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윤지아 기자】
[연재] 아빠 변호사가 뽑은 임신·출산·육아 생활법률
우리 아이 ‘밥’ 잘 먹이는 방법은 찾아보면서 아이를 지켜줄 ‘법’을 멀리하지는 않는가 생각해보자. 아이를 키우는 데는 육아서를 참고해야 할 때가 생기듯 법 역시도 잘 알아두면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꼭 필요한 법률 상식, 그 때 그 때 꺼내볼 수 있도록 아빠 변호사가 전하는 ‘임신·출산·육아 생활법률’을 연재한다.
아이와 뷔페에 갈 때, 또는 아이의 나이에 따라 가격이나 대우가 달라지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아이의 나이를 속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지만 문득 아이의 나이를 속여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불법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곤 한다. 육아 법률 지침서 ‘사례로 풀어본 임신·출산·육아 생활법률(이제한 지음, 일요일 펴냄, 2017)’의 도움을 받아 아이의 나이(혹은 월령)을 속일 때 알아야 할 법률 상식을 살펴봤다.
Q. 네 살이 된 준원이의 생일을 맞아 S호텔 뷔페를 예약한 준원이 엄마. 오랜만에 온 식구가 모여 식사를 하게 됐지만, 준원이 엄마는 호텔 직원에게 만 3세, 즉 36개월 이하의 아이들은 무료로 식사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준원이 엄마는 오늘로 딱 36개월이 되는 준원이의 월령을 속여 혜택을 보기로 결심하고 호텔 직원에게 아이가 35개월이라고 말한 뒤 뷔페 요금을 내지 않고 식사를 했다. 이런 경우 어떤 법적 문제가 발생할까?
A. “나이를 속여 요금을 안 내는 것은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나이를 속인다고 하더라도 법률관계에 영향이 없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연예인들이 나이를 속이는 경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요. 그러나 위 사례와 같이 나이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거나 면제되는 경우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준원이의 엄마가 호텔 직원에게 준원이의 나이를 35개월이라고 한 것은 준원이의 뷔페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호텔 직원을 속인 것으로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합니다.
준원이 엄마의 말에 속은 호텔 직원이 준원이의 뷔페 요금을 면제해준 것은 사기죄의 처분행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준원이의 엄마는 요금면제라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했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 아빠 변호사가 알려주는 법률 상식 TIP
모든 경우 사기죄라고 할 수는 없다. 호텔 직원이 준원이가 36개월이 넘은 아이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36개월이 넘었는지를 증빙서류 등을 통해 확인하지 않고 그냥 요금을 면제해준 경우, 또는 36개월이 넘었을 가능성도 있으나 어린아이는 얼마 먹지 않기에 요금을 면제해줘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면제해준 경우에는 채무 면제에 대한 묵시적 의사(양해)가 있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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