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엄마에서 책 출간한 엄마로
책 읽어주는 엄마에서 책 출간한 엄마로
  • 칼럼니스트 김진미
  • 승인 2016.04.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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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실천하는 진정한 독서 3단계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오늘은 아이와 함께 걸어온 독서의 길을 천천히 짚어보려고 한다.


나는 2010년 11월 엄마가 됐다. 잘할 수 있는 건 책 읽기였기 때문에 그림책만큼은 열심히 읽어주며 아이를 키웠다. 책을 잘 읽어주려고 동화구연 자격증을 땄고, 책 미술놀이를 즐기려고 어린이북아트지도사 자격증을 땄다.

 

아이가 네살쯤 되자 남이 쓴 책이 아닌 내가 쓴 책을 읽어주고픈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동화창작 스터디를 기웃거렸다. 동화작가까지 만나고 왔는데 나의 성향과 동화라는 장르는 거리가 멀다는 결론을 얻었다. 


몇 년 후, 욕심이 또 생겼다. 동화가 아닌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진 거다. 또 여기저기 기웃거렸는데 상당한 시간과 돈을 필요로 했다. 그림책 스토리보드만 그려놓고 조용히 욕심을 접었다.

 

책 읽어주는 엄마가 책을 낸 엄마가 됐어요. ⓒ김진미
책 읽어주는 엄마가 책을 낸 엄마가 됐어요. ⓒ김진미

 
아이가 다섯 살 되었을 때, 독서지도서를 내면 어떻겠냐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다. 부담스러워 고사했다. 아이가 여섯살이 되자 동네 엄마들이 제 아이와 그룹을 엮어 독서지도를 해주면 어떻겠냐고 사교육 제안을 해왔다. 그것도 부담이 돼서 고사했다. 이제 아이는 일곱살이 되었고 우리집에 놀러온 친구에게 서가에 꽂힌 책을 빌려주며 논다. 도서관 놀이를 즐기게 된 거다. 몇 년전보다 독서량은 줄었지만 책은 아이에게 여전히 만만하고 편안한 존재로 남아있다.


그리고 얼마전, 우리집 책꽂이에는 내가 직접 쓴 책이 꽂혔다. 아이를 위한 동화책을 쓰려고 했지만 실패했고, 그림책을 만들려고 했지만 좌절된 엄마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길은 에세이집 출간이다. 책 읽어주는 엄마에서 책을 낸 엄마가 된 것이다.


책을 읽어주는 엄마들은  갈증을 느낀다. 2010년, 첫 아이를 낳은 후 오늘까지 나는 수없이 갈증을 느꼈고 아이와 함께 걸어온 독서의 길은 때때로 흔들렸고, 멈췄고, 후퇴하기까지 했다.

 

다소 엉뚱하지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책은 읽는 것이고, 읽은 후엔 느낀 점을 글로 남기는 것이 좋으며, 마지막 단계에선 책에서 읽은 내용을 몸으로 실천해야 진정한 독서가 갈무리된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엄마를 통해 책을 접하는 단계다. 이 단계를 넘어 글자를 알게 되는 학령기에는 독서 후 느낌을 글로 옮기는 것이 좋으며 자아존재감이 뚜렷한 시기에는 책 속의 내용을 몸으로 직접 실천해야한다.  


그렇다면 엄마는? 엄마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 책을 읽어줬고, 책을 냈고, 이제는 책에서 이야기 한 바를 몸으로 직접 실천해야할 과제가 남았다. 독서의 진정한 3단계. 이것을 기억하며 아이와 책 읽기를 즐긴다면 책을 좋아하는 대한민국 모든 엄마들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에세이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네가 잠든 밤, 엄마는 꿈을 꾼다>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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