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5개월 아이의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동네 친구를 만들어주지 못해서인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막상 아이들과 있어도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A. 아이들의 놀이를 보고 있으면 의외의 상황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반대로, 대체 왜 저 상황에서 다툼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흔히 ‘장난감을 갖고 놀이를 한다’라고 이야기할 때의 놀이 시작 모습을 보면, 주변의 다른 친구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과 다른 장난감을 갖고 혼자 독립적으로 놀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친구가 어떤 장난감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놀이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보이지 않고 혼자만의 놀이를 즐기면서 자동차를 굴리거나, 인형놀이를 하거나, 블록을 이용해 구성 놀이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 ‘혼자놀이’라고 이야기합니다.
24개월이 지나면서 자아 개념이 확대되고 타인들과의 관계를 넓히게 되면서 놀이에도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다른 친구가 갖고 노는 장난감과 비슷한 장난감을 갖고 놀이하고 있지만, 친구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고 혼자놀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가장 큰 변화는 사회적 참여가 부분적으로 이뤄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소꿉놀이 공간에서 놀고 있어 멀리서 봤을 때는 함께 어울려 놀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놀이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각자의 도구들을 이용해 서로 다른 요리를 하고 있거나 병원 놀이를 하면서 제각각 모두가 다 의사인 모습들로 이를 ‘병행놀이’라고 합니다.
◇ 친구가 궁금해요. 하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또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됨과 동시에, '자기중심성'이 함께 나타나게 됩니다.
규칙에 대한 개념은 대략적으로 알지만, 아직은 자신의 욕구가 먼저이기 때문에 또래의 놀이에 대한 관심이 등장함과 동시에 ‘내가 저 장난감으로 놀고 싶다’라는 자기중심성이 함께 나타나 순간적으로 친구가 갖고 있던 장난감을 가져오게 되고, 의사놀이에 심취해 무작정 옆에서 놀이하고 있던 다른 의사 친구에게 주사기를 들이밀어 다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들은 우리 아이가 유별나서, 양육자가 양육을 잘 못 해서가 아니라 발달단계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습들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규칙을 알려주고, 배려와 타인의 감정을 알려주기 위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자기중심성’이 강한 이 시기에 서로 나눠 갖고, 차례를 지키는 규칙 등의 ‘배려’를 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규칙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합니다.
예로, 아이가 엄마를 도와준 아이에게 “고마워”라고 전달하거나, 역할놀이를 함께 하면서 “토끼가 비타민을 하나 먹고 싶대. 우리 하나씩 나눠 먹어볼까” 등의 상호작용을 통한 교환놀이를 즐기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나눠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것도 챙기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것을 모두 나눠줘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에 나눠주기 활동과 함께 자신의 것을 달라고 하며 교환활동을 하거나, 자신의 것을 먼저 두고 나누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보세요
아이의 감정에 대해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가 장난감을 가져가서 우는 아이에게 “내가 놀고 있는 거야. 내꺼 가져가지 마”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직접 해당 상황에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함께 놀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처음부터 서로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하면서 함께 놀이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자기중심적고, 자신의 놀이 그 자체를 너무나 재밌게 즐기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한다며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혼자 놀이하도록 하는 것 보다 점차 또래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또래와 함께 놀이하고 싶지만 놀이상황에 끼어들지 못한다면, 이 상황을 아이 스스로 해결하기를 기다려주기 보다는 성인이 함께 개입하여 놀이를 유도해줘야 합니다. 모래 놀이를 하는 상황이라면 “우리 같이 케이크 만들게 쌓아볼까” 등의 성인이 직접 매개 역할을 하는 개입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기 자신에게만 향해 있던 관심과 시선을 점차 넓혀가는 시기입니다. 지나친 걱정보다는 아이의 발달에 따른 적절한 상호작용으로 더욱 즐거운 또래와의 시간들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면서 양육자 스스로도 아이의 또래가 되어 놀이해보시면 어떨까요?
*칼럼니스트 김정아는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였고, 어린이집에서 10여 년간 교사로 근무한 후 원장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상황에서의 자녀 양육을 위한 도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보육교사들의 보수교육을 진행하는 멀티캠퍼스에서의 강사 활동을 통해 보육교사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실제 학령 전기의 두 딸을 양육하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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