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사무총장 김미셸, www.sc.or.kr)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가 '사랑의 회초리'를 선거 홍보물에 사용해 체벌을 '사랑의 매'로 미화한다"며 중앙선관위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14일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해당 내용을 국민신문고에 진정했다.
문제가 된 홍보물은 얇은 나뭇가지로 만든 회초리가 사진 정중앙에 있고, "후원에 사랑을 담아"라는 표어가 써 있다. 표어 아래에는 "내가 낳은 자식에게 사랑의 회초리를 든 것처럼 내가 뽑은 정치인에게 후원의 회초리를 들어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홍보물을 설명하는 자료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회초리를 드는 심정"에 빗대어 "정치에 대한 적극적인 사랑을 표현"했다고 정리했다. 이 홍보물은 작년 9월부터 이용돼 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중앙선관위에 보낸 항의 서한에서 "사랑의 매(회초리)”라는 표현은 '자녀를 사랑한다면 자녀를 때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서 “체벌은 사랑이 아니라 아동에 대한 폭력이며, 심각한 아동학대로 이어지는 시작점이기 때문에, ‘사랑의 회초리’는 폐기돼야 하는 용어이지 중앙선관위가 앞장서서 유포할 용어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관인 만큼 이런 표현이 아동에 대한 폭력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실제 해당 홍보물이 발행된 이후 경상남도지역선거관리위원회와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역신문에 기고문을 통해 “부모의 사랑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회초리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가 회초리를 드는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중앙선관위가 해당 홍보물을 계속 사용하면 그 내용이 아동복지법에 반한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는 후속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개정된 아동복지법 5조 2항은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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