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둥이 할매' 꺾은 '송파 똑순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삼둥이 할매' 꺾은 '송파 똑순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6.04.22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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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난 사람] 더불어민주당 서울 송파병 남인순 당선인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지난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민심이 만들어낸 깜짝 반전으로 마무리됐다. 총선 두 달여 전부터 ‘나는 엄마후보다’ 기획기사를 연재하며 아이와 여성을 위해 일할 후보들을 소개해온 베이비뉴스는, 20대 국회에서 주목할 만한 당선인 다섯 명을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한다. 모두 보육과 여성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당선인들이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서울 송파병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남인순 당선인이다.

20대 국회의원 서울 송파병에서 재선에 성공한 엄마후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20대 국회의원 서울 송파병에서 재선에 성공한 엄마후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남 당선인은 3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김을동 후보와 붙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김 후보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데다가 당 최고의원인 중진이었고, 유명 연예인인 아들의 지원 유세까지 업은 터라 쉽지 않은 승부가 예견됐었다.

결과는 남 당선인의 승리. 남 당선인은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부터 김 후보에게 앞섰고, 개표 결과에서도 44.9%의 득표율을 기록해 39.7%의 득표를 기록한 김 후보를 눌렀다. 언론은 “삼둥이 할머니를 똑순이가 이겼다”고 보도했다.

남 당선인은 이로써 두 번째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고, 20대 총선에서는 지역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남 당선인은 19대 국회에서 보육과 여성 정책에 관심을 두고 의정 활동을 펼쳤다.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 간사, 울주 아동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 위원회 위원장, 보건복지위원회 보육제도개선소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활약했다.

또 어린이집 운영 정보를 공개하고 보조교사와 대체교사를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과 가정폭력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명시한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난임 시술 의료기관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모자보건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다시 4년간 의정 활동을 하게 된 남 당선인은 어떤 마음으로 20대 국회를 맞이할까,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있을까.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마련돼 있는 남 당선인의 지역사무소를 찾아 들어봤다.

남 당선인은 여당이 강세인 강남권에 속하는 송파병에서 승리했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그는 “변화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유권자에게 감사한다. 그런 만큼 책임도 크게 느낀다. 약속한 것 구체적으로 책임감 있게 이행하겠다”며 누리과정 예산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육아휴직 급여의 인상 등을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다음은 남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대담] = 소장섭 편집국장

- 19대 비례대표로 당선된 뒤 지역구 선거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당선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서울 송파병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유권자들도 초박빙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생각보다 앞서 나갔다. 변화를 바라는 송파구민의 승리라고 본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만난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랐다. 바닥에서 느끼는 민심은 변화를 향한 갈망이 높았다. 변화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유권자분들께 감사한다. 정말 민심이 천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제 책임을 크게 느낀다. 약속한 것을 구체적으로 책임감 있게 이행하겠다.”

- 선거 운동 과정이 쉽지 않았다. 선거 당일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상대 후보의 이름이 오를 만큼 인지도가 높은 후보를 상대했다. 지원 유세를 온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이 지역 야당 후보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인사다. 말로는 시민을 위한 단체이지만 실제는 반애국적, 반민생적이라고 볼 수 있는 활동을 해왔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선거운동을 돌아보니 여러 가지 일이 많이 떠오른다. 쉽지 않은 선거였다.

서울 송파병은 야권 지지층이 어느 정도 있던 곳이라 해볼 만한 곳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강남권에 속하는 지역이고 여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는 곳이다. 게다가 상대 후보는 유명 연예인이자 현역 국회의원이며 당에서 최고의원까지 하는 거물 정치인이었다. 삼둥이의 아빠로 유명한 아드님까지 와서 선거운동을 하는 상황이라 각오를 단단히 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진정성을 가지고 바닥을 파고드는 것이었다. 바닥을 파고드니까 새누리당을 향한 지지가 강고한 것만은 아니었다.

일반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피부에 와 닿는 변화였다. 과거에는 이미지 정치가 통했다면 지금은 생활 정치의 시대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생활에 구체적으로 무얼 해주었는가를 선거 때마다 심판한다. 잘하면 지지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한다. 분명한 변화라고 느꼈다.

‘삼둥이의 할머니이자 배우 송일국의 어머니, 김좌진 장군의 손녀’라는 이야기는 처음 이미지 정치가 강했을 때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정치는 후보자의 가족이 아니라 당사자가 하는 것이다. 그 효과가 한 번 더 발휘되지는 않았다. 유권자들이 그런 이미지 정치에 따라 표를 주지 않았다. 송일국 씨가 와서 일주일 동안 선거운동을 해도 과거처럼 열광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현장을 파고들면서 일했다. 지역구의원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 비례대표로 1년 넘게 일하면서 작은 것이든 무엇이든 변화를 만들어냈다. 교육 정책이나 위례 도시 현안 등을 해결하니까 ‘이 사람에게 맡기면 일하겠구나, 변화를 만들겠구나’ 하는 신뢰를 주민들이 많이 보여줬다. 이 점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 앞서 언급한 발언과 관련해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고발인 조사는 받을 것이다.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당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 같다.”

- 우리는 남 의원님의 재선을 ‘아이와 여성을 챙기는 국회의원의 재선’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언론에서는 전현희 당선인(강남을), 최명길 당선인(송파을) 등과 함께 언급하며 야당이 강남벨트의 교두보를 마련한 사건으로 평가한다.

