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정원 기자】
45세 자영업자 H씨는 얼마 전부터 눈이 건조해 쉽게 충혈되고 입이 쓰고 침이 마르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여름철 가게 에어컨을 너무 오래 틀어 건조해진 탓이라고 생각해 인공눈물을 처방 받고 물을 자주 마시면서 지냈다.
하지만 증상은 갈수록 심해져 하루 종일 인공눈물을 넣어야 했다. 또 한밤 중에도 목이 말라 잠에서 깨다보니 잠도 설치기 일쑤였다. 병원에서 당뇨검사를 받았지만 정상으로 나왔다. 병명은 우연히 찾은 한의원에서 알게 됐다. 증상을 들은 한의사가 ‘쇼그렌증후군’이 의심된다고 한 것.
쇼그렌증후군은 눈물샘과 침샘에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침과 눈물 분비가 감소하면서 구강건조증과 안구건조증이 나타나며, 구강건조 증상 때문에 혓바닥이 바짝 마르고 갈라져서 만성화되면 혀가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또 눈이 심하게 건조해지면서 결막염이 발생하거나, 안구 가려움증, 피로감을 일으키고 눈이 침침해진다. 심할 경우에는 피부나 여성의 질 점막, 신장 등에도 영향을 미쳐 여러 가지 증상을 낳을 수 있는 질환이다.
증상의 발생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요소나 호르몬,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신경계 이상이나 자가면역 항체들이 관여되어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쇼그렌증후군이 주로 40대 후반의 중년층 여성에게서 발생하는데다, 얼굴로 열이 올라오는 갱년기 조열증(潮熱症)과 겹쳐서 나타나 갱년기 증후군 중 하나로 설명하기도 한다.
대전 강남한의원 구강내과클리닉 이강환 원장(한의학박사)은 “상열감으로 얼굴에 열이 올라오면 눈물이나 침을 마르게 하고 코까지 건조해져 쇼그렌증후군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쇼그렌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인 만큼, 인공타액이나 약물복용보다는 인체의 면역력을 개선해 정상적인 상태로 바꿔주려는 노력이 근본적으로 적용되어야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쇼그렌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는 스스로 항상 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입이 마르지 않도록 수분섭취에 힘써야 하고 구강 청결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구강건조증과 안구건조증이 생긴 경우에는 증상 해결을 위한 치료와 함께 한약 처방이나 침, 뜸 등의 치료로 면역력 개선에 힘쓰는 것이 좋다.
이강환 원장은 “감기약과 항우울제, 불면증 약 등을 복용하는 경우 후유증으로 쇼그렌즈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때문에 진료시 관련 약물 복용에 대한 사항을 반드시 고지하고, 상담을 받는 것이 빠른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여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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