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아빠후보, ‘방독면’ 쓰고 선거운동 한 까닭은?
20대 아빠후보, ‘방독면’ 쓰고 선거운동 한 까닭은?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8.06.08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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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엄빠후보] 부산시의원 선거 남구제3선거구 김태윤 후보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엄마아빠의 직접정치로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7세 이하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아빠로서 6.13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한 우리 동네 '엄빠후보'들을 소개합니다. - 기자 말

부산시의원 선거 남구제3선거구(용당동·감만제1동·감만제2동·우암동)에 출마한 민중당 김태윤 후보는 생후 6개월 된 아들 해준이를 키우는 새내기 아빠다. ©김태윤
부산시의원 선거 남구제3선거구(용당동·감만제1동·감만제2동·우암동)에 출마한 민중당 김태윤 후보는 생후 6개월 된 아들 해준이를 키우는 새내기 아빠다. ©김태윤

대학교 잔디밭에서 ‘짜장면 투쟁’을 하던 별난(?) 20대 아빠가 시의원에 도전한다.

6.13 지방선거 부산시의원 선거 남구제3선거구(용당동·감만제1동·감만제2동·우암동)에 출마한 민중당 김태윤(만 27세) 후보는 생후 6개월 된 아들 해준이를 키우는 새내기 아빠다. 노동조합 상근간부로 일하며 현재 ‘미8부두 세균실험실 폐쇄 주민모임’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대 젊은 아빠인 김 후보에게는 독특한 경험이 있다. 대학 시절 ‘짜장면 투쟁’을 한 것. 당시 대학 본부는 학내식당으로 입점한 대기업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 학생들에게 배달음식을 금지시켰다. 김 후보를 비롯해, 대학의 일방적인 조치에 분개한 학생들은 3주 동안 대학본관 앞 잔디밭에 앉아 철가방을 갖다놓고 짜장면을 먹었다. 그 뒤로 많은 학생들과 총학생회가 함께 나서면서 학교 측의 조치는 철회됐다고 한다.

동네 당원모임을 하다가 ‘덜컥’ 출마를 결심한 패기 넘치는 후보. 그가 아침마다 방독면을 쓰고 ‘자유한국당에게 한 표도 주지 말자’는 구호를 외치는 까닭은 뭘까? 7일 김 후보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중당 동네 당원모임 중에 ‘누구나 후보가 돼서 미8부두 세균실험실 문제를 알려야 한다. 민중당을 알려야 한다.’고 하길래, 덜컥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예비후보 등록 후 3월 5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한 시간씩 방독면을 쓰고 ‘미8부두 세균실험실 폐쇄’ 현수막을 들고 다녔습니다. 미8부두 세균실험실 폐쇄가 가장 큰 출마 이유였습니다.”

Q. 선거운동을 하시면서 ‘아빠후보’가 아니었다면 겪지 못했을 특별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미8부두 세균실험실 문제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지만, 그 심각성을 전달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환경문제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시민들을 만날 때 ‘직장인 애기아빠’라는 말을 들으시면 표정이 달라지지만, 그냥 ‘어린 후보’로만 보여서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선거운동 내용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 있었고, 이후로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하며 더 많이 듣게 됐습니다.”

Q. 부산의 엄마아빠를 위해 준비한 공약은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제 아들은 경기 성남시에 태어나 그곳에서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주민센터에 신고한 순간 바로 산후조리비를 지역상품권으로 받았습니다. 당시는 제가 직업도 없을 때라 살림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다른 지역에도 당연히 다 있는 줄 알았는데, 부산에는 그런 지원이 없어서 도입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민중의 직접정치를 지향하는 민중당만의 정책제안 운동을 통해 공약화한 것도 있습니다. 우선 동마다 마더센터를 건립하겠습니다. 마더센터는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아이를 편하게 맡기고, 휴식과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국공립 어린이집 원아 비율을 단계적으로 50%까지 확충해나가고, 열악한 보육교사의 처우를 개선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김태윤 후보는 미8부두 세균실험실 문제를 알리기 위해 매일 아침 방독면을 쓰고 ‘미8부두 세균실험실 폐쇄’ 현수막을 들고 다녔다. ©김태윤
김태윤 후보는 미8부두 세균실험실 문제를 알리기 위해 매일 아침 방독면을 쓰고 ‘미8부두 세균실험실 폐쇄’ 현수막을 들고 다녔다. ©김태윤

