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대통령 사과에도 '탄핵' 목소리 거세

"부끄러운 대통령, 탄핵 밖에 답 없다" 정치권도 '책임' 요구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서 최순실 씨에게 공식 연설문 등을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SBS 뉴스 캡처화면

일명 ‘최순실 게이트’인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정국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일부 사실을 시인하는 대국민사과까지 했지만, 국민들의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분위기다.

특히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국정운영 전반에 걸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서 최순실 씨에게 공식 연설문 등을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은 있으나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며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국민사과는 JTBC 뉴스룸이 지난 24일 최순실 씨의 개인컴퓨터 파일에서 박 대통령의 연설문과 국무회의 자료, 대통령 당선 소감문 등 44개 파일이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한 것에 대해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최 씨가 받아본 박 대통령의 원고에는 2012년 12월 31일 공개된 박대통령의 첫 신년사와 2013년 5월 18일 있었던 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를 비롯해 국무회의 발언 자료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대통령의 사과에도 국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후속 보도 등을 통해 최 씨가 외교, 안보, 인사정보에까지 관여한 정황까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현재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탄핵’, ‘박근혜 탄핵’, ‘최순실’, ‘하야’ 등의 단어가 줄곧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국민들은 “2분짜리 사과로는 이번 사태를 무마시킬 수 없다”며 대통령의 대통령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것.

인터넷포털사이트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국민들의 여론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실시간 트위터에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박근혜의 이 사과문이 얼마나 우스운 거짓 사과문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보고도 진실된 사과 운운하면 진짜 개그다”, “최순실의 버려진 컴퓨터에서 이정도의 정보가 나왔다면 소지하고 있거나 숨긴 다른 컴퓨터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정보가 있었을까 생각하면 정말 기가 막힌다. 더 기막힌 건 도망친 최순실을 불러들여 조사한다는 말조차 없이 사과하는 척 하는 영혼 없는 박근혜다”, “부끄럽다. 탄핵, 하야밖에 답이 없다”는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울러 포털사이트에는 ‘박근혜탄핵추진위’ 등 탄핵을 요구하는 카페가 개설됐으며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글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박 대통령의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을 통해 한 명의 대통령을 뽑았는데 사실상 두 명의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했다. 낮의 대통령은 박근혜, 밤의 대통령은 최순실이었다”며 “최순실 게이트 전모를 특검을 통해 낱낱이 밝히고 그 진상에 따라 일벌백계해야 한다. 의혹이 커지고 방치할수록 그 끝은 대통령을 향하게 된다. 박 대통령의 통렬한 반성과 조속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 외에 최순실이란 대통령이 한 명 더 있었다는 걸 우리 국민들이 알게 된 사건”이라며 “권력의 사유화라는 권력의 사적 허드레 물건처럼 생각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 원내대표는 “대통령 자체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사실 없어졌다. 대통령이 진짜로 고민해야 할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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