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은 성인에 비해 땀이 많다. 조금만 울고 보채거나 움직여도 머리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작은 체격에 비해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많아서 더 땀이 많고, 땀샘이 성인보다 오밀조밀하게 위치해 있어 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 보면 이렇게 땀을 흘리나 싶을 정도로 땀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아이들은 양기가 많고 음기가 부족하기 쉬워서 열이 많고 땀이 많다고 표현해왔다. 이렇게 흘리는 땀은 살이 맞닿아 마찰되는 부위나 젖은 옷에 노출되는 부위에서 접촉성피부염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을 ‘땀띠’라고 부른다.
◇ 땀띠와 유사한 기저귀 발진
기저귀는 분변이 새나가지 않도록 밀봉된 구조로 되어 있다. 공기가 통하지 않는 대신 흡수력을 높여서 최대한 방지하고 있지만 흡수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접촉성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렇게 기저귀를 하고 있는 항문이나 성기, 사타구니 주변의 피부염을 ‘기저귀 발진’이라고 부른다. 땀띠와 기저귀 발진은 부위는 다르나 증상과 원인은 유사한 질환이다.
◇ 물로 자주 씻겨주기
원인이 명확한 만큼 원인을 해결해주면 괜찮아질 수 있으나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관리가 어려워진다. 활동을 줄이거나 땀을 못 흘리게 할 수는 없으니 흐르는 땀이 피부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흡수력이 좋은 면 소재의 옷을 입히는 것이 좋고 옷이 젖으면 자주 갈아입혀 주는 것이 필요하다.
땀띠나 기저귀 발진이 발생한 부위는 물로 자주 씻겨주는 것이 좋다. 오염물질을 빠르게 제거해주는 것이 증세를 가라앉히는 데 중요하다. 물로 씻어낸 후에는 환부를 마른 수건으로 톡톡 두들기듯이 물기를 제거해줘야 자극이 덜하다. 젖은 수건으로 밀듯이 닦아내면 피부가 쓸려 더 빨갛게 되고 따갑거나 가려워질 수 있다.
기저귀는 1회용 기저귀와 천 기저귀가 각각 장단점이 있다. 1회용 기저귀는 흡수력이 좋으나 통기가 안 돼 문제가 되며 천 기저귀는 통기가 좋고 화학물질의 자극이 덜하나 흡수가 안 돼 배설물로 인한 자극이 문제가 된다. 가장 좋은 것은 되도록 기저귀를 벗겨놓는 것이고 현실적으로는 1회용이든 천 기저귀든 자주 교환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분가루는 오히려 염증 부위 자극
땀띠나 기저귀 발진에 아기용 분을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분가루가 수분을 흡착해 피부에 남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염증 부위가 더 많이 자극을 받아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 염증 부위에는 분 사용은 피해주는 것이 좋으며 베이비로션 같은 일반 보습제를 쓰는 것이 좋다. 보습제가 끈적한 느낌을 주더라도 보습제의 지방과 유분이 피부를 보호하고 진정시키도록 돕기 때문이다. 피부 염증을 진정시키는 생약성분이 들어 있는 기저귀 발진용 연고나 보습제 등을 사용해도 좋고 한방에서는 당귀와 자초가 들어 있는 전통한방연고인 ‘자운고’를 활용한다.
가정에서는 수분과 야채 섭취를 충분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분 공급이 충분하면 땀과 소변의 농도가 옅어져 피부에 자극이 덜하고 진액도 보충해 평소 컨디션과 피부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야채는 땀과 함께 잃어버리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에도 유리해서 여러모로 유익하다.
*칼럼니스트 전승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화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한한방소아과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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