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알레르기의 이해와 대처
식품알레르기의 이해와 대처
  • 칼럼니스트 남기선
  • 승인 2016.03.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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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반응 보이면 정확한 진단과 전문가의 도움 받아야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같은 단체생활을 시작하면 크게 걱정되는 부분 중의 하나가 ‘급식’입니다. 좋은 재료로 잘 만들어줄까, 아이의 양에 맞게 줄까,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먹게 하는 건 아닐까 등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섭니다. 더욱이 ‘알레르기’ 때문에 아이에게 가려 먹여야 하는 음식이 있다면 그 걱정은 말할 수 없이 커집니다.


요즘에는 새 학기 초에 ‘식품 알레르기 실태 조사’를 실시해 교사들이 관리에 더 힘쓰고 있으나, 본능의 욕구에 충실한 어린 아이들일수록 이런 조절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 식품 알레르기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알레르기(allergy)는 그리스어로 ‘변형된 것’을 뜻하는 ‘allos’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것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면역체계가 내 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물질에 대하여 과민하게 작동하여 세포손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꽃가루나 공기 중의 먼지 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 등에 의해 지나치게 예민한 면역반응이 일어나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천식, 비염, 설사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지요. 그 원인 물질이 식품일 때 이를 ‘식품알레르기’라 합니다.


연구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식품알레르기는 급성 두드러기의 20%, 아토피성 피부염의 30~40%, 아토피성 천식의 5%, 그리고 가장 심각하고 치명적인 전신적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어요. 따라서 아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때 그 원인이 식품이라면 절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아주 극소량을 먹었는데도 생명을 잃는 경우까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품알레르기 유발 식품은 대부분 단백질 식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유아기에는 계란이나 우유, 청소년기에는 견과류, 새우 및 게 등의 갑각류에 대한 발생률이 증가해요. 과일과 채소는 입 주위가 붉어지고 가려워지는 구강알레르기 증후군을 일으키는데 그 발병률이 높지는 않아요. 하지만 최근 학교에서 과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사고가 보고되고 있고, 무엇보다 알레르기는 어떠한 식품이라도 유발 원인이 될 수 있는 매우 개별적인 이상반응이기에 급식 및 가공식품 등에 알레르기 표시를 확대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달걀, 우유, 메밀, 땅콩, 콩,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아황산염, 호두, 닭고기, 쇠고기, 오징어, 조개류 등을 알레르기 유발 표시 대상 식재료로 선정한 바 있어요.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발생되는 식품알레르기는 영유아에게서 더 많기 때문에 임신이나 수유 중인 엄마와 아기의 식사 조절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2000년 발표된 미국 소아과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식품의 첫 노출 시기를 최대한 늦추도록 ‘우유는 1세, 계란은 2세, 땅콩, 견과류, 생선은 3세 이후부터 먹이기 시작하라‘고 권고했었지요. 그러나 최근에는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늦게 섭취시킨 경우에 오히려 식품알레르기의 발병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들도 많이 보고되면서 임산부나 모유를 먹이는 산모에게 식이제한을 하지 말 것과 아이의 이유식도 일부러 늦추지 말고 생후 4~6개월에 시작하라고 권장하고 있어요. 식품알레르기 발생을 예방한다는 목적으로 미리 특정 식품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물론 아이가 특정 음식에 이상반응을 보인다면 일단 그 음식은 제한해야 합니다. 그러나 식품알레르기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경우도 많아, 대체식품 없이 무조건 제한하면 아이들의 영양 문제를 초래하게 되고, 아이가 음식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나 심리적 불안, 위축,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이상반응을 보였다면 엄마의 판단대로 무조건 금지할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의 정확한 진단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섬세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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