“의미가 큰 대목이다. 강남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된 것은 유권자들이 변화를 선택했다는 확실한 증거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변화를 원하는 것인지 잘 파악해서 응답해야 한다.

일주일 동안 당선인사를 다녔다. 현장에서는 학부모들, 30~40대가 많이 반겨주셨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똑순이’라는 호칭이 쉬워서 그랬는지 아이들도 응원을 많이 해줬다.

유세할 때 아이들에 관한 내용을 많이 이야기했다.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어필했다.

학부모와 어르신들도 그 메시지에 많이 공감하셨다.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돼야만 부모는 안심하고, 어르신은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양육은 가족 위주로만 할 수 없다. 사회와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 공약으로 ‘100% 국가 책임 보육’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이 됐다. 정부는 지나치게 독주하는 태도를 달리해야 한다. 총선 전에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부모들이 많이 불안했다. 누리과정 예산 논란에서 말이 안 되는 부분을 국민이 다 알게 됐다. 국가가 책임보육을 약속했으면 예산이 어디서 집행되든지 국가 예산으로 책임져야 한다.

그 방법을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예산을 국가가 책임지게 하는 부분은 당에서 약속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최우선 과제가 되도록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저부터 국회에서 가서 요구하겠다.”

- 육아휴직 급여의 상한선을 현행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공약도 있다.

“육아휴직 급여가 소득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형성돼야 육아휴직이 활성화된다. 그래서 육아휴직 급여의 상한선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이고, 임금 자체가 낮으면 정액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소득 대체율을 높이면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활성화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여성들만 육아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가 함께 양육하는 양성평등 사회로 간다는 것이 선진국의 경험에서 드러난다.”

- 베이비뉴스는 최근 롯데마트에서 한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퇴사 압박을 받은 사건을 단독 보도했다. 롯데마트는 육아휴직을 잘 시행하는 기업으로 알려진 대기업에서조차 남성의 육아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다.

“아빠들도 육아하려면 칼퇴근법이 필요하다. 기업이 날짜를 정해서 근무 시간을 줄이든, 과도한 회식문화를 바꾸든, 육아할 시간은 지켜줘야 한다. 결국엔 8시간 노동제가 정착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부분이 실현돼야 육아 환경이 개선된다.

또 고용보험기금에서 육아휴직에 사용되는 금액을 늘려 대체 인력 지원과 중소기업 맞춤 지원 등 시스템을 갖추면 남성도 육아에 활발히 참여하게 되리라 본다.”
 

'치유와 대안의 정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서울 송파병에서 재선 성공한 엄마후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슬로건이 벽에 걸린 액자를 통해 투영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치유와 대안의 정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서울 송파병에서 재선 성공한 엄마후보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슬로건이 벽에 걸린 액자를 통해 투영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20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법안은 무엇인가?

“부모교육을 강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육바우처를 부모가 신청할 때 기본적인 소양을 교육받게 하자는 내용이다. 보육바우처는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을 통해서만 신청할 수 있는데, 이때 교육받게 하는 형태로 법안을 냈다. 일차적으로는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고, 더 필요한 부분은 오프라인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했다.

21일부터 19대 임시국회가 열렸다. 일단 이번에 통과되도록 협상해서 추진하고, 안 되면 20대에 법안을 재발의해서 다시 추진하려고 한다.

부모교육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부모들이 양육 태도나 기술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과거는 삼대가 같이 사니까 육아 방법을 전수했지만, 지금은 혼자 키우는 사람이 많다.

우선은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강의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후에 더 원하는 분들이 있으면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해서 강사와 강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도 부모교육을 하고는 있는데 찾는 사람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은 부모가 반드시 클릭해서 볼 수 있도록, 부모교육을 하나의 권리로서 받게 하는 내용이다. 부모교육은 국가로부터 부모로서 지원받는 첫 프로그램이다. 이런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여러 기관에서 좋은 사례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자녀의 연령에 따른 양육 태도나 훈육같이 부모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전문가로부터 교육받으면 좋겠다.”

- 20대 국회에서 활동하고 싶은 상임위원회는 어디인지 궁금하다.

“지금은 일단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일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분야가 나름대로 전문 분야고, 관계 유지가 필요한 분야다. 일관되게 일하는 사람이 몇 명은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당에서 기회를 줄지는 잘 모르겠다. 보건복지위원회가 들어가기 녹록하지는 않다. 지난번에도 보건복지위원회 들어가게 해달라고 해서 들어갔다.

한편으로는 복지에 주거 복지가 포함되고, 이 지역에 교통 문제가 많다는 점에서 국토교통위원회도 생각해봤다.”

- 어린이집 원장 출신이자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등에서 활동한 국민의당 최도자 비례대표 후보도 이번에 당선됐다. 최 당선인과 연합해 보육 분야에서 많은 일을 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보육 현장에 계셨던 분이기 때문에 보육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거라고 기대한다. 일하다 보면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보육 문제는 모두가 말하기는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중점적으로 이야기해야 변화가 가능하다. 보육에 관심 있는 의원이 여야에 모두 있어야 하고, 꾸준하게 보육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최 당선인과 파트너로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 끝으로 베이비뉴스 애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많이 성원해 주시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다. 베이비뉴스는 아이를 키우는 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심 과제가 되도록 많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베이비뉴스 애독자님들도 베이비뉴스를 지속해서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저도 아이들 문제에 관심을 두고,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이 되는 데 이바지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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