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뉴스] 마음 속 '하트'로 배우는 유아 클라이밍
[스토리뉴스] 마음 속 '하트'로 배우는 유아 클라이밍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7.08.1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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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내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키워주는 유아 스포츠 수업 탐방기

【베이비뉴스 최대성 기자】

 

"엄마가 휴대폰 하지 말랬지?"

처형의 목소리가 날카롭습니다. 외할아버지 집에서 눈을 뜬 어린 조카가 아침부터 휴대폰 게임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한창 성장기인 아이들에겐 활발한 신체활동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스포츠도 휴대폰 게임으로 하는 게 현실. 처형의 매서운 눈빛이 이해가 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이번 스토리뉴스에서는 성장기, 내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키워주는 유아스포츠 클라이밍을 준비했습니다.


연우(6), 율아(7), 예지(9)가 3일 오후 콩쌤과 클라이밍 수업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연우(6), 율아(7), 예지(9)가 3일 오후 콩쌤과 클라이밍 수업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일 오후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콜스에듀케이션 센터(레포츠 교육 커뮤니티 콜스에듀케이션)를 찾았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색색의 홀드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신나는 음악이 공간을 가득 채운 가운데 수강생으로 보이는 몇몇이 홀드를 붙잡고 안간힘을 씁니다.


"클라이밍은 전신운동으로 양손, 양발을 동시에 쓰기 때문에 몸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정말 좋은 운동이에요." 큰 체격에 비해 순한 얼굴의 김용규 강사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잇습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구력과 집중력,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탁월합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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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인 클라이머 김자인의 등장으로 클라이밍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유아들이 하기엔 다소 버거운 스포츠란 생각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클라이밍 센터는 10세 이상부터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기 유아들에게 특히 좋은 운동이란 점을 부모와 아이들에게 알리고픈 김용규 강사는 5년 전부터 4세부터 배울 수 있는 유아 클라이밍 클래스를 시작했습니다.


"유아 클라이밍은 아이들을 다루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수업 진행 시 안전상의 우려가 있어서 일대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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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유아 클라이밍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사실 그런 신념이 없다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설득할 수 없었을 터. 콩쌤의 눈빛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선생님께 인사해야지~~~."


어느새 연습장에 들어와 홀드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아이들을 본 선생님이 외칩니다. 언뜻 봐도 장난기가 가득한 3명의 꼬마 숙녀 연우(6), 율아(7), 예지(9)는 인공암벽의 이곳저곳을 오르내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선생님의 간곡한(?) 인사에 아이들이 하나둘 다가와 안깁니다. 아이들과 선생님의 눈빛에서 높은 친밀도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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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우야 신발 신자~."


그렇게 시작된 특별한 수업. 선생님은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아동용 클라이밍 슈즈를 손수 신깁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매주 화요일 오후 1시에 특별한 아이들을 만납니다. 운동, 인지, 언어, 사회성 등이 해당 연령의 정상 기대치보다 다소 늦은 발달지연 아동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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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아야, 오늘은 무슨색을 붙여볼까?"


올해 일곱 살인 율아가 새침한 표정으로 인공암벽을 오르더니 하트 모양의 홀드에 파란색 테이프를 붙입니다. 그리곤 다시 선생님에게 쪼르르 달려갑니다. 이 모습을 지그시 지켜보던 율아 엄마는 "어릴 때 발달지연인걸 알고 나서 밸런스브레인, 감각통합프로그램, 특수체육 등 여러 운동을 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어요. 그러다 2개월 전에 유아 클라이밍을 접했는데 아이가 놀랄 만큼 호전됐어요"라며 만족한 미소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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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이들이 처음부터 수업에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낯선 운동과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예지는 다른곳에서 클라이밍 경험이 있었지만 환경의 변화 때문에 콩쌤의 수업에 참여하기까지 다섯 번의 수업 시간이 필요했어요." 예지 엄마는 4개월 전 콜스에듀케이션에서의 첫 수업 날을 떠올리며 말을 이었습니다. "34개월 때 발달지연인 걸 알았어요. 그 이후 이름이 알려진 몇몇 센터에서 관련 치료를 받았지만, 아이가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았는지 때때로 힘겨워서 수업을 거부하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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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노라하는 치료센터에서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예지와 연우, 그리고 율아. 5번의 수업시간 동안 어떤 기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연우를 여러 센터에서 교육하며 특수체육 선생님들도 많이 봤는데 이곳 선생님은 기본적으로 마음에 하트가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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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뻘뻘 흘리며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콩쌤을 바라보며 빙그레 웃는 여섯 살 연우 엄마의 말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율아 엄마도 "일 때문에 바쁜 아빠가 채워주지 못하는 정을 선생님을 통해 아이가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라며 맞장구를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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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습니다. 아빠 그네에 아빠 비행기까지 태워주는 선생님은 마치 세 아이의 아빠 같은 모습입니다. 기적은 바로 라포(상담이나 교육을 위한 전제로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가 형성됐기에 이뤄졌던 것입니다. 세 아이의 엄마들은 아이들과의 관계 형성을 위한 선생님의 헌신적인 노력에 입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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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지연 아동을 위한 특별한 클라이밍 수업은 없어요. 단지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각자의 성향과 특성에 맞춘 저만의 프로그램을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스스로 느끼도록 교육하고 있어요."


기본에 충실한 수업이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아이들의 성향과 특성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한 것이 라포가 형성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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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집중력이 부족했던 율아는 이제 자기조절능력이 좋아졌습니다. 어릴 때부터 의욕이 없던 연우는 이제 놀이터에서 정글짐도 스스로 오를 만큼 활발해졌고 자세가 프로 클라이머 뺨치는 예지는 좌우뇌 밸런스가 호전됐습니다. 자신감 또한 상승해 엄마의 설거지도 도와줄 만큼 인지능력과 하고자하는 의지가 향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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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마친 후 기억에 남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단단함' 입니다. 클라이밍을 통해 몸이 단단해졌다는 아이 엄마들의 공통된 답변입니다. 성장에 필수적인 체력은 물론 집중력과 인지력, 자신감, 사회성 등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된 유아 클라이밍의 여러 장점 중에서도 단단함이 마음을 끄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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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을 통해 아이가 문제 해결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이 아이에게 있다고 믿거든요."


험난한 가족사를 딛고 아이의 밝은 앞날을 위해 애쓰는 예지 엄마의 희망에 답이 있었습니다. 유아클라이밍을 통해 단단해진 몸만큼 아이들의 마음도 단단해지길 바라봅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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