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선하 경희대학교 교육학부 겸임교수
'교육'(敎育, education)의 영어 어원은 'out(e)+lead(ducare)'로서, 바깥으로 이끌어낸다는 뜻이다. 순 우리말로는 '가르치다'로 '갈다+치다'의 합성어다. 동서양 모두 아이 내부의 무엇을 바깥으로 드러나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즉, 아이의 내부에 있는 '무엇'을 아는 것이 교육의 시작점이다.
아이의 내부에 있는 '무엇'은 아이가 태어나 살아가면서 형성되는 아이만의 '독특한 경험'이다. 이 독특한 경험은 잠깐의 관찰이나 테스트로 파악되는 것이 아니며, 강제적이고 단편적 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경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아이의 지속적 관찰자인 부모 뿐이다. 교육의 시작점은 부모가 알고 있는 아이의 경험(선험, 先驗)으로부터 시작된다. 부모는 아이가 더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며 좀 더 나은 학습이 가능하도록 주변 환경을 구성해 주면 된다. 즉, 부모가 좀 더 부지런하면 아이의 미래가 많이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일부 학습지 회사나 사교육 기관에서 마치 잠깐의 테스트나 관찰을 통해 아이를 파악하고, 단기간에 양성된 교사를 통해 아이를 위한 자기주도적이고, 독특한 교육이 가능한 것처럼 과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똑같은 학습지를 통해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니!
정형화된 테스트를 거쳐,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학습지나 교재, 그리고 학습과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아이를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이 아닌, 동일한 개성과 경험을 양산해 내는 산업시대의 구시대적 교육 패러다임에 불과하다.
사회가 다양화되고, 정보화 되면서 좋은 경험과 교육 정보는 부모의 노력 여하에 따라 넘쳐나고 있다. 박물관, 놀이동산, 다양한 캠프, 각종 체험전, 전시장,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교육 등 무궁무진하다.
남들이 다 하니까 불안해서 나도 발달 검사를 받고, 학습지를 시키고, 전집을 사는 등의 '옆집 아줌마 따라하기'에 동참하게 되면, 결국 남들과 같은 또 다른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모가 불안해 하는데, 아이가 안정적으로 성장해 갈 수 있을까? 나의 아이만큼은 자기만의 개성을 바탕으로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고 싶지 않은가? 그러면 먼저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해보자. 엄마 아빠가 함께 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아이는 스스로 미래를 찾아갈 것이다.
*황선하 교수는 경희대학교 교육학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어린이·청소년 경제교육 전문기업 아이빛연구소 대표, 작은학교 아이빛 이사장을 맡고 있다.
기고 = 황선하(ceo@ivi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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