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능동적으로 만드는 '청유형 말투'의 마법
아이를 능동적으로 만드는 '청유형 말투'의 마법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19.08.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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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부모-아이 관계에도 제대로 '말하는 법'이 있어요

말의 내용과 형식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사실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내용만큼이나 형식도 중요하고, 형식 이상으로 내용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말의 내용과 형식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런데 말의 내용과 형식이 아무리 좋아도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말투라면 서로 간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는 아이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모의 말투가 매우 중요하다.

◇ 부모의 명령형 말투는 아이 자신감 갉아먹어요 

부모가 가장 실수하기 쉬운 말투는 ‘명령형 말투’라고 할 수 있다. 아이는 아직 어리기에 부모가 문제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일방적인 명령 또는 지시하는 말투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때가 많다.

당장에 원하는 것을 지시하고, 아이가 그대로 따르는 것이 눈에 보여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아이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납득하지 못한 채 알아들은 척 일단 순응하고 ‘네’라고 대답한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 해도 변명 또는 반항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에 부모의 명령에 일시적으로 따른다.

만약 이러한 대화가 계속된다면, 상대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는 의타심만 가중시켜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상실되고, 의존적인 아이가 될 수 있다. 또,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기회가 부족해지면서 자기표현이 매우 서툴고 결국에는 자신감마저 잃게 된다.

청유형 말투는 부모와 아이의 기분 좋은 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베이비뉴스
청유형 말투는 부모와 아이의 기분 좋은 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베이비뉴스

이처럼 조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명령형 말투는 아이가 자발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제한하지만, 말투를 조금만 바꿔서 표현해도 아이 스스로 생각할 기회가 넓어지고, 긍정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위해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명령형 말투를 청유형으로 바꿔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청유형은 자신의 생각을 권유하거나 제안하는 형식의 말투를 말한다. 예를 들어 ‘장난감 가지고 놀았으면 방 좀 치워’라고 하면 명령형이지만, ‘이제 재미있게 놀았으니 장난감 정리하면서 슬슬 방 좀 치워 볼까?’라고 표현하면 청유형이 된다.

◇ 대화 단절되는 명령형 말투, 대화의 시작 알리는 청유형 말투 

청유형으로 말을 할 때는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단어로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는 부모의 요구에 따라 올바른 행동을 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바로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뛰지 마’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닌 ‘천천히 걸어 볼까?’라고 구체적인 행동을 권유하면서 표현하는 것이 훨씬 아이를 이해시키기 좋다. 혹시 자신도 모르게 명령형의 말투로 아이에게 지시하거나 강요했을 때는 어른도 잘못하거나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엄마가 방금 너무 심했지? 미안해! 너무 화가 나서 그만….’이라고 말을 하며 다가가면 된다.

이렇게 청유형의 말투를 사용하면, 부모의 제안에 아이가 어떤 식으로든 반응하게 돼 대화가 성립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 반응이 반론이라 할지라도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소통이 이뤄진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청유형 말투는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능동적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명령형 말투와 큰 차이가 있다. 아이에게 의사결정을 맡김으로써 아이의 반응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리하면, 아이가 부모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는 행동을 제안 받음으로써 스스로 그 행동을 고려하고 선택하는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청유형 말투의 핵심이다.

물론 매번 청유형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 아이의 행동을 바로 잡아야 할 때는 명령형 말투가 더 효과적이기도 하다. 이때에도 ‘하지 마’라고 명령하기보다는 아이가 그만두어야 할 행동을 구체적으로 풀어서 ‘문을 왔다 갔다 하다가 발가락을 다칠 수 있어. 그러니까 문을 계속 만지는 것은 안 돼’라고 말해주면 된다.

마침표로 끝나는 명령형 말투는 대화를 멈추게 한다. 하지만, 물음표로 끝나는 청유형 말투는 대화의 시작을 알린다. 때에 따라 명령형 말투도 필요하지만, 아이의 입장을 고려한 청유형 말투는 기분 좋은 소통을 만들어 가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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