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5살 된 남자 아이를 기릅니다. 평소에 그림 그리기와 색칠하기를 힘들어합니다. 같이 그리기 놀이를 할 때면 “나는 못해요”라고 반응합니다. 말을 시작하며 특히 4살부터 자신이 없다는 말을 줄곧 합니다. 혹시 스트레스가 될까 그리기 활동은 잘 하지 않는데 아이가 완벽주의라서 그런 걸까요?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완벽주의의 성향을 갖고 있기에 실패할 것이 두려워 애초에 자신이 없는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완벽주의의 아이들이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진 않기 때문에 100%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 어른들도 완벽주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를 회상해보면 선생님이 발표를 시키셨을 때 내가 틀렸으면 어떻게 하지 하며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던 혹은 꼭 어린 시절이 아니어도 성인인 지금도 이런 비슷한 감정을 느끼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완벽주의적 성향 자체에 문제라기보다는 아무래도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아이가 자신감이 없어 하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분명 환경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치원 혹은 학교 그리고 집에서 결과를 유독 강조한 적은 없었는지 점검해보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심한 아이인 경우 내가 어떠한 일을 잘 하지 못 했을 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까 봐 더욱 두려워합니다. 그리고 일을 아예 시작하지 않음으로써 그러한 불안감을 제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스트레스받을까 염려하여 활동을 자제하게 된다면 그 아이는 영원히 그 상태에 머물 것입니다.
Solution 1. 자신을 돌아보며 이러한 비슷한 경험을 했던 적은 없었나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과거에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우선 아이를 이해하기가 수월해질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달리기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고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1등의 자리를 빼앗길까 봐 조금 강한 상대가 나타나면 달리기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감정을 되새기며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 볼 때마다 저의 과거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며 위로를 해줍니다. 그러면 생각보다 많은 아이가 다시 용기를 얻곤 합니다.
Solution 2. 처음부터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쉽게 해낼 수 있는 과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성취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 자신감을 높여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아이들은 어려운 과제를 줘도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며 점차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Solution 3. 비고츠키(Vygotsky)의 근접발달지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란 아동이 혼자서는 해결할 수는 없지만, 자신들보다 더 많이 학습한 사람들(선생님 혹은 또래 등)과의 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영역을 말합니다. 분명 단순해 보이는 활동일지라도 아이들이 각기 잘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영역에서는 아이에게 적절한 도움이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술활동을 자신없어 하는 아이에게는 색연필을 잡는 것 조차 도움(용기)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같이 한 색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린다면 아이는 한 단계 발전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Solution 4. 무엇보다 아이들이 결과적으로 무엇인가를 실패했을 경우, 실패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아닌 이러한 과정을 하면 실패를 하니 다음에는 다른 방법으로 해보는 것을 권유하고 실패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항상 옳지 않은 것을 압니다. 그렇지만 그 노력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 또한 절대 아닙니다. 그 기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결과가 중요시되는 시대라고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노력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신다면 아이들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연수는 미국 남동부에 위치한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Ann Arbor)에서 심리학 학위를 받았습니다. YL-TESOL 과정을 이수하고 MCI마인드케어센터에서 영어튜터로 활동하며 ADHD, 자폐 등의 장애가 있는 아동에게 영어로 학습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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