◇ “미국으로부터 8부두 되돌려 받아 평화의 상징지로 만들 것”

Q. 현재 부산의 엄마아빠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주한미군은 350만 명이 사는 부산에 일방적으로 세균무기 실험실을 설치했습니다.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며 평화협정 체결과 종전선언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전쟁시설이 우리 삶을 위협하는 것을 방관 할 수 없었습니다.

미군은 외신 인터뷰를 통해, 인구가 많고 통제가 잘되는 한국에서 실험해 전 세계 미군에게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2018년 미 국방부 예산에 95억 원을 배정하고 연구원을 공개채용 했고, 검역통보 의무를 담은 국내법은 무시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에는 비웃듯 새까만 종이로 답변했고, 공동조사 및 공개토론 제안에는 묵묵부답입니다.

시의회에서 정보공개 조례를 제정하고 부산시민 총투표를 실시해 이에 대한 의견을 묻겠습니다. 지역 시민사회와의 지속적이고 긴밀한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압박하는 등 지방의회 정치인이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세균무기 실험실을 폐쇄하겠습니다.

곧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됩니다. 부산은 이제 가깝게는 나진·선봉·원산과 소통하는 항구도시, 멀리는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평화·물류 교류의 중심지가 될 것입니다. 새 시대의 요구에 걸맞게 세균무기 실험실 폐쇄에서 그치지 않겠습니다. 미국으로부터 8부두를 온전히 되돌려 받아 분단의 산물,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그곳을 평화의 상징지로 만들어가겠습니다.”

Q. ‘자유한국당에게 한 표도 주지 말자’는 구호가 인상적입니다. 후보 본인을 알리기도 바쁜 선거에서 다른 정당 이야기를 먼저 하는 이유,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 국민이 촛불을 들어, 불의한 ‘이명박근혜’ 정권을 심판했습니다. 아내와 손잡고 광화문에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추웠지만 넓디넓은 도로에 차 대신 사람이 가득 차는 것을 보고, 국민들의 적폐청산 요구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5월 31일 부산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설할 때 시민들이 자동차 경적시위로 항의한 것 또한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정말 큰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국민주권시대를 역행해, 여전히 ‘위장평화쇼’를 운운하며 국회 비준을 막는 등 전 국민적 요구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친일·분단에 기생해 혹세무민 해온 시절이 끝나가자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맘먹고 청소할 때는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집안 곳곳에 자리한 먼지에 대한 일말의 예의나 동정심을 가져선 안 됩니다. 그래야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습니다. 싹 닦아냅시다.”

Q. 당선된다면 ‘이것만은 반드시 해내겠다’, 반대로 ‘이것만은 절대 하지 않겠다’ 하는 것 각각 한 가지씩만 약속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 상황을 봐서 아시겠지만, 미국은 우리 국민 목숨을 파리목숨으로 압니다. 지난해 트럼프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도 그쪽에서 수천 명이 죽는 것’이라고 말해 우리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습니다. 위험천만한 세균무기 실험실만큼은 반드시 폐쇄시키겠습니다. 결코 이번 선거만 보고 떠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낼 수 있다면 끝까지 갈 겁니다. 포기하는 것만은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제보를 바랍니다]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엄빠후보'를 찾습니다. '7세 이하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아빠로서 직접 선거에 출마한 엄빠후보들을 베이비뉴스에 소개해주세요. 이메일 :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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