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일지라도, 시작부터 해보자 아빠육아!
'작심삼일'일지라도, 시작부터 해보자 아빠육아!
  • 칼럼니스트 윤기혁
  • 승인 2019.03.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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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남편의 알쏭달쏭 육아수다] 영어공부와 아빠육아의 공통점?

며칠 전 김민식 PD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위즈덤하우스, 2017)라는 책을 읽었다. 다음 날 그의 또 다른 책 「매일 아침 써봤니?」(위즈덤하우스, 2018)를 읽었다. 조곤조곤 경쾌한 목소리로 자신의 인생 경험을 통해 영어 공부법과 글쓰기의 즐거움을 풀어내는 것이 묘한 끌림으로 이어졌다. 책을 읽으면 일상에서 실천해본다는 저자의 말을 따라 나도 실천해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30년 넘게 영어를 공부해도 외국인 앞에만 서면 목소리가 줄어드는 나는 먼저 영어책을 한 권 외워보기로 했다. 저자의 추천대로 문성현의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넥서스, 2015)을 펼쳤다. 첫날 ‘Look who’s here! (이게 누구야)‘로 시작하는 대화문을 보았다. 대화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며 읽었지만 도무지 외워지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부랴부랴 가방을 챙겨 출근길에 나섰다. 지하철에 올라 전자책을 읽으려니, 전날 먹은 술 때문인지 눈도 침침하고 사람들과 밀고 밀리기를 반복하다 보니 화면에 집중하지 못해 그냥 음악을 들었다. 그렇게 영어공부는 작심이일(作心二日)이 되었다.

올해 계획 중 하나로 더 자주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웃겠다던 다짐이 떠오른다. 1분기 실적은 굳이 셈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마이너스다. ⓒ베이비뉴스
올해 계획 중 하나로 더 자주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웃겠다던 다짐이 떠오른다. 1분기 실적은 굳이 셈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마이너스다. ⓒ베이비뉴스

이제 3월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올해 계획 중 하나로 더 자주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웃겠다던 다짐이 떠오른다. 1분기 실적은 굳이 셈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마이너스다. 이 또한 작심이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빠의 육아 참여가 자녀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많은 연구진이 아빠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아이들의 지적능력과 언어능력이 향상하고 사회성 또한 높아지며 우울증에 빠질 위험도는 낮아짐을 밝혀냈다. 이 밖에도 아빠 육아의 장점은 엄마와 아빠 자신에게로 확장된다. 아빠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엄마는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그동안 쌓아두었던 가사로 정신없을지도 모르겠다).

아빠는 육아하며 엄마의 고단함을 이해하고, 부부가 서로의 교집합을 넓혀감으로써 상대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새삼 느끼기도 한다. 게다가 아이의 시선에 젖어들면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세상을 보게되고,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꿈을 꺼내는 계기도 된다. 이 모두가 아빠가 육아를 해야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빠를 쉬이 놓아주지 않는다. 먼저 경제활동을 보자.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아니 정시퇴근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일정 수준의 급여 삭감은 감수하겠다는 아빠들이 있지만 그들이 받아든 선택지에는 양자택일(all or nothing)뿐이다. 근로시간과 급여에 대해 조정이나 협상을 하지 못해 직장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직장이 멀어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상황일 수도 있고,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에 유독 서투른 아빠일 수도 있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빠가 육아해야 할 이유만큼이나 많을지도 모른다.

작심이일 후 나는 작심삼일을 목표로 다시 영어책을 열었다. 3일 후엔 작심열흘을 목표로 다시 작심할 것이다. 육아도 그렇다. 아빠가 마음껏 육아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적어도 '오조 오억' 개는 될 것이다. 종종 남자와 여자의 육아시간을 비교해 아빠의 육아 참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신문 기사를 보며 나는 아내보다 못하고 더욱이 남편 중에서도 평균 이하임에 좌절했다. 하지만 어제보다 한 걸음 나아간 오늘의 나에게 집중하기로 한다.

육아로 밤잠을 설친 아내를 위해 아침을 차려놓고 출근하고, 온종일 육아에 지친 아내를 위해 칼퇴근하는 다른 아빠를 보며 시기하거나 절망하지 않겠다. 대신 출근 전 5분만 시간을 내어 음식물쓰레기를 버린다든지, 아이 유치원 가방을 정리한다. 퇴근 후 5분만 내어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친 몸일지라도 기꺼이 아이의 놀이기구가 되어주며, 잠들기 전 한 권의 동화책을 함께 읽는다. 그러다 한 번씩 아내 없이 아빠와 아이들이 2박 3일 여행을 실행하면 어떨까.

비록 작심삼일로 시작했지만, 매일매일 성장하는 아빠 육아가 되기를 바라며.

"가자! 아빠 육아!"

*칼럼니스트 윤기혁은 딸이 둘 있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완벽한 육아를 꿈꾸지만 매번 실패하는 아빠이기도 하지요. 육아하는 남성, 아빠, 남편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은밀한 속마음을 함께 나누려 합니다. 저서로는 「육아의 온도(somo, 2014)」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3.0(공저)(Sb, 2017)」이 있으며, (사)함께하는아버지들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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