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꿍놀이의 비밀
엄마 아빠가 힘든 신생아 육아를 지나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소통이 느껴지는) 시기가 되면 힘든 만큼 보상의 순간도 점차 많아진다. 아이를 웃게 하기 위해(까꿍놀이), 움직이게 하기 위해 노력했을 때(도리도리, 짝짜꿍, 잼잼, 곤지곤지 등) 아이가 반응하는 그 순간 부모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내 앞에서는 분명 잘 했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는 잘 하지 않을 때의 아쉬움도 그만큼 크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우리가 아는 까꿍놀이와 도리도리, 잼잼의 결과물은 공통적이지만 그걸 표현하는 엄마, 아빠들의 모습은 너무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봉이와 방이의 경우 엄마, 아빠의 까꿍과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의 까꿍은 모두 다른 점이 관찰됐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대부분 같은 동작을 표현했다.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웃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일까?
◇ 음악의 속성이 가진 신비한 힘
우리가 어릴 적 음악 시간에 배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음악의 세 가지 요소는 리듬, 가락, 화성이었던 것이 떠오른다. 각 요소를 정의하지는 못해도 대략 무엇인지는 알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리듬은 다양한 길이의 음을 반복적인 박자에 나열해 놓은 것이고, 가락은 서로 다른 높이의 음을 연결해 선율을 만들어낸 것이며, 화성은 두음 이상의 음들이 동시에 울리는(연주되는) 것을 말한다.
내 아이와 좀 더 음악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리듬 활동을 추천한다. 즉 음악의 3요소 중 리듬 중심 활동을 먼저 시작하고 그 다음 리듬에 선율을 붙여보고 만약 가능하다면 아이의 음에 엄마, 아빠가 화음을 넣어 함께 불러주는 것이다.
다음으로 음의 성질에 대해 한 번 얘기해 볼까 한다. 음의 성질에는 음의 길이, 음의 높낮이, 음의 크기(셈여림), 음색이 있다. 음의 성질에 대해 조금만 이해하고 아이들의 음악에 적용한다면 아이들에게 아마 지금보다 더 큰 관심과 참여를 관찰 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성질을 노래에 적용하여 쉽게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일반적인 ‘도리도리 잼잼’에서 음의 길이를 바꾸어 보면 어떤 느낌일까.
적용 예) 도리도리(빠르게) 잼~~잼~~(길게 늘여서)
다음으로 도리도리 잼잼에 각각 다른 음을 붙여보자.
적용 예) 도리도리(도레미파) 잼잼(솔솔)
이번에는 음의 크기를 바꾸어 보자.
적용 예) 도리도리(큰 소리로) 잼잼(작은 소리로 속삭이듯이)
마지막으로 다른 음색을 적용해서 표현해보자.
적용 예) 도리도리(아빠 목소리) 잼잼(엄마 목소리)
이상의 예시들을 단독적으로 적용해도 재미있지만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적용하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 꿀팁 하나 더!
음악을 가리켜 ‘시간의 예술’이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음악은 시간의 흐름에 곡의 분위기,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예측’하게 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예측이 맞추어 질때도 쾌감이 느껴지지만 예측외의 진행이 이루어 질 때도 사람들은 즐거움을 느낀다. 아이들 노래에서의 반복적인 후렴구는 예측을 쉽게 해주고 맞추기도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기 상어’ 노래를 들어보면 특히 그렇다. 그리고 어떤 전개가 될지 예측이 어렵거나 궁금한 경우 호기심과 다양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데 특히 김진영님의 “낙엽을 밟으며”라는 동요를 추천하고 싶다. 낙엽을 밟는 다양한 소리들을 표현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노래 안에 반복적으로 주어지는데 모두 다른 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노래하며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서로 표현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자, 이제 글을 다 읽었다면 지금 바로 내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동요를 떠올려 하나라도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니스트 권정인은 학부는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나 석사는 법학과 음악치료학을, 그리고 현재는 운동생리학 박사과정 중인 인문, 자연, 예체능을 의도치 않게 두루 경험하게 된 현직 음악치료사입니다. 6세와 7세 연년생 남매를 양육하며 일어나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엄마이자 음악치료사로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서로는 「리듬게임핸드북」(도서출판 파란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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