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와 아기, 남편까지 행복한 자연출산
산모와 아기, 남편까지 행복한 자연출산
  • 정리=강석우 기자
  • 승인 2011.09.14 14: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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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자연출산 편

유도분만과 제왕절개로 대표되는 우리의 출산 현실,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약물의 도움 없이 아이를 출산할 수는 없는 것일까? 신생아실 없는 산부인과로 유명한 ‘메디플라워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www.mediflower.co.kr) 정환욱 원장의 도움을 받아 자연출산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봤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는 매회 새로운 주제로 찾아온다.

 

메디플라워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에서 자연출산으로 아기를 낳은 한 부부가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디플라워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
메디플라워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에서 자연출산으로 아기를 낳은 한 부부가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메디플라워산부인과·자연출산센터

 

Q. 자연분만과 자연출산은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연분만과 자연출산은 각각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많은 분들이 제왕절개를 하지 않으면 다 자연분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분만과 자연출산은 좀 다른 개념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출산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 입니다. 분만(分娩)은 영어로 ‘delivery’라고 하고 기본적으로 산모의 몸에서 아이를 나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주체는 현대 병원 출산 환경에서는 의사가 됩니다. 의사가 안전하게 산모의 몸에서 아이를 빼 낸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출산(出産)은 영어로 ‘birth’라고 하고, 산모와 남편이 주체가 돼 그들만의 행복한 출산 준비를 통해 아기가 세상에 나온다는 의미에 초점을 둡니다. 어떻게 보면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출산의 주체를 누구로 보느냐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분만대는 이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자연적인 상태에서 산모는 본인이 편한 자세 즉, 쪼그리거나 기대거나, 무엇을 잡고 안는 자세를 취해보며 자신에게 맞는 출산 자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만대에서는 오로지 천정을 보고 눕는 한 자세만 취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이 자세는 의료진이 아기가 나오는 모습을 잘 보고, 아이를 받을 수 있는 자세입니다.

 

의료진들은 분만대에서 회음절개나 태반 처지 등의 의료 행위를 하게 됩니다. 분만에서의 출산의 주체는 의료진이나 주변 사람들이기 쉽습니다. 이에 비해 출산에서의 주체는 철저히 아기와 엄마입니다. 아기가 나오는 방법과 시간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시간과 방법을 존중해 줍니다. 기다려 줍니다.

 

Q. 자연출산의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첫째, 산모에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큰 유익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연출산을 하는 산모들은 회복 속도가 빠릅니다. 대부분의 자연출산에서는 불필요한 약물 사용이나 회음절개와 같은 시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 병원에서 출산하는 산모들은 거의 대부분 출산 다음 날 아기를 안고 집으로 갑니다.

 

그리고 요즘 많은 분들이 염려하는 산후풍이 거의 없습니다. 산후풍은 현대의학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병으로써 사실 산전과 출산 당시, 출산 후 산모의 스트레스로 인한 분비계통이나 혈액 순환 계통 이상으로 생기는 현상입니다. 평온한 상태로 자연 출산을 하게 되면 산모의 신체에 큰 이상을 주지 않기 때문에 산후풍이라고 불리는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육체적인 유익 뿐 아니라, 산모는 진통과 출산 시 옥시토신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분비돼 엄청난 성취감과 모성애를 갖게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심각하게 대두되는 산후 우울증도 자연 출산을 한 산모들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둘째, 아기에게 큰 유익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기는 평화로운 출산을 경험하게 됩니다. 르봐이예 박사는 <폭력없는 출산>에서 분만실의 소음, 밝은 조명, 성급한 의료 행위 등이 아이에게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자연출산으로 태어나는 아기는 대부분 출산 후 엄마 품에 안겨 자궁 속과 같은 환경을 유지하게 됩니다. 탯줄도 태맥이 없어지기 전까지 자르지 않습니다.

 

자연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상당히 안정돼 있고, 엄마와의 결속(bonding)과 이후 양육 과정에서 안정 애착(secure attachment)를 잘 형성합니다. 저는 부모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바로 이러한 평화로운 출산(gentle birth)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셋째, 남편이 변하고 가정이 회복됩니다. 저희 병원은 남편이 함께하는 출산을 권장하고 산전 교육을 남편이 같이 받고 있습니다.

