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책과 TV, 스마트폰을 허하라!
아이에게 책과 TV, 스마트폰을 허하라!
  • 칼럼니스트 김진미
  • 승인 2016.09.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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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노출은 아이에게 새로운 세계 열어줄 수 있어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자녀가 책만 읽으면서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현실은 영상기기 범람시대다. 우리집 아이의 경우 여섯 살때 텔레비전 리모콘을 내줬다.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와 TV 앞에 자리를 잡으면 아이는 스마트폰으로라도 만화를 보여달라고 했고,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도 허락했다. 스마트폰에 이어 한달 전에는 컴퓨터도 허락했다. 누가 대세를 거스를 수 있겠는가?

‘책’을 사랑하는 엄마로써 TV와 스마트폰, 컴퓨터를 모두 허락해도 괜찮냐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김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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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텔레비전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TV는 배경지식을 쌓는데 적절한 도움이 된다. 엄마가 가르치지 않은 것, 어린이집에서 배우지 않은 것을 TV에서 배울 수 있다.

우리 아이의 경우, “그걸 어디서 알았어?”라고 물으면 “정글에서 살아남기에서 배웠어” 혹은 “옥토넛 탐험대에 나왔던 동물이야”라고 말할 때가 많다. 단, 양질의 프로그램을 시청해야 좋은 배경 지식을 쌓고 독서와 병행하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스마트폰과 컴퓨터, 북패드는 허락하되 콘텐츠는 제한 해야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북패드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범위는 방대하다.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콘텐츠는 2~3개로 압축 가능하다. 주변을 보면 영상기기로 게임을 즐기는 유아의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는데 게임 중독의 위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 북패드로 책을 읽히겠다는 욕심을 부렸다가 오히려 스마트기기 중독만 부추길 수 있다. 스마트폰, 컴퓨터, 북패드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지, 약정요금이 아까워 노출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보자. 현란한 콘텐츠는 아이를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주범이다.

셋째, 첫 번째 친구는 책이어야한다. 우리 아이가 처음 사귄 친구는 책이다. 한 살 때부터 엄마와 책을 읽었고, 즐거운 독서 활동을 경험해왔다. TV를 본격적으로 시청한 것은 다섯 살 후반이며 스마트폰으로 만화영화를 본 것은 여섯 살 후반이다. 그리고 최근 컴퓨터와 북패드를 시작했다.

덕분에 TV와 스마트폰, 북패드에 빠져있다가도 자발적 독서를 위해 책장으로 걸어간다. 어릴 때 맛본 독서의 즐거움을 뇌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의 첫 번째 친구는 책이 되어야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책과 충분한 우정을 쌓았다면 TV 와 각종 스마트기기에 노출되어도 걱정이 없다.

넷째, 책 읽는 아이를 은근슬쩍 칭찬하자. 며칠 전 아들에게 "책이 좋아? TV가 좋아?" 하고 물었다. 아들은 "TV가 좋아"란다. 실망스런 답변이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책은 왜 덜 좋아?"라고 물었다. "글씨를 하나하나 읽어야 해서 힘드니까"라고 했다. "그래. TV는 쉽지. 눈만 뜨고 있으면 무슨 소린지 알 수 있으니까. 그런데 책은 하나하나 읽어야 되고 머리를 써야하니까 어려워. 그렇게 어려운데도 너는 책을 읽고 있고. 그래서 넌 대단한 거야"라고 말이다. 아이의 희미한 미소를 읽을 수 있었다. 아이에게 이보다 더 좋은 동기부여가 어디 있을까.

TV와 스마트폰을 허락하려면 아이를 믿어야한다. 결국은 아이의 독서 습관을 만들어준 나를 믿어야한다는 뜻이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에세이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네가 잠든 밤, 엄마는 꿈을 꾼다> 에세이집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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