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친구 머리핀을 가져왔어요… 어쩌죠?
아이가 친구 머리핀을 가져왔어요… 어쩌죠?
  • 칼럼니스트 윤나라
  • 승인 2018.10.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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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심리백과] 유아기 도덕성 발달

Q. 네 살 여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요새 한창 공주에 빠져서 엘사 드레스를 매일 입고 싶어 하고 목걸이와 왕관도 좋아합니다. 예쁜 머리핀도 매일 매일 골라가면서 꽂고 있지요.

그런데 요새 친구 물건이 더 예뻐 보이는지 자꾸 친구의 머리핀을 가지고 오네요. 다시 등원할 때 가방에 넣어 보내긴 했는데,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고 나쁜 버릇은 초장에 잡아야 할까요? 알아듣게 설명하다고 해도 표정을 보면 잘 알아들은 건지 모르겠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린이집에서 친구 머리핀을 가져왔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어린이집에서 친구 머리핀을 가져왔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A. 아이가 친구의 물건을 훔쳤다고 생각하게 되면 큰 고민거리로 다가올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확대해석 하기에는 아이가 아직 유아기이기 때문에 유아기 아이들의 도덕성 발달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남의 물건을 동의 없이 가져오는 것을 훔친다고 합니다. 그런데 영어 표현에서는 이것을 표현하는 적절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Lifting’입니다. 어린 아이가 친구의 물건을 들고오는 것을 'Stealing'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이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물건을 훔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들고 오는 것이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표현하는 단어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 유아의 인지 발달

유아기의 발달은 초기 도덕성 발달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인지적으로 미성숙하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를 연결시키지 못하기도 합니다. 유아기는 자기중심성이 강하고 이에 따라 객관적인 사고를 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입장만이 있고, 타인의 관점을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것과 관련된 유명한 연구로 피아제의 조망수용연구를 살펴보겠습니다. 피아제는 아이들을 데리고 '세 산 실험'이라는 것을 진행하였는데요, 네모난 탁자 위에 색상과 크기가 다른 세 개의 산 모형을 올려두고 아동이 앉은 나머지 양쪽 면에 인형을 앉힙니다. 그리고 아동은 자신과 다른 위치에 앉은 인형에게 산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대답하도록 해보는 것이지요.

실험 결과, 4-6세 아동은 자기중심적인 관점으로 인형도 자신에게 보이는 것과 동일하게 보일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6-9세가 되면 인형이 자신과 다른 관점에서 볼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 아이들도 산이 어떤 모양으로 보일지 알아맞히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9-10세 아동은 인형의 관점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었고요. 이에 따라 학령기 중기가 되어야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관점을 정확히 이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 유아기의 도덕성 발달

이처럼 유아기는 자기중심적이고 또한 강한 욕구나 충동을 억제하기 어렵습니다. 유아기의 아이들의 도덕성이란 자신의 내적인 가치나 자기 관념보다는, 인정받고 처벌을 피하기 위한 욕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아이를 수용하기만 한다면 아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규준을 배우지 못하게 되겠지요.

예를 들어 아이가 놀다가 책을 찢었다고 합시다. 그러면 아이가 모르고 한 것이니 그냥 두어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책은 찢지 않는 것이라고 알려주고 함께 다시 붙이면서 찢지 않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잘못된 행동이라고 해서 그것을 너무 질책하시는 마시고요. 배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허용하고 허용하지 않는 경험을 통해 새로운 인지적 자각을 하면서 도덕성을 발달시키게 됩니다.

*칼럼니스트 윤나라는 두 딸을 키우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워킹맘입니다. 사랑 넘치는 육아로 슈퍼맘, 슈퍼대디가 되고 싶지만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교육현장개발부 선임연구원이자 국제공인행동분석가(BCBA)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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