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피로를 이기는 방법
워킹맘의 피로를 이기는 방법
  • 칼럼니스트 김보영
  • 승인 2015.09.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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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시간을 가지세요

[연재] '솔이 엄마' 김보영 아나운서의 워킹맘 다이어리

 

최근 한 육아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제게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 답을 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출근하는 시간이요!” 저의 솔직한 대답에, 기자와 저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참을 웃었습니다.

 

아침 시간은 늘 전쟁입니다. 기껏해야 토스트에 계란 프라이, 김치 볶음밥 정도의 소박한 차림이지만 식사 준비에다 두 딸내미를 씻기고 입히는 일은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요합니다. 물론 이 시간이 정신없기는 전업주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일하는 엄마들은 여기에다 본인들 출근 준비까지 더해지다보니 조금 더 바쁜 것이지요. 물론 아가씨일 때처럼 무엇을 입을까 고민 하거나, 거울을 들여다보며 매무새를 점검할 여유 따위는 없습니다. 화장이라고 해 봤자, 수분 크림에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고, 어제 입었던 바지와 티셔츠에 재킷만 바꾸어 걸치는 게 전부이지요. 어차피 퇴근하고 근사한 곳에서 저녁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닌데요, 그런 건 이미 신경도 안 쓴지 오랩니다.

 

아이들의 책가방에 준비물가방, 거기에 제 핸드백까지 둘러매고 부산스럽게 집을 나선 뒤, 아이들을 어린이집과 학교에 각각 데려다 주고나면, 그제야 겨우 숨을 고르며 하늘을 한번 올려다봅니다. 차장 밖으로 보이는 맑고 높은 하늘, 가을 아침의 공기향이 알싸합니다.

 

자, 지금부터 사무실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달콤한 혼자만의 시간입니다. 집(분당)에서 회사(여의도)까지는 대략 1시간.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혼자만의 생각에 잠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저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유튜브(youtube)’와 함께 합니다. 운전을 해야 해서 영상은 볼 수 없으니 소리만 듣는 데, 주로 BBC의 그래함노튼 쇼나, NBC의 엘렌 쇼, 지미펄론 쇼 등  제가 좋아하는 배우나 유명인이 등장하는 토크쇼를 애청합니다. 영어공부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지요.

 

퇴근 후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저녁식사 준비에 집안 청소에, 다시 눈 코 뜰 새 없습니다. 솔이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숙제며 공부며 봐 줄 것들이 많거든요. 일하는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 교육에 소홀하고 싶지 않은 까닭도 있겠지요. 한편 엄마와 온종일 떨어져 있었던 진이는 부산스레 저녁을 준비하는 제 옆에 붙어 함께 놀자고 보챕니다. 밥주걱을 든 채 주방과 아이 방을 오가며 식사 준비와 소꿉놀이를 하다보면, 어느 게 진짜고 어느 게 놀이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이렇게 온 종일 에너지를 쓰다 보니 피곤하다는 말이 버릇처럼 튀어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나의 수고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문득 서러워지기도 하고요.

 

이럴 땐 온전한 '나만을 위한 시간을' 찾는 것이 특효약입니다. 만일 저처럼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어떻게든 자투리 시간을 만들어 볼 것을 권합니다. 늦은 저녁, 아이들을 재우는 것은 남편에게 맡기고, 근처 커피숍으로 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은 어떨까요. 현재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유행이 지난 영화를 노트북에 다운받아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워킹맘이 가장 피로도를 느끼는 순간이 바로 '퇴근 후 저녁상을 차릴 때'라고 하지요. 그럴 때는 일주일에 두어 번은 외식을 하거나, 반찬 가게의 힘을 빌리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당연히 집에서 정성껏 만든 음식보다야 못하겠지만 그 대신 엄마의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힘으로 가족들과 더 정다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결코 아깝지 않은 기회비용이 될 것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세요. 모든 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도 밀어버리세요. 슈퍼맘의 부담을 내려놓을 때 보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보영은 두 딸 솔이와 진이의 엄마이자 국회방송 아나운서로 <투데이 의정뉴스>, <TV, 도서관에 가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육아서 <대한민국 대표엄마 11인의 자녀교육법>을 내고 워킹맘을 위한 강연 및 기고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워킹맘 다이어리에 하고 싶은 이야기나 조언,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메일(bbopd@naver.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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