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엄마맘] 신생아 잘 재우는 방법?
[해시태그로 보는 엄마맘] 신생아 잘 재우는 방법?
  • 여상미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2.14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생아 #수면교육 #수면의식 #백색소음 #자장가 #등센서

아기를 낳은 산모들에게 가히 천국이라 불리는 조리원을 나온 뒤 드디어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됐다. (조리원이 왜 천국이었는지 나온 뒤에 알게 됐지만...) 양가 부모님들이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 소위 ‘독박 육아’의 길로 곧장 들어서게 된 나는 출산 휴가를 마친 신랑마저 출근하고 아기와 나, 단둘만 남겨졌던 첫날을 잊을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낯선 아기는 네가 누구냐는 듯이 빽빽 울기만 했고 어설프지만 열심히 먹이고 입히고 씻겨도 어느 하나 만족하지 못하는 듯했다. 어디부터 잘못됐는가를, 아니 그런 건 따질 새도 없었다. 머리는 하얘지고 갈수록 막막하기만 한 상황에서 이제부터는 정말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나만의 방법으로 엄마가 되어야만 했던 순간이었다.

가끔 주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있는지 없는 지도 모르는 순둥이 아기들도 많다는데 왜 나에게 그런 행운은 허락되지 않은 것인가 그저 하늘을 원망하면서. 설상가상 밤낮이 바뀐 아기는 밤만 되면 별 보다 빛나는 눈으로 허공을 향해 허우적댔고 더 크게 우는 것으로 엄마 품을 찾았다. 돌이켜보면 임신, 출산 모든 기간을 통틀어 이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에게는 본능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수면 욕구를 억제해야만 하다니! 밤에 잠을 거의 잘 수 없으니 낮이라고 해서 무언가 할 의욕도 사라졌고 산후 우울증이 온다면 바로 이 시기일 거라고 혼자 중얼거리곤 했었다.

울고 보채는 아기를 안아주다 지친 어느 날 새벽에는 수없이 들어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듯한 모빌 음악을 자장가 삼아 주문처럼 “제발 자라. 잠만 좀 자라” 하고 되뇌며 협박인지 부탁인지를 하기도 했다. 도저히 이렇게는 살 수 없겠다 싶었던 나는 육아에 관한 전문 서적을 닥치는 대로 사서 읽어봤고 거기서 신생아 ‘수면 의식’과 ‘수면 교육’에 관한 내용도 처음 접하게 됐다. 수면 교육이라는 것이 말은 거창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 즉 낮은 낮처럼 밤은 밤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행위였고 수면 의식은 아기가 자야할 때마다 반복적인 소리, 행동 등을 통해 일종의 잠이 들게 하는 ‘우리만의 특별한 의식’을 만드는 것이었다.

신생아 수면 교육?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의 사랑이었다. ⓒ여상미
신생아 수면 교육?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의 사랑이었다. ⓒ여상미

우리 아기의 경우 클래식, 국악, 동요 등을 통틀어 모든 자장가는 거의 통하지 않았고 인기가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들려준 백색 소음이 그나마 효과가 좀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자장가, 백색 소음보다 강한 것은 바로 엄마 목소리. 음도 틀리고 가사도 제멋대로이지만 내가 직접 불러준 자장가에 가장 즉각적인 반응이 왔고 백색 소음도 기계를 통해 들려주는 것보다 실제 생활에서 나는 소리에 좀 더 안정을 찾는 듯 보였다. 그렇다고 밤낮이 바뀐 아기가 갑자기 새근새근 잠이 드는 기적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수면 교육. 그것은 끊임없는 기다림과 반복의 싸움이었다. 어제 실패했고 오늘 또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반복하는 것. 일단 아기가 받아들일 때까지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면서 내일은 좀 더 나아지겠지 막연한 희망을 가지는 수밖에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더 심한 아기의 경우 일명 ‘등센서’(피부로 엄마 품이 아님을 감지)가 있어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자지러지게 운다고도 했다. 그런 경험담들을 보며 미안하지만 나보다 더 힘든 엄마들도 있다는 것에 애써 위로받고 쏟아지는 졸음과 싸우던 기나긴 밤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기적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끝까지 가자’라는 각오로 버티다가 ‘에라 모르겠다, 수면 교육이고 뭐고 너도 나도 눈이나 좀 붙이고 보자’는 마음으로 아기 침대에서 발버둥 치는 아기를 꺼내 내 품에 꼭 안고 함께 까무룩 잠이 들었을까. 다음날 아침 육아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방안으로 들어온 아침 햇살에 눈을 떴다. 무언가에 홀린 것 같았던 지난밤이었다. 밤새 깨지 않은 아기는 소변이 기저귀 밖으로 새어 나와 내 옷이며 이불을 적시고 있었지만 나는 정말 미친 사람처럼 소리 내어 웃었다.

내 품에 너를 가장 오래 안았던 날, 너는 엄마가 원하는 한 가지를 들어주었구나! 수면 교육? 아기마다 성향이 다르고 집집마다 환경이 다르니 무엇이 최선이라고 정의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나의 경우 수면이든 무엇이든 아기에게 통한 최고의 방법은 엄마의 사랑! 진부해도 달리할 말이 없다. 뭐니 뭐니 해도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었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