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정윤 기자】
가정의 달, 서울의 심장인 서울광장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졌다. 1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 아장아장 다둥이마라톤대회’(이하 다둥이마라톤)에 모인 가족들과 시민들은 어린이들의 활기찬 기운을 듬뿍 받으며 축제를 즐겼다.
다둥이마라톤은 서울시가 주최하고, 베이비뉴스와 우리카드가 주관하고 네이버 맘&키즈가 후원한 행사로, 다자녀를 기르고 있는 서울시민들과 다문화 가족, 한부모 가족들을 위해 마련됐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행사는 군악대, 어린이합창단 등의 다채로운 공연, 부스의 체험행사, 포토 촬영, 레크리에이션 행사, 마라톤 코스 진행으로 꾸며졌다.
햇살도 바람도 미소 짓는 날씨가 도왔기 때문일까. 서울광장은 하나 둘 밀려오는 가족들의 물결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둥이가족을 위한 축제인 만큼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오는 수많은 아이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다둥이 가족들만 누릴 수 있는 가정의 기쁨은 무엇일까? 가족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 딸부잣집이 찾아왔어요!
한나절 축제를 즐기기 위해선 자리선점은 필수다. 이른 아침 부지런히 서울광장을 찾아 나무그늘 아래 명당을 차지한 행운의 가족은 세 딸아이를 데리고 동작구에서 온 오은석(44)·강라희(37) 부부였다.
부부는 방금 자리를 잡았는 듯, 자리정돈과 아이들 자리배치, 정성스레 싸온 도시락을 풀고 아이들을 챙기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우리 큰 애 친구 엄마가 서울광장에서 다둥이마라톤 행사를 한다고 알려줘서 다른 가족이랑 같이 오게됐어요. 차를 갖고 와서 30분 만에 금방 도착했네요”
7세, 4세인 두 딸은 자매라는 것을 확인이라도 하듯 예쁜 형광색 점퍼와 분홍색 머리삔을 맞춰서 꽂고 사이좋게 앉아있었다. 두 딸아이는 친구와 어울려 한 자리에 빙 둘러앉아 김밥과 음료수를 즐기고 있는 반면, 엄마는 아이들 챙기느랴, 아빠는 신생아 막내딸을 안고 다니느라 바빴다.
하나도 잘 낳지 않는 요즘 세태에 예쁜 세 딸아이를 키우는 것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부부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에 입장 혜택이 많아요. 과학관 같은 곳은 무료로 입장도 되고요. 아이들이 많아서 부모로서 마음이 든든하고, 자매들끼리 서로 잘 놀아서 정말 좋아요”라고 전했다.
◇ 마라톤 참여자는 기쁨이 두 배
마라톤 코스를 둘러싼 엄마들의 사진 촬영 열기는 흡사 영화 시상식장을 방불케 했다. 용산구에서 온 이장용(38)·백지현(37) 부부도 그중 하나였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첫 팀으로 마라톤 코스를 뛴 주자, 이가은(9) 양은 동생 이호준(5) 군과 함께 5코스를 완주했다. 황금빛 완주 메달을 수여받은 가은 양은 사이좋게 목걸이를 나눠 걸고 들뜬 표정으로 “블록성에서 블록성벽을 쌓아올리는 블록 쌓기 코스가 제일 재밌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모든(?) 부부의 꿈이라는 형제 관계인 아들과 딸, 둘다 가진 엄마 백지현 씨는 "아이가 둘이라 외롭지 않아서 좋고 서로 잘 의지해서 엄마로서 고맙다"고 다둥이 가족의 단란함을 자랑했다.
박진규 씨(38)는 “아이가 둘이라 기쁨이 두 배”라고 말한, 두 남매의 자랑스런 다둥이 아빠다. 아빠는 아이가 먹던 파란색 솜사탕 막대를 한 손에 들고 아이를 등에 업고 다른 곳을 둘러보던 찰나였다.
이번 행사를 참가한 다른 부모들은 하나같이 “마라톤 대회에 당첨되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박 씨는 그 어렵다는 마라톤대회 참여까지 당첨된 행운의 주인공이었다.
어떤 활동이 제일 재밌었느냐는 질문에 박 씨는 “아이들이 놀이활동, 체험학습을 정말 좋아해요. 마라톤 참가자가 500명 밖에 안되는데 운좋게 당첨이 됐어요. 몸으로 할 수 있는 활동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마라톤을 제일 좋아하네요”라고 답했다.
마라톤의 모든 코스가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힌 큰아들 박주혁(5)군은 사진을 찍는다는 말에 아빠 등에서 의젓하게 내려와 브이자를 그리며 멋지게 포즈를 취했다.
◇ 다문화 가족도 함께해요
가족축제 한마당인 마라톤대회에는 다문화 가족도 함께했다. 송파구에서 온 이은경·이수진 부부와 이현주(10)·이진주(5)·이우주(4) 남매가 그 주인공. 베트남에서 온 부인 이수진(36)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와 서울에서 대가족을 꾸렸다.
이은경 씨는 “인터넷에서 다둥이마라톤이란 행사가 있다고 해서 신청을 하게 됐어요. 마라톤도 당첨이 됐죠. 원래는 둘째랑 셋째가 뛰기로 했었는데 둘째가 지금처럼 잠이 든 바람에 첫째랑 셋째 아이가 마라톤에 참가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고 말했다.
챙길 아이들이 많아도 할머니가 있는 집은 든든하다. 외할머니는 그늘가의 시원한 자리를 지키며 아이들을 돌보고, 엄마와 아빠는 교대로 아이들을 체험부스에 데려가고 돌아오고를 반복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 씨 가족은 일찍부터 광장에 도착해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고, 광장을 빼곡히 채운 부스까지 모두 돌아봤다. 그래서 햇살이 따가워질 무렵, 광장이 한 눈에 보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싸고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다둥이란 복에 다문화란 문화적 장점까진 가진 복 받은 아빠는 가족을 이렇게 자랑했다.
“일단 아이가 셋이라서 다복해서 좋아요. 또한 아이들이 언어를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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