가는 높이고, 육아휴직급여는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 “일·가족 양립 위해선 출·퇴근 시간 조정, 근로공간 자율성 보장해야”

 

일·가족 양립을 위해 매우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본 유연근무제의 유형에 대해서는 시차 출·퇴근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총 근로시간을 유지하고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38.2%로 가장 높게 나왔고, 재택근무, 스마트워크 등 ‘근로공간의 자율성 보장’도 34.4%를 차지했다. 반면 ‘소득이 줄더라도 근로시간에 비례해 임금을 받는 근로시간 단축’은 19.8%로 낮게 나왔다.

 

직장에서 운영 중인 가족친화 문화제도로는 ▲정시퇴근(66.7%) ▲가족 휴양시설 제공(51.3%) ▲가족건강검진 지원(43.1%) ▲장기근속휴가 지원(42.1%) ▲가족초청행사(32.6%) 등이 있고(복수응답), 10명 중 약 6명(62.4%)이 ‘이러한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직장 내 가족친화 문화제도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은 ▲경영진과 중간관리자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59.1%) ▲사회적으로 남성의 양육참여에 대한 인식 개선(24.2%)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11.8%) 등의 순이었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일·가족 양립 관련 법과 제도는 있지만 ‘3040 워킹대디 조사’에서도 알 수 있 듯 현장에서는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일하는 아빠들이 일과 가족 생활의 균형을 찾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워킹대디의 현실을 반영한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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