 

남편이 출산의 동반자로 아내를 격려해주고, 진통에서 출산까지의 전 과정을 함께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부 관계가 더욱 돈독해 지고, 특히 출생의 모습을 보는 남편은 자신의 탄생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고 대부분 감격의 눈물을 흘립니다. 아내와 함께 아기를 낳았다는 ‘전우애’가 느껴지고 이후 양육과 육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의사인 저도 자연출산을 진행하며, 제 자신 안에서 치유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고, 우리 가족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Q. 자연출산이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며 일반 병원에서의 분만과 다르게 진행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먼저 산전검사와 더불어 저희는 교육을 강조합니다. 4주 12시간 정도의 교육을 통해 몸과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하게 합니다. 이 과정에서 둘라와 협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단 진통이 시작되면 둘라나 조산사와 통화하며 진통 상황을 체크하고 될 수 있으면 집에서 오래 있다가 오게 합니다. 다른 어느 곳보다 집이 편안하게 진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입니다. 진통 시 남편 혹은 둘라가 진통을 경감할 수 있는 마사지나 걷기 방법을 해 줄 수 있도록 미리 교육합니다.

 

병원에 도착하면 정맥 주사를 맞지 않고, 관장, 제모 등을 하지 않습니다. 태동검사를 하고 내진을 하는데, 이후 불필요한 내진은 하지 않습니다. 진통은 산모가 원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자세를 취하면서 할 수 있게 배려합니다. 물속에서 진통할 수도 있고 의자에 안자서도 할 수 있습니다.

 

이행기로 접어들어 아기가 나오는 단계가 되면 회음절개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아기 머리가 보인 후에도 손이나 기타 도구를 써서 아기를 빼내지 않습니다. 진통의 흐름에 따라 아기가 스스로 나올 수 있게 기다려 줍니다.

 

아기가 나오면 엄마 뱃속에 올려놓고 엄마와의 결속(bonding)의 시간을 갖게 합니다. 태맥이 사라지기 전에 탯줄을 자르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탯줄은 아빠가 자르게 합니다. 탯줄을 자른 후 아빠로 윗옷을 벗고, 살을 대며 아이를 안게 해 줍니다.

 

태반이 나오는 후산도 서두르지 않고 진행합니다. 태반은 대개 1~2시간 내로 나오지만 하루 이상 걸려서 나 올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가 되든지, 태반을 뺀다거나 손으로 누른다던지 하지 않습니다.

 

후산이 다 끝나고 아빠와의 교감도 다 이루어지면, 몸무게나 기타 필요한 측정을 하고 다시 엄마에게 아기를 돌려줍니다. 엄마와 아기에게 이상이 없는 대부분의 경우 모자 동실을 하고 거의 대부분 다음 날 아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아기는 태어난 후 어떤 바늘로도 찔리지 않습니다. 비타민 K도 주사로 주지 않고 시럽으로 줍니다. 아이가 받는 처지는 몸무게와 키, 머리둘레를 재는 것뿐입니다. 그 이후 엄마 품안에 안겨 바로 모유수유를 하게 됩니다.

 

Q. 자연출산의 종류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각 종류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연출산 방법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르봐이예 분만입니다. 수중 출산도 자연출산의 한 종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르봐이예 분만은 르봐이예의 「폭력 없는 출산」에 기초해 출산 환경을 엄마의 자궁 속 환경과 같이 만들어주자는 철학에 기초합니다.

 

조명을 낮추고, 아이가 태어나면 물에 넣어주고, 탯줄을 바로 자르지 않고, 아이를 엄마 배위에 올려 줍니다. 수중 출산은 미셀 오당 박사에 의해 보편화 됐습니다. 산모는 따뜻한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완하며 진통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기는 양수와 비슷한 물속 환경으로 나와 출산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편안하게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자연출산은 분만법은 아닙니다. 위의 분만법을 시행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약물을 사용하거나 여러 가지 의료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미셀오당 같은 분들이 말하는 진정한 자연출산은 아닐 것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연출산을 하기 위해서는 의사나 의료진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산모와 아기를 믿고 모든 출산의 순간에서 이들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정말 응급 상황에서만 의료적인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분명한 소신을 가져야 합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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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m**** 2011-10-05 20:07:00
이제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전 재왕절개와 자연 분만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자연 출산과 자연분만으로 또 나뉘는 군요..
자연출산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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