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바뀌면 어린이집도 바뀌어요"
"부모가 바뀌면 어린이집도 바뀌어요"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10.22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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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육인의 날 기념 ‘행복한 아이, 함께 키우기’ 토론회 개최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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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어린이집에서 연이어 터진 아동학대로 부모와 교사 간의 불신이 깊어졌다. 정부와 정치권은 보육교사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감독하는 방안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서울시는 해결책을 다른 관점에서도 찾기 시작했다. 보육 현장의 신뢰 회복의 키를 부모가 쥐고 있다고 보고, 부모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 것. 이를 위해 택한 방안은 부모 교육의 확대다. 내년부터는 예비부모와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서울 복지거버넌스 보육분과위원회가 주최한 ‘보육인의 날 행복한 아이, 함께 키우기-부모 교육의 중요성 및 의무화 준비를 위한 토론회’는 부모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마련하고, 교육을 강화할 방안을 찾는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회는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렸으며 보육교사와 부모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손석한 연세신경 정신과 원장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전가일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가 ‘함께 키우는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 정선아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는 이영미 분당 어린이카운슬린 소장, 최동기 신영창의 민간어린이집 학부모, 이경미 하니 가정어린이집 학부모, 김연정 하나푸르니 반포어린이집 보육교직원 대표가 참석해 각 분야를 대표해 의견을 제시했다.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아이를 키우는 데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여기서 부모란 생물학적 부모 외에 위탁 부모 등 부모의 역할을 하는 모든 이를 말한다.


손석한 원장은 “생후 6개월 이내의 영유아기는 기본적 신뢰와 안정을 형성하는 시기”라며 “이때 부모가 어떻게 아이를 돌보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인성이 좌우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를 지속해서 일관성 있게 돌봐야 아이가 사람을 신뢰하고 정서가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중요성을 모두가 공감하는 상태에서 고민한 문제는 “부모가 어떻게 어린이집의 보육에 참여하도록 하는가”였다. 참석자 대부분이 부모가 보육 현장을 이해하고 교사와의 접점을 넓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으로 부모의 참여를 꼽았기 때문.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어린이집 활동에 부모가 참여하려면 부모와 교사 모두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가일 교수는 “부모와 어린이집은 공통의 이해를 가진 관계다.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모가 보육 서비스를 받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주도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영미 소장은 “부모 모두가 전적으로 자녀 양육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고,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이경미 씨는 “보육정책에는 분명히 고객이 돼서 따져봐야 하지만, 보육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며 “보육교사를 서비스직을 대하듯이 하는 발언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보육교사인 김연정 씨는 부모의 참여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현상을 언급하며 부모가 아이에게 충분히 관심을 보이면 좋겠다고 밝혔다.


부모의 참여가 중요하지만, 무분별한 간섭과 참견을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전 교수는 “어린이집에 대한 참여와 협력은 존중을 바탕으로 한다. 교사와 상호작용할 때 교사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 내가 신뢰하지 않으면 아이가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모 교육은 부모가 보육 현장을 좀 더 이해하고, 활발히 참여하도록 마련된 것이다. 고광현 서울시 보육기획팀 팀장은 내년부터 시행하는 부모 교육 계획을 소개했다.


교육은 어린이집을 현재 이용하는 부모와 어린이집 대기자 둘로 나눠서 진행한다. 상설 교육장을 마련해 정기적으로 강좌를 열어 부모들이 오도록 할 계획이며, 아이가 있는 부모도 아이를 맡기고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 한다.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으로는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대기자 중 동점자에 한해, 교육을 이수한 부모가 먼저 어린이집에 입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에 이런 내용으로 지침을 개정해달라고 건의한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과연 이 교육에 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느냐’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어머니는 “아이 셋을 키우는데, 아이들이 다니는 교육기관마다 부모 교육 참석을 요구한다”며 현실적으로 모두 참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부모 대표로 토론한 최동기 씨 역시 “부모 교육에 참여하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근로 시간 단축 등 국가적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광현 팀장은 “부모님들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밝혔고, 정선아 교수는 온라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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