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기업을 이번 주부터 소환해 조사하기로 한 가운데, 첫 소환 대상으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를 지목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옥시레킷벤키저의 실무자 1명을 19일 오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이후로 검찰이 기업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기업으로 지목받아 왔다. 정부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한 1‧2차 피해자 조사에서 드러난 사망자 146명 중 103명이 옥시의 가습기살균제인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은 2001년부터 12년간 판매된 제품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이하 피해자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그동안 판매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이 453만 개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에는 PHMG phosphate(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인산염)이 사용됐다. 검찰은 옥시가 이 성분을 제품에 사용하면서 호흡기 영향 조사 등 안전성을 제대로 점검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복수의 언론 보도를 보면, 검찰은 옥시가 이 물질이 호흡기에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알고도 조처하지 않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그 밖에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이 밝혀진 2011년 이후 책임을 피하려 고의로 법인을 청산했는지, 정부의 조사 결과에 반박하려 실험 결과를 의도적으로 조작하거나 은폐하려 했는지도 수사할 계획이다.
옥시는 2011년 한국건설생활 환경시험연구원에 가습기살균제의 위해성 조사를 의뢰했다가 폐 손상과 가습기살균제 사용에 연관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연구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이후 서울대와 호서대에 다시 실험을 의뢰해 가습기살균제와 폐 손상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옥시가 연구를 맡은 교수에게 연구용역비 외 수천만 원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옥시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이후 옥시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 폐 손상 증상을 호소한 소비자의 글을 삭제했다는 정황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옥시가 고의로 부작용은 은폐하려 했는지도 확인하는 중이다.
검찰은 옥시에 이어 홈플러스와 세퓨, 롯데마트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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